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구 석면 해체 작업 "주민 건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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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구 석면 해체 작업 "주민 건강 우려"
  • 송은숙
  • 승인 2012.05.3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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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감시단 제 역할 못해 - '안전한 공사'가 우선

석면해체 작업 후 방치된 슬레이트지붕 부스러기가 보인다.

취재:송은숙 기자

도시재생사업 지구인 도화지구의 석면 해체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석면환경엽합회 인천본부 대표이기도 한 최미경 도화주민대책위원장은 "특히 4공구의 경우 석면 해체 작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건강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보다 못한 주민들이 공사현장을 찾아 항의하다가, 급기야는 말다툼을 벌이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떠나갔지만, 아직 이 지역에는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30여 가구의 주민들이 남아 있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서화초등학교, 인천체고와도 거리가 가깝다.

아직 도화 4공구에 살고 있는 주민의 집 앞에 채소가 자라고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후 슬레이트 같은 건축물 지붕 자재로 많이 썼다. 하지만 석면 가루가 폐암, 악성중피종 같은 각종 폐질환 원인물질로 밝혀지면서 지난 2009년부터 석면의 수입과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또한 이미 사용된 석면 시설은 석면을 안전하게 해체한 뒤 밀봉해 영구폐기해야 한다.

현재 석면해체 작업은 4, 5, 6, 7공구에서 진행 중이다. 석면해체 작업을 할 때는 작업복과 방진마스크 등을 갖추고 외부인 출입을 차단해 안내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최미경 대책위원장은 "확인해 보니 이런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해체한 석면 부스러기도 잘 관리되지 않고 다른 건축폐기물에 섞여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업 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인천대 철거를 진행하면서 석면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감시단 운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주민감시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또한 주민대책위에서 석면 불법해체 현장을 고용노동부와 인천도시개발공사, 인천시청, 해당 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최미경 대책위원장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4공구 공사현장에서는 "구청 홈페이지에 작업일정을 모두 공개하고, 주민감시단이 현장에 나와 실제로 확인한다"라며 이를 반박했다.

현재 시 환경정책과에는 석면을 담당하는 인력이 한 명뿐이다. 이 때문에 석면 현장을 관리·감독하기 위해서는 전담부서를 새로 설치하고, 지난 2월 29일 만들어진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른 조례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화지구에서는 앞으로도 올 12월까지는 석면해체 작업이 계속 이루어질 예정이다. 주민들은 "주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한 공사가 아니라, 더 안전한 공사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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