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길 위에서 ‘꿈’을 캐다.
상태바
은행나무 길 위에서 ‘꿈’을 캐다.
  • 이장열
  • 승인 2012.12.06 17:3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아라, 문화.예술교육 9> 연수도서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취재: 이장열 기자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공동기획으로 지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찾아가는 ‘날아라~ 문화·예술교육’ 연재를 시작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는 인천 문화예술교육의 현주소와 의미를 짚어본다.
2012 하반기 
연수구 쪽 아이들이 토요일이면 형아, 누나의 손을 잡고 도서관 길을 걸어서 온다고 상상해 본다. 가을에는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길을 색 입히는 연수도서관 가는 길을 찬찬히 걸어서 손을 잡고 천천히 올라오면, 아이들은 어느새 꿈을 하나씩 주머니에 넣는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이면 연구도서관에는 아이들이 모인다. ‘행복한 글쓰기”와 “다빈치 미술아카데미” 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부터 “2012 하반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문을 다시 열었다.
 
상반기에는 ‘행복한 글쓰기” 학교가 열렸다. 초등학교 4, 5, 6학년을 대상으로 동시 창작과 글쓰기 방법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진행했다. 15주 20명이 참여해서 다양한 글쓰기 체험을 익혔다.
 
하반기 때에는 동생과 형아, 누나들이 있는 형제, 자매들이 토요일에 나란히 문화체험교실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다빈치 미술아카데미’를 새롭게 마련했다.
 
상반기 ‘꿈다락토요문화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이 토요일 동생들도 도서관에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서 하반기 때에는 사업 변경 신청을 해서 두 개의 반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고 연수도서관 열람봉사과 이춘자 사서는 귀뜸했다.
 2012 하반기 '다빈치 미술 아카데미'
그래서 ‘다빈치 미술아카데미’는 4,5,6학년들이 ‘행복한 글쓰기’에 참여한 1,2,3학년들보다 1시간 일찍 11시 30분에 마친다. 동생들이 3시간에 문화 수업을 마치면 기다렸다가 손 잡고 함께 집으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 시간 편성을 했다고 이춘자 사서는 덧붙였다.
 
토요일 오전에 도서관으로 버스를 타고 오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뭔가 아이들에게 토요일 아침에 노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연수도서관에 존재하기에 아이들은 그 길을 연어처럼 거슬러 오는 것이다.
 
‘행복한 글쓰기’는 김우섭 시인이 담당해 왔다. 아이들이 글을 가지고 다양하게 상상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여러 체험과 교재들을 사용해서 아이들과 토요일을 의미 있게 만들었다.
 
‘다빈치 미술아카데미’는 이소영 화가가 아이들과 미술을 매개로 꿈을 꾸는 방법을 가르쳤다. “만들고 그릴 수 있어 좋고, 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보여주어서 좋았다”고 박서현 학생(문남초 5학년)이 소감을 밝혔다.
 
‘행복한 글쓰기”에 참여한 백지호 학생(연화초 2학년)은 “글쓰기가 즐거웠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글쓰기가 딱딱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는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서 어린 아이들에게 마음 속에 깃든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방안을 길러준 것이 아이들의 손이 원고지나 종이에 연필을 쥐고 한 힘을 것이다.
 
김우섭 시인도 “아이들이 저에게 규칙 없는 사랑과 자유로운 표현의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아이들과 함께 한 지난 시간을 추억 속에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들과 통했다는 것이다. 이소영 화가도 “아이들의 상상은 언제나 예상치 너머에 있었다”고 고백할 만큼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통해 배웠다.
 
큰 변화는 아이들에게서 왔다. 김희찬 학생(청량초 2학년)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문화학교에 처음 왔을 때, 울기불고 했던 아이였는데, 매주 토요일에 한번도 빠짐없이 나오고 있는 아이로 변했다.
 
토요문화학교에는 다문화가정 형제가 함께 다니고 있다. 오아민 학생(중앙초 1학년), 오태오 학생(중앙초 4학년)도 한번도 빠지지 않고 문화학교에 나왔다.
 
이춘자 사서는 “토요문화학교는 아이들이 도서관을 제 집 드나들듯이 자연스러운 장소로 만드는 데에도 기여한 바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이들은 미디어 노출된 상태에 방치되어 있어 도서관에 갈 일이 점점 줄어드는 세태에 도서관이라는 장소를 토요일 오전에 마음껏 활보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의 장으로서도 그 의미는 남다르다는 말이다.
 
하반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창작과 동시와 작품들을 모아서 “2012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강생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11월 19일부터 연수도서관 1층 로비에서 12월 15일까지 전시한다.
 
‘행복한 글쓰기” 상하반기 창작 동시 32점과 ‘다빈치 미술아카데미’의 아이들의 동화 속 그림 순서 바꿔 상상하기, 동화의 뒷이야기 상상하기 등 20여 점의 작품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오는 15일 참여학생들이 모두 모여 뮤지컬 인형극 ‘투란도트 공주’를 관람하고, 이른바 종강을 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손에는 자신들이 매주 토요일에 연수도서관에서 만든 작품과 동시 들이 작은 문집으로 만들어져 전해질 것이고, 아이들은 옆구리에 끼고 은행나무길을 뛰어서 갈 것이다. 상상해 보라.
 
김우섭 시인은 아이들의 “키가 얼마나 컸는지” 궁금해질 것이라고, 그리고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던 것처럼, 아이들의 이름을 다시금 불러내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행복한 글쓰기”에는 김경민, 김민서, 김상우, 김정현, 김준이, 김현성, 김혜정, 김희윤, 김희찬, 박진, 박푸른, 백승윤, 백지호, 변지민, 오아민, 윤석하, 이민흥, 이연정, 임상경, 임서진, 임선민, 전의배, 최서영 들이 꿈을 캤다. “다빈치 미술아카데미”에는 김남혁, 김민제, 김연호, 김준재, 남정학, 박서현, 박소린, 박소현, 박수진, 바구영, 송수현, 송화영, 오태오, 유주영, 윤석영, 이선우, 임상훈, 임재민, 정승원, 조혜민, 허수빈 들이 꿈을 상상했다.
 연수도서관 이춘자 사서(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담당)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숨은 조력자 이춘자 사서는 “하반기 때에는 아이들에게 작은 초코파이 하나도 입에 넣어주지 못해 못내 아쉬었다”고 말한 대목에서 꿈다락의 아이들이 초코파이보다 더 맛나는 꿈을 입에 넣어 오물오물거릴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둘레둘레 은행나무 길로 다시금 내려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경인문화 2012-12-06 18:53:11
이장열 원장님 오랫만입니다... 여기에 계신줄도 모르고 많이 궁금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