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은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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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은 '반쪽'
  • 양영호
  • 승인 2012.06.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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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어려운 비수급자 소외 - 거주자들 불만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취재 : 양영호 기자

일명 '아카사키촌'으로 불리는 인천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 기초생활수급자만 대상으로 진행되면서 생활이 어려운 비수급자는 소외되는 '반쪽 개발'로 전락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연히 거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제5회 회의를 열고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안건은 만석동 9번지 일대 2만246m²를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하고, 기존 전면철거 재개발·재건축 사업방식을 벗어나 거주민들의 생활과 만석동 지역특성을 반영한 마을을 만드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인천시는 괭이부리마을 3천여m²에 대해 전면 철거하지 않고 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는 재개발사업을 벌이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만석동 주민들은 "이번 정책이 모든 거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가 우선대상이기 때문에 자칫 임대주택이 기초생활수급자 수보다 많아 빈 주택으로 남을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만석동에는 자식들은 있지만 부모를 부양하지 않아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면서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지 않아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외면을 받고 있다"라고 말한다. 

만석동 주민 B(55)씨는 "이곳에 아무리 기초생활수급자가 많다고 해도 자식이 있어 수급자에 해당하지 못한 노인이 많다"면서 "인천시가 형평성을 이유로 지역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것 같은데, 정책만 내세우지 말고 지역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만석동에 거주하는 A(48)씨는 "괭이부리마을에는 전체 198가구 385명이 살고 있지만 인천시는 이중 98가구의 임대주택을 제공한다고 밝혔고, 실질적으로 주민의 절반은 지금처럼 그냥 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한 대다수의 어려운 사람은 임대주택에 입주하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임대주택이 남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채기병 인천시 주거환경정비팀장은 "이번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만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가구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만석동 일대에는 공원 두 곳과 다목적 공동작업장, 마을회관, 공동창고 등 주민 편의시설이 다수 신설된다. 부지 용도는 제3종 일반거주지역으로 단독주책과 공동주책, 종교시설, 학교 등을 지을 수 있다. 또한 빈집 44채에는 북카페를 만들고 마을 공동빨래방과 공동창고 등도 조성한다.

시는 재개발사업이 끝나면 주민들이 다시 정착해 기존 공동체를 유지하며 사는 재개발 방식의 전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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