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랙 코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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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한왕
  • 승인 2012.10.1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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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칼럼]곽한왕/천주교 인권위 이사



먼저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꺼내볼까 한다. 유리병 안에 벌레가 한 마리 있다고 하자. 그런데 이 벌레는 1분에 2분열하며 증식한다. 2분이면 2마리가 되고, 3분이면 4마리, 4분이면 8마리...이렇게 빨리 번식한다. 하지만, 벌레는 병이 꽉 차면 모두 죽는다. 꽉 차게 되는 그 시간을 12시라고 가정하자. 그럼, 절반까지 꽉 찬 시간은 언제일까?

절반까지 꽉 찬 시간은 11:59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현상이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하면 과장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에 미국의 엘 고어나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운동에 앞장서는 환경운동가들이 2~3분전에 경고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11:59분에 극적으로 새로운 병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치자. 그럼, 새로 확보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고작 2분이다. 이처럼 과학적 기술에 의존해 미래를 해결하는 것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삶을 재조정해야 한다. 과학이 발달하면 우주개발해서 먼 별나라로 이사 가면 된다고들 하지만 안 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이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65세 노인의 인구가 15세미만 어린이보다 더 많아진다. 전 세계 1위의 속도로 인구가 성장하고 있다. 또 그동안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인 것으로 착각하고 살았다. 그 생물학적 ‘단일민족’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붙들어주는 하나의 이념에 가까웠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전자 조사를 해보면 상당히 피가 섞여 있다.

즉 반도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섬과 대륙을 연결하면서 많이 섞였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해상왕국이라 여러 가지 피가 많이 섞였다.특히 아랍상인이 벽라도에 왔다는 기록도 있다.조선시대는 쇄국정책이 심했기 때문에 좀 덜 했을 뿐이다. 피와 문화와 과학기술은 섞일 수밖에 없고, 또 섞여야 건강하고 섞여야 아름답고 섞여야만 살아남는다.

21세기 화두는 ‘기후변화’의 문제다. 최근 미국의 치즈 값이 오르고 있다. 우스개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생산량은 많이 늘어나는데도 중국 사람들이 치즈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일부 부유층만 원하지만 15억 중국인들이 한 조각씩만 먹어보는데도 엄청난 치즈가 들어 갈테니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엄청난 인구는 세상을 변하게 하고 있다. 지구에는 이런 나라가 몇 개 더 있다. 바로 브릭스(BRICs)다. 브라질(Br),인도(I),중국(C)와 같은 거대 국가들이다. 이들이 대량 소비국가인 미국처럼 살고자 하는데, 그들이 모두 미국 수준으로 살게 되면 지구가 10개 있어도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발전은 누구도 저지할 수 없다.

또 우리는 천연자원이 고갈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와 같은 지구의 에너지 고갈에 이견은 없다. 다만 그 시기를 문제 삼을 뿐이다. 결국은 대체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해야한다. 지구는 온전히 대물림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학자들은 향후 20~30년후에 시장선도는 에너지와 환경산업이고,전자산업은 쇠락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앨빈 토플러도 “ IT 다음은 생태학이다.”라고 말했다. 즉, 미래에도 IT는 있겠지만 돈 벌기 어렵다는 얘기겠다. 그 대신 생태학을 기반으로 복지와 건강에 투자하면 돈 벌고 살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과거에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천재들이 많았다. 이는 지식의 총량이 많지 않을 때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컴퓨터나 인터넷 등 광범위한 정보의 시대라 향후 화두는 좁고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만 또 너무 좁아서는 깊게 들어갈 수 가 없다. 삽질조차 안 될 때가 있다. 옛말에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현대의 지식은 역시나 방대하기 때문에 결국 혼자서는 팔 수 없다. 여럿이 넓게 파야만 진리의 심연에 도착할 수 있다. 그들의 지식과 이론을 조화시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야한다. 즉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운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혼자서만 열심히 실천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이 사회가 이 세계가 어떻게 맞물려 도는지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안다면 달라진다.

현대인들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Homo-Sapiens)라고 얘기하지만 그 오만을 벗고 함께 살기위한 공생인, 상생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먼저 불편하게 살아야겠다. 나 먼저 해야겠다. 미래의 내 자식과 후세들을 위해 오늘부터 전깃불 하나라도 끄고, 물 한 컵이라도 아끼기 시작하자. 아참! 우리는 승강기를 타는데 대다수가 열기와 닫기 버튼을 무의식적으로 누르느데 한번 누르는데 백열전등 60볼트 열 개가 소모되는 에너지가 나간다.

이런 실천 없이 환경이 어떻고 하는 분들은 정말 브랙 코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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