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 일이 성장의 열쇠"
상태바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 성장의 열쇠"
  • 이혜정
  • 승인 2011.11.17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이의재 동양화가


 이의재 작가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
 
'살기 좋은 도시 인천' '살고 싶은 도시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선 문화·예술적 창조도시를 지향점으로, 창조적인 문화·예술 행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성 혹은 대중성을 내건 활동들이 펼쳐져 왔다.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킴으로써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는 진정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다.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내 문화·예술인들에게 다가가 집중 인터뷰를 통해 열정이 담긴 창작물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걸고 기획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마다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코너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6개 단체를 비롯해 2011년 하반기에 활동하는 문화·예술가(혹은 단체)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번에는 이의재 동양화가를 소개한다.

취재 :이혜정 기자

수천년 역사가 녹아 있는 동양화. 먹이나 안료(顔料)로 종이와 헝겊에 그리는 서화로 지칭되던 우리나라 전통그림이다. 동양화 묘미는 서양화와 달리 종이나 비단, 붓, 먹 등 동양 전통적 재료와 기법 등을 사용해 산수화와 암석 등 자연의 멋진 절경에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다. 인천지역에 그런 동양화의 얼을 이어오는 이가 있다. 바로 이의재 작가이다.

강화도 출생인 이의재는 어릴 적부터 30여년 동안 자연에 대한 남다른 시각으로 그 속의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그는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동양화의 미를 표출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인천지역 동양화를 이끌다

어릴 때 자연과 더불어 자란 그는 자연에서 시적인 감상을 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림을 어떻게 그릴까' 하는 고민이 아니라, '자연의 느낌 그대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런 노력은 자연 자체가 전하는 아름다움 속에 인간 또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림이 그냥 좋았습니다. 강화도 자연 속에서 성장하면서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데 대한 고민을 했지요. 그 후 줄곧 동양화에 빠져 살았습니다. 수천년 역사를 간직한 동양화가 인간에게 주는 풍요로움은 아주 큽니다."

그는 자연이 주는 미와 의미를 지필묵으로써 서양화와 다른 매력을 발산하려고 고심하고 있다. 그 '해결점'의 하나로 오는 12월 15일~21일 혜원갤러리에서 '제7회 이의재 개인전'을 연다.

이 전시에서는 선 하나를 그어 모든 걸 이룬다는 의미의 '석도화론'을 표현한다. 동양화에서 중요한 일획(一畫)으로 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다.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품을 풀어나간다.

그는 "그동안 나는 무엇인가라는 큰 질문 속에서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왔다"면서 "특히 동양화에서 일획(一畫)이 매우 중요한데, 그 한 획 한 획을 그려나가면서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 자신을 찾는 여행

그는 20여 년 전부터 작업을 통해 "나 자신을 찾는다"라고 했다. 이유는 내면의 소리를 들어 나를 알아야 삶이 풍요롭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20여 년 전 주안역 뒤 용화사에서 3년 동안 참선을 했지요. 종교와는 상관 없이 바쁜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수행을 하면서 고요하게 깊이를 느끼는 세계, 내 모습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지요. 그렇다고 모든 해답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 나 자신도 모르는 또 다른 나를 찾는 작업은 아마 죽을  때까지 숙제일 겁니다."

이 작가는 남에게 보이는 나 자신이 중요하고, 남에게 잘 보여야 하는 현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참선', 즉 '나를 찾는 여행'을 한다는 게 무엇보다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참선을 통해 그림을 표현하고 감상자들과 함께 소통하길 바란다.

지역문화 성장을 위해

30여 년 동안 인천작가로서, 또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한 그는 지역 예술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한다.

그는 행정가와 작가, 작가와 작가 사이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예술문화가 자라나려면 제도를 이행하는 행정가, 현장에 있는 작가들 사이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알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실천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그는 최근 지어진 남동문화예술회관을 보면 겉으론 매우 뛰어난 건물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예를 들었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을 가서 보니 건물은 아주 훌륭하게 지었습디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니 전시공간 등이 불편한 구조로 돼 있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요. 한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 다양하게 작가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는 "거창하고 멋진 하드웨어도 좋지만, 그 하드웨어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예술가들을 배제한 상태로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년작가와 젊은 작가들 간 소통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젊은 작가들이 지역 문화예술 성장을 위해 다양한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작가 노력뿐만 아니라 중장년 작가들이 그들 노력에 힘을 실어주어야 자랄 수 있지요. 중장년 작가들은 기존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젊은 작가들의 요구와 노력이 무엇인지 들어주고 조언하며, 지역 문화예술계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합니다."

그는 "기발한 젊은 작가들의 발상과 아이디어와 중장년 작가들의 구체적 노력이 어우러질 때 지역 예술문화는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면서 "예전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이제는 '발전'을 넘어 '성장'으로 도약할 때"라고 말했다.

이의재는 그림을 통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 자신의 성찰과 수행으로 표현한 그림을 감상자들이 보면서 '나는 무엇인가'라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의재 작가를 기억하는 것보다는 그런 그림을 그린 작가, 무섭도록 나를 찾는 노력을 하는 작가로 인식됐으면 합니다."

빠르게 달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꼼지락거리는 작가로 남고 싶다는 이의재.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하는 작가가 되려고 '꼼지락'거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