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대 사람들 톡톡인터뷰 (8)문화큐레이터 공주형 박사(미술평론가)
현재, 2013년 1월. 마음과 생각에 미미하게 존재했던 ‘사다리’마저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닌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리 사회와 사람들을 바라다보는 일군의 사회학자들이 있다. 이것이 현실이 되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그 알 수 없는 원심이 그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한편 두렵다.
흔히 루카치(1885-1971)가 천상의 별이 사라진 근대시대에 소설이 문학의 대표성을 띨 수밖에 없는 역사철학적인 분석을 우울하게 내놓았지만, 그도 천상의 별이 사라져 버린 그의 시대를 절망으로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혁명에 동참하기도 하고, 물러나기도 하는 부침을 걸었다.
현재는 천상의 별(총체적 세계)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대와 세대, 계층과 계층, 지역과 지역, 동네와 동네 사이를 이어줬던 연결 이음매 ‘사다리’마저 희미하게 기억에서 사라지는 우울함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지점에서, 이 사다리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하는, 인천에 사는 미술평론가 ‘공주형’(71년 産) 문화기획자를 만났다. 눈에 띄는 이름이라는 생각에 만나면 이름 한자가 어떻게 되는지 질문을 던지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질문은 꺼내지 못했다. 첫 인사를 나누면서 ‘공씨’와 ‘주영’으로 인식방식을 빨리 정리했기 때문이다. 전혀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 맞을 터이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현재 인천대학교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고,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디지털 시대, 미디어 아트에 대한 소고”로 공식 등단한 미술평론가이기도 하다. “박수근 회화의 익명성에 관한 연구” 주제로 2008년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박수근 그림은 착하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박수근 그림은 ‘착하다’고 했다. 색다른 가치기준이다. 미술계에서 생경할 뿐더러 촌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데 굳이 착한 그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까닭을 대화에서는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문화예술의 방향이 사람과 사람, 장소와 장소를 잇는 것에 있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생뚱 맞는 표현은 아니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 올해 1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하는 Salon de shinseogae(살롱 드 신세계)의 기획 방향에 대해서 신세계갤러리 김신애 책임 큐레이터와 의논도 할 겸, 인터뷰 장소로 정했다.
사실 공주형 미술평론가의 작업실(집필실)은 인천 송도에 있다. 어느 한쪽이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는 생각에 그 중간이라고 생각되는 지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라는 장소를 정하게 됐다. 약속과 장소 정하기도 쌍방향이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살롱 드 신세계도 인천에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는 미술계 소그룹들과 연계해서 이 행사가 진행되어야 지역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참여의 폭을 넓히고, 연대를 할 수 있는 방안과 갤러리라는 장소를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했다.
사실, 공주형 미술평론가와의 인터뷰는 인터뷰를 했다기 보다는 ‘대화를 나눴다’는 편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사이를 잇는 ‘사다리’, 문화기획자다
그녀는 벌써 어깨에 이고 다니는 ‘사다리’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려놓고 있었던 탓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다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다니면 늘 사람들 사이에 사다리를 놓아두는 버릇이 있는 듯 했다. 그녀의 몸짓과 말에서 단박에 사다리가 발견될 수 있었다. ‘인터랙티브’(쌍방소통)가 그녀의 예술문화 ‘하기’의 에너지인 셈이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어쩡쩡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인천이라는 지역의 매력이 많지만, 그 속에 체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포착됐다. 인천 사람이 되는 것은 ‘온축된 시간’보다는 ‘자연적인 시간’이 기본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인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뜻이고, 굳이 인천에 살고 있다고 인천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 명제도 불신한다는 뜻이다.
나는 경계인(境界人), 이게 에너지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그래서 현재 자신은 ‘경계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규정했다. 경계인(境界人)은 “시대와의 불화를 겪는 사람들이고, 그 속에서 에너지가 생산된다고 본다. 그 속에 안주하는 순간, 말하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설치하기 등등의 사람들의 행위는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계인으로서 살아가야 할 운명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 어디에도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 발을 깊숙이 들여 놓은 순간은 긴장은 사라지고 에너지는 사라진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공주형 미술평론가의 온 옴을 휩싸이게 할 것인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인천에 산다고 인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그녀의 발언에서 그녀가 시간 개념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을 확장해보면, 역사성이고, 공간보다는 시간과 연계된 장소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사실 인천이 발목이 잡힌 것은 인천아트플랫폼이다. 이 장소는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역사성을 지닌 곳인데, 그 장소(역사성)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지금 이 시간에 맞게 활용한다는 발상이 너무 좋았고, 나쁜 역사도 역사로서 현재적 관점에서 우리가 모두 끌어 안아야 한다는 출발점에 인천아트플랫폼이 모범적인 행위로 다가왔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인천에서 현재 살아가게 됐다”며 <학고재>를 그만두고도 서울에서 늘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는데, 이 때부터 인천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인천, 소극장 공연장이다.
