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너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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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너무 낮다"
  • 이혜정
  • 승인 2011.11.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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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장애요인 중 육아부담과 사회적 편견 68%


 '인천의 미래와 여성' 세미나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지역 여성인력의 사회참여를 활발하게 이끌기 위해 지식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미래정책포럼(회장 최준혁 김포대 교수)은 22일 오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인천의 미래와 여성'을 주제로 연례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선 인천지역 여성인력의 현 상황을 드러내고, 미래사회 성장 동력으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사회참여 방안이 모색됐다.

세미나에는 최준혁 미래정책포럼 회장을 좌장으로 이근석 '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 대표와 홍미희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각각 '인천의 여성인력에 관한 전반적 문제점 탐색'과 '인천 여성의 일과 가족의 조화'를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자로는 박대영 노무사, 박세영 변호사, 김자영 인천여성문화회관 관장, 이현정 인하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근석 대표는 "선진국에서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7.9%씩 증가하고,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도 높게 나타났듯이 여성인력이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면서 "하지만 인천의 경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73.0%)에 비해 49.9% 수준에 그치고 있는 등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0년과 2010년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 추세를 살펴볼 때, 20대 중·후반기에 경제활동이 정점을 이루다 30대에는 출산과 육아기로 급격히 하락하고, 40대 전후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M자형 패턴이 10여년이 지났음에도 같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기존 경제활동 참가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직도 가사와 육아 등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9년 인천 여성의 취업 장애요인 중 44.9%가 육아부담, 사회적 편견 및 관행 23%, 불평등한 근로여건 11.4% 등의 순으로, 취업에 지배적인 장애요인이 육아와 사회적 편견(68%)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 두 가지 현상은 학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장애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여성인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한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일과 삶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고용분야와 형태, 근로방식과 문화에서 변화를 가져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다양한 여성집단, 특히 고학력 여성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국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홍미희 박사가 '인천 여성의 일과 가족의 조화'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홍미영 연구위원은 "일과 가정이 양립되면서 조화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노동시장의 변화가 일지 않으면 우리 미래는 더 나아가지 못한다"면서 "제도 확충 및 정착과 함께 제도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근무환경과 직장문화가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 ▲어린이집 질적수준 제고 ▲보육교사 전문성 향상 ▲보육서비스 다양성 및 접근성 확보 ▲참여하고 소통하는 보육환경 조성 ▲보육정책 추진역량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제안을 했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 2006년과 2011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반적으로 어린이집과 기타 기관을 이용하는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어린이집 등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들의 경우 시간제 어린이집과 아이돌보미 지원, 비용 지원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육료 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았고, 특히 중산층의 경우 보육료를 지원받지 못해 보육료에 대한 욕구와 비용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무엇보다 자녀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박대영 노무사는 "현재 인천 여성인력에 대한 분석은 인천시가 여성정책을 수립하는 데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인천지역 여성노동의 사회적 현실을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4월~5월 전국여성노동자회의의 연령별 집단인터뷰를 통한 여성노동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결과를 보면 20대 여성노동문제는 아르바이트와 인턴 등 비정규직 일자리 양산, 청년실업, 여성비하 남성조직문화, 직장 내 성희롱 문제, 30대는 육아문제,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한 해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장기근무 등으로 나타났다. 40대는 경력단절, 나이제한, 자녀양육 문제, 고립감, 직업훈련 문제, 50대는 나이제한, 용역 문제, 장시간 근로 등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별 문제 해결 방안으로 20대는 공기업과 대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여성관리직 할당제 도입, 30대는 돌봄노동의 사회화 정책과 여성 고용에 친화적인 보육지원제도, 40대는 취업보장 프로그램 등 훈련과정이 포함된 프로그램, 50대는 원청의 책임강화, 근로자 교육강화 등을 제시했다. 

박세영 변호사는 "법조인 여성들의 경우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법적으로 보장된 고용환경이 거의 유명무실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더 나은 육아조건을 위해 이직이나 전직이 다반사이다 보니 지속적인 경력관리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조영역에서도 제도적으로 여성의 경력관리를 보장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자영 인천여성문화회관 관장은 "발제가 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대해 결정을 짓는 요인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이보다 다양하고 이질적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경로를 다원적으로 탐색하는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교수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여성만을 위한 제도로 규정되는 게 아니라 남녀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자리매김 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또 보육시설이 단지 보육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부모교육, 부모상담, 육아정보, 1-3세대 통합 등 유기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보육환경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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