계양산 개농장 개 190마리는 어디로 가나 - 견사 철거됐지만 갈곳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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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개농장 개 190마리는 어디로 가나 - 견사 철거됐지만 갈곳 없어
  • 서예림 기자
  • 승인 2020.11.06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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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팔려나갈 280여 마리 구했지만 입양은 80여 마리뿐
190여 마리 남았지만 입양 보낼 곳 찾지 못해 발 '동동'
계양구 요구로 견사까지 철거하고 맨땅에 펜스치고 보살펴
엄동설한 찾아오는데 더 이상 보낼 곳 없어 '진퇴양난'
견사가 철거된 자리에 설치된 펜스 개들을 시민모임 회원들이 돌보고 있다.

인천 계양산 개 농장에서 식용으로 사육되던 개 280여 마리가 농장주의 손에서 벗어났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해 한겨울 엄동설한을 앞두고 생사의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농장주의 손에서 풀려난 개 280여 마리 중 80여 마리는 해외 등지로 입양됐으나 10여 마리는 건강상태가 악화돼 죽고, 나머지 190여 마리는 아직 견사와 급조된 가설 펜스 안에 남아 있다.

남아있는 개들을 보살피고 있는 '롯데목장 개 살리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과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개들을 보낼 곳을 더 이상 찾지 못해 어려움을 걲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계양구의 지난 7월 개농장 불법 견사 철거 요구로 사육되던 개 280며 마리가 식용으로 팔려나갈 처지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케어'의 후원을 받아 농장주에게 3,300여 만원을 건네주고 시민모임이 개들의 관리를 맡았다.

이후 시민모임 회원들이 개들을 보살피며 입양 희망자를 수배해 80여 마리를 입양시켰다.

80여 마리는 대부분 해외로 입양됐다. 아파트는 대형 개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국내 입양은 거의 없었다.

철거된 견사 자리 맨땅에 설치된 임시 펜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입양 희망자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개를 해외로 데리고 나갈 봉사자도 찾지 못해 최근에는 해외 입양 길마저 막힌 상황이 됐다.

게다가 계양구의 불법 견사 철거 요구에 따라 지난달 30일 견사 대부분을 철거한 후 견사 자리에 간이 펜스를 치고 개들을 돌보고 있다.

간이 펜스는 바닥도 없이 맨땅에 급조한 것이어서 문을 여 닫는 것조차 힘들어 관리가 어렵고 분만을 한 어미 개와 새끼들은 건강상태가 악화돼 시민모임 회원들의 근심이 커지고있다.

더 걱정인 것은 엄동설한이 다가오는데 계양구가 임시 펜스 설치도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형질에 해당된다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모임 김영환 공동대표는 “계양구의 이행 강제금 부과로 견사 철거명령을 받아들이고 불가피하게 임시 펜스를 설치했는데 이마저 철거하라니 도대체 남아있는 개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라며 "생사의 기로에 몰린 개들을 구하는 것은 우리사회 모두의 몫"이라고 계양구와 시민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곧 닥칠 한겨울, 엄동설한에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개 190여 마리를 바라보는 시민모임 회원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직 철거되지 않은 일부 견사에 60여 마리의 개가 살고 있다. 이 견사도 11월 중에 철거될 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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