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어르신'의 상(像)은?.
상태바
'지혜로운 어르신'의 상(像)은?.
  • 정서연
  • 승인 2013.08.28 2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칼럼] 정서연 / 서구노인문화센터장
sZfqlKZVpwYpS1FgtBYX1uh.jpg
 
문화센터를 운영한지 6년차. 과거 무의탁 독거어르신들을 가가호호 직접 방문드리면서 케어를 하던 시절과는 복지서비스의 감성이 사뭇 다르다.
세월의 흐름속에 노인정책의 변화가 가져오는 ‘다름’을 느끼면서 노인복지서비스가 많은 부분 향상되어감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건강한 장수시대를 맞이하여 건강도 지키고, 즐거운 여가생활도 즐기면서 행복한 노년을 만끽하고 있다는 느낌에 사회복지사로서 자부심도 높아간다.
이러한 변화 속에 여러 어르신들을 대하는 문화센터에서 짧지 않은 기간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된다. 어르신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하여 사회복지사로서 만족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더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떨구지 못한다.
 
우리는 대부분 노인이 되면 당연히 어른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게 된다. 그것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나이가 들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좀더 성숙하고 지혜로우며, 포용력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물론,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는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러나 가끔은 현장에서 안타까운 현실에 부딪힐 때도 있다.
이론적으로 분석하자면 어르신들은 제2의 유아기를 살아가고 있는 듯 하기도하다. 즉,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린아이와 같아지고 어린아이들처럼 떼도 쓰고, 금방 속상해서 서운함을 가지며, 그룹 간 배타적인 모습도 종종 형성한다. 그래서 배척당하는 어르신도 생기게 되고, 그로 인한 서운함을 기관(센터)에 토로하면서 그러한 불만을 ‘민원’이라는 단어로 재해석해서 직원들이 해결하기 난감한 숙제를 안겨주시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면 직원은 가끔은 대략 난감한 상황을 맞이할 때가 많다. 그런 경우 우리의 마음은 어르신들에게 바라고 있다. 민원의 해소 차원이 아닌, 어르신 스스로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받아볼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 내용들 중 최근 지인으로부터 좋은 글을 하나 받았다. 내용인 즉 다음과 같다.
 
“일일이 따지지 말고, 이말 저말 여기저기 옮기지 말고,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하고, 사생결단 하지말고, 오기 부리지 말고, 육체적인 스킨십을 자주 하고, 70%만 만족하고, 팔팔하게 살고, 구질구질한 것은 정리하고, 10%는 남을 위해 살자” 라는 중년이 지켜야할 행복 10계명의 내용이다.
 
어쩌면 이리도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오고 공감이 가는 글들로 10계명이 이루어졌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나이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기에 10계명을 만들어서 전달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든다. 존경받아 마땅한 어르신들이기에 조금 더 젊은이들의 기대치가 큰 지도 모르겠다. 꼭 어르신들에게만 바랄 것은 아니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건 좀더 성인으로서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분들에게 더 바램이 크다는 생각이다.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좀더 성숙한 어르신들의 자화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지혜로운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한 어르신들의 모습은 ‘남’을 위한 모습이 아닌, 진정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가는 모습일 것이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