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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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
  • 이혜정
  • 승인 2011.11.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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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 '왜 걷는가' 강연회 인천YWCA에서 열어


도법 스님

취재 : 이혜정 기자

"문명이 최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를 볼 때, 과연 인간은 행복한가요? 그렇치 않습니다. 오히려 불만족스럽고 초조함 속에서 경쟁하고, 그러다 보니 성찰하는 시간과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보면, 자연 속에서 두발(온몸)을 쓰고 활동하면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찾아가며 자기존재의 가치를 빛나게 만들 수 있기에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도법 스님

도법 스님은 14일 인천YWCA에서 '왜 걷는가'를 주제로 현대인들에게 걷기란 얼마나 중요하며, 걸으면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대해 설명했다.

지리산 둘레길을 제안한 그는 "근본적으로 두 발로 살아가는 인간은 걸으면서 살아야 그 존재 가치를  빛내기 때문에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선 걸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도법 스님은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리함을 얻은 현대인들에게 강자, 승자, 1등인 자만 살아 남는다는 세상에 던져져 있기에 만족한 삶을 살 수 없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변을 바라보고 혼자 성찰을 하기에는 걷기 만한 게 없다고 한다.

"인간은 보고 듣고 살아갑니다. 현 사회에서 아이들 또는 어른들 모두 듣는 게 온통 1등 타령, 돈 타령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인간자체보다는 돈의 가치, 승리의 가치 등 소유의 가치를 더 우선시하고 살기에 헛된 꿈과 욕심이 진리인 것처럼 추구합니다. 자기 내면의 소리, 양심의 소리 등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 자신의 소리를 듣고 성찰의 삶과 문화를 배워야 합니다. 그것이 걸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는 "청소년들이 자기 소리가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으로 병이 들어 자살률이 점점 증가한다"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환경에서 조금만 어그러지면 내 스스로 뭔가 해보지 못한 아이들이 어찌할 바를 못해 극단적 결정에 이르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데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문명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면서 인간이 만족하지 못하고 행복감이 낮아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사람을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는 불신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두 발로 걸으면서 주변의 소중함을 알고, 그 속에 개인은 내 정체성, 사회는 자기지역 정체성을 돌아보며 인간다운 삶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 만물이 혼자 살 수 없듯이 남이 잘 살아야 내가 잘 살 수 있는 법, 걷기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또 '인간의 가치가 돈에 의해 규정되고, 인간에 대한 신뢰와 존엄성을 잃어가고 있는데 좋은 세상입니까?'라는 질문을  시민들에게 던지며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두 발로 걸어야만 괜찮은 인간살이가 된다"면서 "눈, 머리,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를 기계에 맡기고 살아간다면 스스로 신체적-정신적 불구를 만드는 것과 같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도법 스님은 "두 발로 걸어보며 삶의 현장에서 자연생태적 가치에 눈을 돌리고, 이웃공동체에 대한 가치에 눈을 돌리며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인간본연을 성찰해야만 만족한 삶, 생명평화를 실천할 수 있다"라며 걷기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인천둘레길추진단은 지난 11일 인천 둘레길 1코스 계양산길 개통을 시작으로 올해 말 9코스(약80km) 조성을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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