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으로서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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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으로서 문화예술
  • 이찬영
  • 승인 2012.01.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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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이찬영 /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 인천지부장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 인천지부가 기획한 2011 황해연극제 '마실가자! 연극'

"예술가들은 자기가 좋아서 문화예술 활동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 자기 좋아서 하는 일은 배고픔 쯤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은 분이 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을 통한 교육, 공연, 체험 활동은 시민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우리 사회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그러기에 공공 자원으로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IMF 구조조정 여파는 문화예술 활동가들에게도 삶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지난 2004년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는 '문화예술 분야의 예술가, 문예교사, 문화예술기획자가 공공적이고 창조적인 문화예술 교육과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구현하고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 문화예술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그러면서 서울, 인천, 안산에서 당시 강습이라는 문화예술 활동을 '문화예술 교육'이라는 명칭으로 지역 자활실업단체, 어린이공부방, 비정규직노동조합, 이주민과 함께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은 문화예술의 사회서비스로서 기능도 있지만, 청년 예술가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중요한 사업의 방향이었다.

실업재단과 함께 하던 신나는 문화학교 사업은 2007년도에 노동부에서 새롭게 추진하던 사회적 기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는 2007년 12월에 문화예술 분야로는 두 번째로 인증을 받아서 2008년 7월부터 노동부 지원을 받으면서 서울, 인천, 안산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2008년 당시는 인천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도 낯설던 시기였다. 자활, 장애인단체 등의 제조서비스 분야 사회적 기업은 그래도 오랜 활동 경험으로 시작을 해 좀 상황이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사회적 기업을 하면 사업적인 문화이벤트 기획사를 하는 것 아닌가! 사회적 기업을 하니까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네요! 문화예술 분야에서 수익은 어떻게 창출할 것입니까!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경영 마인드와 전략 등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정말 회사처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갖추거나, 함께 일하던 단체의 예술가들을 직원으로서 출퇴근 관리도 해보고, 영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해보고, 경영에 관한 공부도 해보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 노동부 3년 지원 후 자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봤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정말 일반적인 회사처럼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은 정말 인근 마을에서, 지역의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누고 협력할 때 스스로 존재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사회적인 경제 시스템을 새로 구현할 때 문화예술 단체로서 사회적 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바르떼가 '인천지역아동센터공부방연합회' 중학교 청소년들과 방과 후 청소년 문화학교 '랄랄라 예술놀이터'를 하면서 난타, 영상, 플롯, 가야금 등의 예술 활동을 지역 공부방 청소년들과 함께 나눌 때, 인천의 십정동 열우물 지역에서 주민들과 주부연극, 청소년밴드, 할머니들 뽕짝노래교실, 마을잔치를 함께 나눌 때, 부평의 삼산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과 마을 풍물패를 만들고 마을 주민과 미술로 함께 할 때, 거기에 계신 많은 분이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자바르떼를 지지하고 함께 해 주실 때,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의 예술가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지역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단체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바르떼가 가고자 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은 서로 나누며 함께 하는 협동조합 형태로 함께 할 때 몇몇 사람의 것이 아닌 인천지역 문화단체로 다양한 예술가가 스스로 참여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고 생명력 있게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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