“인천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거친 것도 있지만 인천은 즉각적인 반응이 이뤄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소통이 서울에 비해 빠르다. 그리고 다양한 소그룹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고 인천의 특성을 감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생동감이 넘치는 도시가 인천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말이다.
“인천은 뭐가 없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인천이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진짜 인천에 있는 그 자체가 의미 있다. 진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인천은 이런저런 부족함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며, 인천이기에 진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인천 도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확신에 차게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말했다.
인천도시 전체가 문화예술공간이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미술을 매개로 사회와 소통하는 전시기획자다. 연결을 하는 ‘고리’로서 서 있는 것이 자신의 몫으로 삼고 있는 듯 했다. 미술 장르를 인터액티브하게 공간이 아닌 ‘장소’에 깃들게 하는 것을 미술이 나아갈 방향이자 사람과 사람이, 아니 인류가 나아갈 생존의 방식으로 인식하는 듯 했다.
대화가 끝나고, 백화점 엘리베이트 안에 설치된 거울을 봤다. 오늘 공주형 미술평론가에게 질문과 이 행동이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부담이다.
또한, 박수근 그림을 착한 그림이라고 표현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박수근 그림은 ‘익명성’에 근거해서 분석한 바 있는데. 그 ‘익명성’이 근대소설을 집단무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 루시앙 골드만(1913-1970)의 지적과 맥이 닿는다는 생각과 착한 그림과 익명성, 근대미술로 왔다 갔다 하면서 인천시청 가는 방향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녹색불이 들어올 때까지 골몰했다.
인천지역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공주형 미술평론가의 말도 여전히 맥놀이친다. 저 인천 사람들, 모자를 쓰고 걷는 중년 신사와 파지를 싣고 리어카를 끌고 가는 저 익명의 인천사람들이 모두 다 예술이자 소중하고 착한 풍경이라는 환각에 빠져 들면 좌측 깜박이를 넣고 거리로 들어간다.
다음은 공주형 미술평론가와 나눈 대화를 정리해 둔다.
ㄱ. 인천에 들어 앉기 전에 무엇을 하셨나.
저는 서양회화를 전공한 미술학도였다. <학고재>에서 11년 동안 큐레이터로 일을했다. 서울에서 나서 자랐고, 서울에서 사회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거쳐 왔다. ,특히 <학고재> 큐레이터로서 이른바 미술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한 일들도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ㄴ. 인천에는 언제 왔나.
1998년도에 결혼하면서 인천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제 남편이 인천 송림동에서 나서 자란 토박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인천은 내 마음 속에 들어 앉지 않았다. 서울에서 제가 할 수 일들이 집중되어 있어서다. 사실 인천에서 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11년 동안 일한 <학고재> 큐레이터 일이 제가 계속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회의와 상업전시에 비판적 시각도 보태어져 2009년에 <학고재>를 그만두고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렇다고 그때도 인천에 눌려 앉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ㄷ. 인천에 살겠다고 마음을 잡은 계기는
2008년도에 제가 셋째를 낳고, 2009년 1월에 학고재를 그만두고, 이리저리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우연치 않게 예술경영센터에서 주관하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심의를 맞게 되었을 때, 인천아트플랫폼이 알게 되었고, 그때 제1기 입주작가를 모집하는 레지던트프로그램 공고를 보고 응시했는데, 선정돼 그 곳에서 젊은 창작자들과 만나서 생각을 공유하고 많은 자극을 받은 것이 좋아서 인천에 발목이 잡혔다. 당시에 있던 서울에 있던 개인사무실도 정리하면서 인천에서 살아간다는 생각을 굳혔다.
ㄹ. 원래 무엇을 전공했는지
대학에서 예술사회학을 전공했다.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에 뽑혀서 본격적인 미술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에 좀더 생각을 다듬어서 2008년 박수근 화가의 삶과 그림을 연구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가 박수근을 주목한 것은 우리 미술계에는 그림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그런데 박수근 화가는 삶과 착하고 그림도 착하고, 일치하는 화가이기에 박수근 화가를 연구하게 된 것이다.
박수근 화가 연구를 대중적으로 풀어서 소개한 책이 “착한 그림, 선한 화가”(예경, 2009)이다. 제가 추구하는 삶과 작품이 일치하는 그런 미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저는 미술을 통해서도 당대 사회의 모습을 확장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미술이 우리 사회를 온축해서 담아내는 갈래라고 생각하기에, 미술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의식적으로나 철학적인 측면에서 큰 장르다.
ㅁ. 우리 미술의 한국성은 무엇인가.
한국성이라는 것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싸이, k-pop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마당’, ‘장’이다. 미술에 있어서 한국성은 마당과 장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호소통으로서 예술이 그 가능성이고 한국성의 발현이라는 점이다.
