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가꾸니 더 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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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가꾸니 더 젊어집니다"
  • 송은숙
  • 승인 2012.04.26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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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화분·화초재활용사업단 '꿈꾸는 정원'을 찾아

어르신들의 표정이 꽃처럼 환하다.

취재:송은숙 기자

연수구 선학동 '꿈꾸는 정원'은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회장 신원철)에서 만든 화분·화초재활용사업단이다.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화초 배달판매는 물론 화분관리와 임대서비스도 같이 하고 있다. 연수실버농장 터 안에 있는 비닐하우스 사업장에서는 어르신들이 가꾼 화초가 하우스 한켠을 차곡차곡 채워가고 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일을 하니까 좋죠. 꽃을 만지니까 그런가, 다들 젊어졌다고 해요."

친구와 함께 즐겁게 이 일을 하고 계신 70대 장우동 할아버지의 말이다.

주문이 들어와 어르신들이 화분에 리본을 달고 있다.

"워낙 화초 가꾸기를 좋아해서 은퇴하면 꽃가게를 해보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여기서 꽃을 가꾸게 됐어요."

다른 날에는 컴퓨터를 배우고 가곡, 자원봉사 교육도 받는다는 이영숙(62) 할머니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부평구 삼산동에서 이곳으로 출근한다. 플라워디자인을 배워 대부분의 꽃이름은 아는 것은 물론 포장, 코사지 만들기도 척척 해내는 손길이 전문가 못지않다.

어르신들이 일주일에 두 번 출근해서 일하고 있다.

현재 '꿈꾸는 정원'에는 60~70대 어르신 10명이 4개조로 주 2일씩 일하고 있다. 수익의 90%는 어르신들의 급여로 쓰고, 10%는 적립할 계획이다.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시장형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아이디어를 낸 '꿈꾸는 정원'은 시에서 노인일자리 사업개발비를 지원해 지난해 9월에 출발했다. 방치된 화분에 화초를 심어 판매하면 '수익'과 '재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고,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자연친화형 일자리라는 장점 때문이다.
문영민 사업개발팀 대리.
문영민 인천시노인인력개발센터 사업개발팀 대리는 "공공기관이나 관계기관 등 수요처를 늘리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1호점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런 다음 1호점이 안정되면 2호점, 3호점 등을 내고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일하는 '꿈꾸는 카페'처럼 구의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꿈꾸는 정원'에서는 요즘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등이 모여 있는 5월초·중순에 카네이션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이벤트를 주변에 알리느라 분주하다. 관공서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꿈꾸는 정원'을 소개하고 카네이션 꽃바구니, 가슴에 다는 '코사지' 주문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어르신들에게 리본활용이나 화환 만드는 법 등 화초의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이곳을 학생들을 위한 원예치료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찾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을 위해 어려서 꽃과 나무를 가까이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거죠."

어르신들이 화분과 화초를 재활용한다는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관공서 등에서는 화초나 화분을 무료로 기증하는 곳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승진과 부서 이동 등으로 선물 받은 화분을 관리하지 못하다 '꿈꾸는 정원'에 기증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가꾸고 있는 화초.

이런 재활용 시스템 덕분에 이곳에서는 시중보다 20~30% 정도 저렴하게 화초를 판다. 사는 입장에서는 화초를 저렴하게 사는 것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참여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선물로 많이 나가는 난 화분들.

* '꿈꾸는 정원'(☎822-1855)에서는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카네이션 꽃바구니와 코사지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문을 받아 배달한다. 또한 사무실 또는 가정에서 기르기 힘든 화초, 깨끗한 화분은 이곳에 전화하면 수거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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