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미에서 5명의 노동자가 화학제품이 적재된 20통 탱크로리에서 작업장소까지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다가 탱크에 압력이 높아져 연결호스에서 불산이 누출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고 사고현장 부근 주민들은 목이 메스껍고 냄새가 심해 인근 주변으로 대피한 사건이다. 현장 작업자외에는 추가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불산은 일종의 유기용제이다. 사업장에서 유기용제는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 유기용제란 이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을 가진 모든 물질을 말한다. 예를 들면 손톱에 메니큐어 바르고 아세톤으로 지우는데 이 아세톤도 일종의 유기용제다. 또 페인트 칠할 때 신나를 섞어서 사용하는데 신나 또한 유기용제의 한 종류다. 세탁소에서 드라이크리닝을 할 때 옷에 묻은 때를 제거하는데도 유기용제를 사용한다. 이렇듯 다른 이물질을 제거하는 물질적 특성 때문에 사업장에서도 매우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삼성백혈병 문제도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반도체 표면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목적으로 벤젠을 사용하였고 그 결과로 백혈병이 발생했는데, 이 또한 유기용제의 건강상의 폐해다. 모든 유기용제가 백혈병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유기용제에 포함되는 화학물질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초래 되는 질병도 다양하다.

불산을 배출하는 업체는 전국에 70여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10여개 업체가 구미에 있고 구미에서만 하루에 배출하는 양은 1년에 2400Kg이다. 불산은 주로 산업용으로 사용되는데 물질을 부식시키거나 이물질을 제거 하려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반도체를 제조할 때 실리콘 판에서 필요 없는 물질을 제거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유리제조시 서리 내리듯 흐리게 할 때도 사용된다. 또 금속주조물에서 모래 및 이물질을 제거하는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이번처럼 불산이 누출되면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바람타고 쉽게 확산될 수 있다고 한다. 불산은 자극적인 냄새로 인해 우리가 쉽게 인지를 할 수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불산은 주로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코로 불산기체가 들어오게 되면 몸에 흡수되어 우리몸의 전해질을 교란시키는 작용을 하게되고 그에 따라 신체적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장기적으로 불산을 취급하는 직종은 알루미늄 제련 근로자나 불소가 함유된 음용수를 장기 복용한 사람들인데 이런 직종에 있는 사람들은 뼈가 약해지지는 않았는지 또는 치아가 부식되지는 않았는지를 의료인에게 상담받은 것이 좋을 것 같다.

직접 불산을 취급하는 분들은 불산용액에 노출되면서 피부에 손상을 초래하게 되는데 조직 침투성이 강해서 화상을 주로 입게 된다. 예방하는 방법은 충분히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화상을 입게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게 좋다.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로 인해 병원에 내원하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주증산은 인후통, 두통, 눈자극감을 많이 호소하였다고 한다.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논, 밭, 과수원에서 야외활동을 하다 공기에 노출된 경우, 실내에 거주하다가 불산노출 방송을 듣고 대피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된 경우였다. 반면에 사고 난 지점에서 50m내 사업장근로자들도 대피를 하였지만 바람 방향과 반대로 대피하면서 아무런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실내 거주자인 한 노인은 노인성 난청으로 대피방송을 듣지 못하고 실내에 계속 거주하다보니 불산노출이 적어 아무런 증상도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불산이 내 주변에서 노출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미리 조심한다고 대피하지 마시고 방안에서 창문을 닫아놓고 TV를 보면서 불산이 사라질 때 까지 실내에 거주하면 될 것 같다.

우리지역에는 공단이 많이 있다. 공단에는 사업장에서 불산을 사용하는 업체가 있을 것이고 이 사업장들이 관리를 잘못하면 구리에서처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미리 대피요령 및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시면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