70-80년대 민중미술은 큰 동작이나 큰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지금은 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시대이다. 작은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특징이다.
현실이 있는 한 발언(표현)하다고 본다. 우리 미술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현실과 소통하는 방식은 늘 유효하다고 본다. 최근 배영한 작가가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화가가 무슨 도서관 만들기냐고 갸우둥할 것이다.
방식의 자유로움에서 그 작가는 찾았다. 갤러리에 책꽂이를 만들어 놓고, 관객들은 집에서 책 한 권을 가져와서 빈 책꽂이에 넣어면 관람은 공짜라는 방식을 도입해서 1개의 전시가 끝나면 책을 모아서 산간 벽지에 책을 보내고, 도서관으로 사용할 것은 ‘한진’에서 빈 컨테이너를 기부 받아 도서관을 짓는 것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바로 미술의 현실과 만나는 실천적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창작자들의 창의성이 우리 사회가 좀더 행복해 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예술가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ㅂ. 인천의 문화적 특징을 감지한다면
인천은 소극장 공연 같다.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되는 공간이 바로 인천으로 느껴진다. 움직임이 있고, 살아 있다는 느낌, 거친 것도 있고, 인천은 소극장 공연과 같이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인천의 저력은 소그룹 활동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천 문화의 기본 바탕으로 자리잡고 있는 인천만의 에너지라고 본다.
인천에는 뭐가 없고, 서울에 있는데. 이런 말들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들 것이 아니고, 서울처럼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인천의 진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천이 서울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다. 문화에는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그것이 몇 개식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역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인천에 뭔가를 채워 넣을 수 있는 빈 공간이 많다고 생각하고, 부족함이 인천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ㅅ. 인천 지역 문화의 특징은 뭐라고 해야하나
이 질문은 인생의 뭐냐고 하는 질문과도 같다고 본다. 지역문화에 대한 정의는 완료형을 넘어서야 한다고 본다. 늘 현재진행형으로 두고 가야 할 개념이다.
저는 인천사람도 그 어떤 지역 사람도 아닌 경계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천 지역의 문화를 이른바 논하기는 상당한 부담감이 존재한다. 그 단적이 예로, 올해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시크릿 뮤지엄’ 전시기획전을 맡고 있는 것이 그 사례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늘 다른 지역과도 소통하는 것이 경계인으로서 공주형의 운명이자 힘이다. 그런 관점이 인천지역 문화에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작지만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계인으로서 공주형이기에 인천 사람들을 만나면 벽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인천지역 문화예술 창작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재미가 있다. 그래서 지역 모임에 가면 주로 질문을 주로 하고, 지역 소식을 주로 듣는다.
ㅇ. 인천 지역 문화의 아쉬움이 있다면
인천에는 소그룹들이 많이 존재하고 활성화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이자 자랑인데, 각 소그룹지점들간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끼리끼리 모여서 연대하고 소통하는 것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인천지역의 문화는 획기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소그룹들의 공동의 관심을 공론화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지역 문화정책에서 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해야 할 과제다.
인천지역의 장소 구축 정책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두 개의 지점을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동선이 존재하지 않고 행정 단위에서 고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문화기획자들을 활용해서 인천의 장소와 장소를 잇는 동선 사이에 문화예술 공간을 확보해, 사람들이 인천을 거닐면서 중구에서 서구, 서구에서 남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는 소통의 방식을 문화에서 찾아서 정책으로 펼쳐 놓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인천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는, 문화정책을 물리적인 맥락 아니라, 문화기획자가 스스로 움직여서 그 장소에 사는 사람들을 거주하는 장소에서 예술활동을 펼쳐 나가는 방식으로 문화정책의 전환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ㅈ. 인천 도시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지금 있는 것들을 잘 관찰해야 한다. 다른 도시와 똑 같이 만들어서 의미가 없다. 지금 있는 것,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는 지금 있는 것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기획)이 접복되면 된다. 허물고 새롭게 짓는 방식은 아니다.
그 공간이 예술 공간이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속에는 시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무엇볻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예를 들어서, 현재 인천에 엘로우-하우스가 아직 남아 있다. 우리는 그 공간을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는 것이 문화다. 기억하기에는 아픈 역사와 숱한 우리 나라의 여성들의 아픈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이것이 우리의 근대적 삶이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기에 문화는 이 공간을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천은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문화예술공간이다. 그래서 제 눈에는 매혹적이기까지 하다.(끝)
*토(討): 공주형 미술평론가는 인터뷰 요청에 고민을 했다. 아직 인천지역에 기여한 바가 없는데, 인천의 지역 신문에 인터뷰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고민의 일단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을 고쳐 먹었다. 이번 <인천in>과 인터뷰는 인천 지역에서 좀 더 발을 담그라는 지역의 요구라 생각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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