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하며…
상태바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하며…
  • 강영희
  • 승인 2012.04.03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풍경'이 다른 곳 '풍경'으로 되어 떠난다


2009년 여름 <지역생활에서 예술하기_동구편>수업과정 속의 사진 _ 사진 강

*<우각로신보> 마을주민기자 김현옥씨의 글입니다.*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하며…

여러분은 혹시 '풍경'이란 곳에 가본적이 있나요?
그 곳은 '퍼포먼스 반지하'란 곳에서 '기억과 새로움의 풍경'이란 이름으로 운영하는 마을카페입니다.
제가 그 곳을 처음 접한 때는 2년 전 이곳 창영동으로 이사왔을 때 주민센터를 통해서였습니다.

이사온 후 전입신고를 한 후 직원분께 혹시 초등학생이 할 만한 프로그램은 없는지 여쭤보았습니다. 그 분은 동에서 하는 것은 없는데 '풍경'이란 곳이 있으니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안 '풍경'에서 기획하신 동화 만들기 교육에 큰 딸아이가 참여하게 되었고 그 발표회를 참관하러 가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젠 학교 다니랴, 학원 다니랴, 바쁜 아이들보다 제가 더 자주 드나들면서 그 곳은 어느덧 내 사랑방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또래 친구가 없어 심심하던 우리 막내도 저를 따라 드나들며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재밌는 놀이터처럼 신나게 놀더군요. 처음 이사와서 외롭고 우울하던 저는 '풍경'의 편안하고 가족같은 분위기에 녹아 그 곳에서 동네 애기엄마들도 만나고, 우리 아이 학교 친구들도 만나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고 동네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던 이 곳이 이제 문을 닫는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나 원체 후원금을 받지 않는 단체인지라, 운영하는 분들이 공공사업을 하면서 나오는 약간의 의뢰금으로 운영하다 보니 월세 내기도 버거워진 상황까지 오게 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지금 이사를 시작해 4월 말이면 완전히 이사가 끝난다는데.

떠나는 그들을 잡을 수 없지만 그 동안 동네를 위해 애써주고 편안한 휴식공간까지 제공한 그들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데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