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생태'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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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생태'가 만나다
  • 이혜정
  • 승인 2011.10.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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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작가회의 '근대문학제'서 굴업도 관련 심포지엄 열어


취재 : 이혜정 기자

'문학과 생태'의 만남.

인천작가회의가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인천민예총 문화공간 '해시'에서 '생명, 생태 그리고 역사를 품은 굴업도'라는 주제로 심포지엄과 함께 '2011 인천근대문학제'를 열었다.

올해 인천근대문학제는 최근 골프장과 리조트 건설 추진으로 환경과 해양생태계 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옹진군 굴업도에 대한 보존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로 꾸몄다. 이에 인천작가회의는 지난 9월 24일∼25일 이틀간 굴업도로 생태기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날 근대문학제에선 사전 행사로 시인과 화가가 함께하는 '시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본 행사로는 굴업도 관련 심포지엄과 첼로 공연 등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연대 '사람과 터전'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사람들아, 나는 구로읍도(鷗鷺泣島)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희환 대표는 이 자리서 1920년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의 기사를 인용해 굴업도 근해에는 1923년경 거대한 민어 어장이 형성돼 많은 어선이 집결하여 굴업도 파시가 섰던 곳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굴업도에는 조선인 가구가 120호에 577척의 어선이 운집했으며 일본, 중국 어선들도 몰려, 일확천금을 꿈꾸고 모여든 사람이 2천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민어 파시는 이후 두차례의 큰 태풍이 닥치고 어족이 말라 1929년 종말을 맞고 덕적도로 어업의 근거지를 옮겼다.

덕적군도 문갑도 출신이자 덕적도와 서해 5도 분단과 실향의 근현대사를 시로 형상화한 시집 '먹염바다'와 '언손'을 발간한 이세기 시인도 '덕적군도의 눈물'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세기 시인은 "덕적군도의 42개 섬의 미래가 굴업도에 달려 있다"며 기업중심 개발논의는 천혜 자연경관인 덕적군도를 모두에게 빼앗길 것이며, 섬을 섬답게 가꾸고 보존하기 위해 인천의 유인도 41개 섬을 연결하는 친환경 에코 섬길을 개발해 여행객을 유치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또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 이사장인 신현수 시인이 '굴업도를 지킬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으며, 한국녹색회 이승기 정책실장이 '굴업도 보존을 위한 시민단체 연대 운동의 성과'를 주제로 발표를 이었다. 신현수 이사장은 "굴업도는 정부의 핵폐기장 건설계획을 인천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국민공공의 자산"이라며 인천시는 굴업도를 보호하기 위한 관리계획을 시급히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기 실장은 "굴업도 현장조사와 개발계획의 문서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드러내고 여론화하는 방식과 정책당국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운동성과를 이루어냈지만, 골프장을 포함한 개발계획을 포기하지 못하는 대기업, 대기업의 개발방식을 바라는 주민을 완전히 설득하지 못한 것은 현재까지 이루어 낸 성과의 한계"라고 발표했다. 이어 주민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풍부하게 제시하고, 끈질기게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심포지엄에 이어 인천작가회의 시인과 시민, 학생, 문화예술인 등이 참여한 시낭송회가 열렸다. 마지막 행사로 '다함께 생명의 섬, 굴업도를 생각하며'란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밖에 부대행사로 사진작가 조명환의 굴업도 사진전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화 제작 행사도 마련됐다.

이번 근대문학제는 '문학과 생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인 문학 행사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작가와 문화예술인들이 환경과 생태, 생명을 보듬는 눈길로 예술창작활동을 모색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굴업도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편,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사 '자료집'과 계간 '작가들', 2011 인천작가회의 시선집 '소사나무 숲'을 무료로 제공했다.


연평산에서 내려다 본 굴업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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