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시농부'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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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시농부'에 관심 집중
  • 이혜정
  • 승인 2011.11.2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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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과 정서 북돋아" - 도시농업포럼 24일 첫 수확


지난 9월 한 '도시농사꾼'이 텃밭을가꾸고 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 1. 퇴직 후 삶의 의욕이 없던 송정기(72·계양구 장기동)씨는 최근 '도시농업'을 통해 즐거움을 찾았다. 줄곧 사업을 하면서 치열하게 경제활동을 하다 사업을 그만두고 난 후, 몇년 동안 할 일이 없어지자 우울하고 건강도 악화됐다. 그러다 인천에서 '도시농업운동'이 일고 있는 것을 알고 난 뒤, 지난 7월부터 도시농업에 뛰어들었다. 하루하루 자라는 채소들을 보면서 홀몸노인인 송씨는 "애지중지 기르는 자식과도 같다"라고 말한다. 그는 하루에 한 번씩 텃밭에 들러 물도 주고, 벌레는 먹지 않았는지 살펴보면서 도시농업에 빠졌다. 그는 도시농업을 통해 또다른 삶의 즐거움을 찾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 2. 이필남(52·여·계양구 박촌동)씨는 한 회사의 직원, 한 가정의 엄마에 이어 '도시 농사꾼'이라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스스로 도시농업을 시작했다. 직접 재배한 채소를 밥상 위에 올리면서 가족들과 대화도 늘었다고 한다. 일상 속 식단에서 꼭 필요한 것들을 직접 재배하면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기분 또한 이씨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그는 내년부터는 가족과 함께 경작공간을 마련해 온가족이 도농을 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계양구 동양동 공동경작지 모습

인천에서도 채소 등을 직접 기르는 '도시농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도시농업꾼 되기'이다. 특히 최근 자연재해와 이상기온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불안감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국회와 서울, 부산 등 타 시·도에서는 관련법과 도시농업조례를 만들고, 정부도 '공공 텃밭' 조성에 나섰다.

지난 10월 28일 한나라당 김학용(경기도 안성)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발의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도시농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적기반이 마련됐다. '도시농업'이란 도시에 있는 토지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 경작, 다년생식물 재배 행위 등을 말한다. 또 어업·축산업·임업 등과 관련된 행위이다. 주택활용형 도시농업, 근린생활권 도시농업, 도심빌딩형 도시농업, 농장·공원형 도시농업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취미와 여가 또는 학습과 체험 등을 벌이는 '농사활동'을 일컫는다.

도시농업은 탄소흡수원을 확충해 자연친화적 저탄소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 정서순화와 공동체 의식 함양을 꾀해 건강한 생활을 확보한다.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해 도시와 농촌 공동발전에도 이바지한다. 관련법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육성·지원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우고 도시농업지원센터를 설치해 교육훈련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법에 근거해 지난 7월22일 인천에서도 비영리단체인 (사)인천도시농업포럼이 출범했다.

인천도시농업포럼은 지난 8월25일부터 계양구 동양동 경작지 826.4m²(250평)에 배추와 무우, 상추, 쑥갓, 시금치, 쪽파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공동경작지와 개인경작지로 나눠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회원(정회원, 일반회원)들이 텃밭 소모임을 갖고 함께 가꾼다.

지난 7월 창립대회를 연 후 현재 온라인·오프라인을 포함해 280여 명의 도시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4일(목) 그동안 가꿔온 채소를 처음으로 수확한다. 이 중 200~300여 포기 배추는 김장을 담가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인천도시농업포럼 김희갑 상임고문은 "도시농업은 도심 속에서 흙을 만지면서 수천년 동안 조상들이 이끌어온 농업에 대해 도시민과 농업인이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면서 "자라나는 세대와 기존 세대가 생명과 환경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데도 큰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인천지역 도농활성화를 이루는 데 발판을 세웠다면 내년에는 도시농업 원년으로 삼고, 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과 교류를 통해 회색도시를 푸르른 도시로, 차가운 도시를 따뜻한 도시로 만드는 운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도시농업포럼은 오는 24일 재배한 채소 수확을 끝으로 내년 4월 재배준비를 한다. 2012년에는 공동경작, 개인경작과 함께 아파트와 일반주택 등지 주민들에게 상자텃밭을 배포하고 텃밭가꾸기 운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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