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의 원조'를 인천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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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의 원조'를 인천에서 만나다
  • 유수경 객원기자
  • 승인 2012.04.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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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뭘 하는 곳?]1주년 맞은 '한살림' 구월매장
최근 바른 먹을거리와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많이 늘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원조로 꼽히는 곳은 '한살림'이다.

이곳은 유기농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86년부터 시작한 곳으로, 위키 백과사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전에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한살림은 생명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도농 직거래 운동과 지역 살림 운동을 펼치는 비영리 생활협동조합이다."

또한 농림수산식품부 소관 사단법인이라는 소개도 있다. 전국적으로 매장 수도 139개로 가장 많고,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 수도 30여 만 명이다.

이렇게 자타공인 생협의 원조로 꼽히는 곳이 지난해 인천 구월동에 매장을 열었다.
유기농은 비싸다? - 'NO'

소비자들이 생협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유기농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서다. '한살림'에도 안전한 농수축산물이 다양하다. 원산지는 모두 국내산. 빵이나 과자 같은 가공식품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소량으로 들어가는 첨가물도 모두 국내산이다. 항생제를 전혀 먹이지 않은 축산물과 좁은 닭장이 아닌 넓은 공간에서 자란 닭들이 낳은 유정란까지 모두 안전을 자랑한다.
 
안전한 유기농 먹을거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2-3배 가격차가 당연한 걸로 인식될 정도이다. 하지만 '한살림'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단 농민-소비자 직거래의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크게 줄었다. 또 달걀과 두부 등 면세 품목도 꽤 있다. 그리고 자원활동가들의 활약도 가격 인하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품목에 따라 가격이 다소 비싼 것도 있지만 시중보다 더 저렴한 제품들도 있다. 특히 콩나물은 300g에 1300원, 두부는 한 모(420g)에 2100원으로 마트보다 싸다. 미리 예약하는 농산물의 경우 시중가가 폭등하더라도 이전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지난해 고춧가루 폭등 현상 때에는 유기농 고춧가루를 시중의 일반 고춧가루보다 싸게 팔았다.
 
다양한 친환경 공산품

'한살림'에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산품도 있다. 천연염색의 옷과 이불도 있고, 옹기와 다기, 무쇠 용기와 옻칠한 생활용품도 있으며, 천연비누와 화장품 등도 취급한다. 최근에는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자체 생산해 내기도 했다. 또한 물건을 포장했던 상자와 물건이 담겨 있던 빈병 모으기를 통해 환경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신입 조합원 특별 선물

대부분의 생협은 조합원 가입을 통해서만 물건을 살 수 있다. '한살림'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매장을 처음 찾은 손님들에게 가입 없이 1회에 한해 물건을 판매한다. 조합원 등록비를 내기 전에 직접 체험하고 결정하라는 배려이다. 조합원이 되려면 출자금 30000원과 가입비 3000원을 내야 하는데, 조합원 탈퇴 시에는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오는 4월까지 신규 가입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방용 물비누를 선물로 준다.

신입 조합원에게는 특별 혜택도 있다. 딸기 농장 방문, 고구마 캐기 등 계절마다 진행되는 ‘생산자와의 만남’ 행사에 차량을 지원해 준다. 식비를 포함해 단돈 8000원만 있으면 일일 농장 체험이 가능한 것이다.
 
요리교실, 재능기부 등의 소모임

같은 뜻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조합원들끼리 모임도 매우 활성화해 있다. 요리학교도 운영하고, 알뜰장터를 통해 판매금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후원하기도 한다. 또한 조합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어동화책 구연이나 우리 옷 만들기 등의 강좌도 들을 수 있다. 구월매장에서는 오는 4월 4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에 '퀼트-카드지갑 만들기'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문의 070-7726-6848)


자원활동가 강인영씨는 '한살림' 물건 중 단연 쌀, 그 중에서도 현미를 추천했다. "시중에서는 현미와 백미 중에 현미가 더 비싼 경우가 많죠? 그런데 도정을 덜 한 현미가 더 싸야 하는 게 이론적으로 맞거든요.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괜히 가격을 올려 받으려는 꼼수가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현미밥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백미보다 가격이 저렴한 '한살림'을 이용하는 게 현명한 소비일 수 있겠다.

취재 당일 처음 매장을 방문해 조합원 가입을 한 최미선씨는 주변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저는 원래 다른 생협 조합원인데요. 우리 아이가 아토피가 좀 있는데, 이웃들이 여기 햄이 정말 좋다고 추천을 해 줘서 찾아왔어요. '한살림'이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이웃들이 직접 먹어보고 추천해주는 거니까 믿을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와 봤지요. 생각보다 물건 종류도 많고 좋네요."

이밖에도 매장에서 판매를 돕는 한 자원활동가는 유정난을 추천했다. 좁은 닭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오로지 알을 낳기 위해 항생제를 먹으며 길러지는 닭들이 낳은 무정란과의 비교를 불허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한살림'에서 물건을 구입하려면 직접 구월매장을 찾아도 되고, 홈페이지 장보기를 이용해도 된다. 3만 원 이상 구입 시 1주일에 한 번씩 택배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연수동은 1주일에 2회) 또한 한 달에 한 번 추천 물건을 소개하는 책자와 모임 소식지 등도 받아 볼 수 있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고, 환경을 사랑하고, 농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걱정하는 소비자라면 현명하고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한살림' 홈페이지 www.hansalim.or.kr
구월매장 ☎ 462-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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