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 인천', 민·관 협력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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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도시 인천', 민·관 협력 절실하다
  • 배영수
  • 승인 2011.08.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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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론 수렴해 '도시형 녹지모델' 청사진 보여줘야

인천시청사와 인근 아파트 사이를 공원화한 중앙공원은
녹지조성 이후 가장 쾌적해졌다는 평을 듣는 곳 중 하나다.

취재 : 배영수 기자

자투리땅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인천시가 쓰레기를 방치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비(非)사유지 필지와 자투리땅을 녹지로 조성하자는 시민들의 여론을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11일 "쓰레기 무단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곳들을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내 녹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벌여 경관조성과 애향심 제고는 물론 도시 사막화(열섬)을 막자는 여론이 제기돼 이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시가 조사한 시내 자투리땅은 총 962필지에 39,688㎡. 남구가 292필지에 11,518㎡로 가장 많고 부평구도 214필지에 9,390㎡로 많다. 녹지가 많은 계양구나 서구 등이 30필지 2,000㎡ 미만 규모이니, 자투리땅을 잘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인천을 '녹색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투리땅 녹지활용에 대한 시민 반응은 좋은 편이다.

연수구청 인근에서 만난 시민 임모(48, 주부)씨는 "집 앞 넓지 않은 곳에 나무와 잔디 등을 심어놓았는데, 실제 공기질 개선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쾌적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모(35, 직장인)씨는 "등산이나 산책을 하면서 숲과 나무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느냐"면서 "도심에서 그런 느낌이 든다면 생활 만족도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흔 명 정도의 시민들에게 설문을 하면서 "녹지보다는 주차장"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시민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도로와 건물 사이 빈 공간을 녹지화한 연수구 내 한 곳.
도심 한복판이지만 나뭇잎이 우거지는 여름이면 숲과 같은 느낌까지 주는 곳이다.

이에 대해 오순자 인천시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자투리땅 녹지화 사업은 자투리땅이 대부분 일부 주민들의 몰지각한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로 적지 않은 민원을 일으켜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라며 "최근 서울시 관악구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주도로 자투리땅 녹지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 등 일부 지자체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이미 본 만큼 인천시도 계획을 잘 세우고 실천하면 충분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은 근본적으로는 시민들이 직접 자기 동네를 가꾸고 나무와 꽃 등을 심는 만큼 지역 주민들의 애향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시 차원에서 이에 대한 부분도 고민 중이며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인천시 사업에는 민·관이 합동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민 공동체 간 정보 교환 등이 가능해진다면 사업은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 담당자는 일부에서 녹지를 만들 공간에 주차장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시가 진행하는 사업에는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사항을 선택하는 게 기본적으로 맞다"면서 "자투리땅 면적은 고작 자동차 한두 대밖에 못 댈 수준일 텐데, 차 있는 한두 명의 편의를 위해 조성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 일대 모든 주민들이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사업을 하는 게 대시민 서비스가 아니겠느냐"면서 "자연친화적 느낌을 잘 받을 수 없는 곳에 대한 녹지 조성이 필요하다는 게 시 공원녹지과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의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녹지와 공원화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사항 중에는 쓰레기 무단투기도 있었지만, 일부 비양심적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자기 땅으로 쓰는 것처럼 하며 권리를 주장해 지역 간 분열을 일으킨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강력히 처벌해야 할 사항 중 하나"라고 했다.
 
송도신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 유모(59, 자영업)씨는 "송도신도시와 같이 계획 단계서부터 공원조성 등의 계획이 포함돼 있었던 신도시들은 녹지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겠지만, 구도심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지 않겠느냐"면서 "인천시가 도시형 녹지모델에 대한 청사진을 시민들에게 이해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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