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 따라 발길이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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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숨결 따라 발길이 머물다"
  • 문경숙 객원기자
  • 승인 2012.07.2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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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 '장도 포대지'를 찾아서

'장도 포대지'가 있는 '댕구산' 정상
 
수인선이 개통되면서 연일 소래포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억을 찾아서 오는 사람,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해산물을 찾아서 오는 사람, 바닷바람 맞으며 건강을 위해 운동하러 오는 사람 등 각자 목적을 찾아 소래포구를 찾는다. 그 많은 발길 중에 '장도 포대지'를 찾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조선시대 인천의 관문을 지키고 섰던 포대 중 하나가 '장도 포대'이다. 화도진에서 그 관할을 담당했을 만큼 군사적으로나 지형적으로나 중요한 시설이었다.
 
세월은 흘러 포대 기능은 사라진 지 오래고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져가고 있다. 수인선 철교 사이에 숨바꼭질 하듯 숨어 있어서 관심을 기울여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간혹 포대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 관리자 눈을 피해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연인들의 스킨십 장소가 되고 있다. 취재하던 날도 한 그룹의 어르신들이 관리자 제지로 자리를 털고 나갔다.
 
지금은 잊혀져가는 존재이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후손들의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의 역사가 어떻게 지켜지고 이어져 왔는지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이다.

과연 장도 포대지는 어떤 곳이었을까? 그 사연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장도'란 이 섬의 모양이 노루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옛 이름으로, '노루목' 또는 '노렴'이라고도 불렀다. 또한 이 장소를 '댕구산'이라고도 부르는데, '댕구'란 말은 대포를 뜻하는 옛 말로 대완구(쇠나 돌로 만든 30cm 정도의 탄환을 설치함)라도고 하며 곧 포대가 있었던 산이란 뜻임을 알 수 있다.


복원된 장도 포대 모습

2001년 4월 2일 인천문화재자료 제19호로 지정, 2005년부터 2006년까지 포대를 복원하였다.

'화도진도' 원본에는 포가 3기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1937년 수인설 부설 당시 소래대교 서북단 교각에 의해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변화된 지형 여건 때문에 포좌 2기만 복원되어 있다.


포대를 복원하면서 설치한 '청동포' 모습

포문 모양에 따라 포의 사정거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포구가 직선인 경우는 장거리 포 발사용이고, 포구가  사선으로 되어 있을 때에는 성벽을 타고 오르는 왜구를 공략하는 단거리용포 발사용이다.

장도 포대 두 개의 포구는 직선 형태로 되어 있다.


장도 포대에서 바라본 옛 '수인선 철교' 모습

정면에서 바라본 장도 포대. 그 앞으로 소래포구와 월곶지구가 펼쳐저 있다.

지금은 주변이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포구의 위상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포대 설치 당시를 상상해 보면 지금 과는 사뭇 다른 포구의 길목으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포대로 가기 전 입구 담장 벽화에서 잠시 예전의 소래모습을 가늠해 본다.

포대에서 바라본 새로운 '수인선'
 
장도 포대지는 조선 고종16년(1879년)에 인천으로 진입하는 이양선을 막기 위해 화도진을 구축할 당시 축조된 것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화도진도'를 통해 이곳에 3혈의 포좌가 설치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정도 포대 포배열이 2혈은 바다쪽을 향하고 있고 1혈은 동남쪽을 향하고 있어 외곽과 내곽의 수비를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장도 포대지는 조선 말기 외국선박들이 인천연안인 소래 수로로 침입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했다. 화도진과 연희진 등 2개의 진과묘도, 북성-제물-호구포대와 함께 축조되었으며 화도진 관할 하에 있었다. 현재는 복원된 포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헌에는 포좌 3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소래포구를 찾는다면 꼭 '장도 포대지'를 둘러보길 권한다. 비록 지금은 복원되어 옛 모습을 찾아 볼 수는 없지만  '댕구산'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이 곳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댕구산을 내려와 앞에 자리하고 있는 '소래역사관'을 둘러보고 이 곳에 살고 있는 자신의 뿌리와 역사를 아는 것도 좋은 역사현장체험 학습이다.
 
*** 가는 길 ***
시내버스 21번 이용 소래포구종합어시장 하차
수인선 소래포구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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