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은 길, 열정으로 이겨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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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은 길, 열정으로 이겨낸다면
  • 김다희 김지승 박지은 서주이 청소년기자
  • 승인 2013.09.0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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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신승일이 보여주는 작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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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날개로 날아온 새>,<백항아리집 큰딸은 어디로 갔을까>, <사이다 하우스 룰>을 맡아 진행한 신승일 감독.

버스를 타고  달려온 남구 용현동 학산소극장. 규모는 작았지만 그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스텝, 배우 그리고 감독의 얼굴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8월30일 공연한 '사이다 하우스 롤'은 약 2시간 여정 속에서 무거운 주제인 '낙태 문제로 여성인권이 유보되고 있다'는 것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배우공동체인 ‘자투리’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서 스스로를 키워나가는 모임이다. 신진 연극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함께 좋은 작품들을 육성하여 인천연극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극이 끝난 직후라 긴장이 풀리지 않은 듯한  분위기에서 신승일 감독을 인터뷰했다.
 
- ‘사이다 하우스 룰’은 어떠한 내용인가요?
▲주인공 호머 웰스는 랄치 박사와 함께 보육원에서 살아간다. 호머 웰스는 자신이 아닌 월리라는 청년을 사랑하는 캔디를 사랑하게 되는 냉혹한 경험을 하게 되고 월리는 전쟁터로 떠나고 호머는 캔디와 더 가까워지게 된다. 전쟁터에서 월리는 실종되었고, 캔디는 호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한편 호머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로즈로즈를 도와줄까 망설이다가 랄치 박사에게 전화로 부탁해보지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호머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자들을 수술을 해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게되는 겁니다.  
 
- ‘사이다 하우스 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 연극인가요?
▲ 요즘 사회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여성낙태’ ‘성폭행임신 피해자’ ‘임신 고통 받은 여성들’이다. 고통을 받는 이유는 대부분 두 가지 로 나뉩니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었지만 정말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여성이 있는데 사회 시스템과 주변의 환경들이 이 아이를 포기하라고 권유하고 강요할 수도 있고 , 성폭행으로 임신돼 낳고 싶지 않지만 아이의 생명을 중요시해서 낳으라고 강요할 수 도 있습니다. 어떠한 것도 정답은 없어요. 즉 두 개의 상황에서 옳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출산할 권리, 중단할 권리 둘 다 여성이 결정할수 있고, 여성의 권리입니다. 이러한 비판과 갈등을 다룬 것이 연극이 바로 '사이다 하우스 룰(The Cider House Rules)'이예요.  


- 자투리 극단을 어떤 계기로 만드셨는지요?
  지역연극에 관심이 있어서 인천으로 내려왔거든요. 기회가 된 학산소극장에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원래부터 지역연극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인천에 가서 지역 연극인들과 작업하고 연극인들을 키워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적응하고, 3년쯤 되서부터 학산소극장 주변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모아 본격적인 활동을 한 것 같네요.
 
- 자투리극단 배우들은 인천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인가요?
 딱히 그렇진않구요. 인천 출신들도 있지만 대학로에서 연극하는 배우도 있습니다. 이번공연은 객원배우들을 모집하면서 했고요. 대부분 타지에서 온 배우들이네요. 오히려 한 달 전 작품인 '백항아리집 큰딸은 어디갔을까?' 배우들이 대부분 인천배우들입니다. 그들이 단원으로 활동했던 친구들이고, 이번공연 배우들은 새롭게 만난 친구들입니다.
 
- 이제까지 했던 작품들 중 애정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지요?
▲ 글쎄요, '반쪽날개로 날아온 새'라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인데요. 저도 작품이 아름답다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가 (위안부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들려져야한다라는 생각했어요. 처음 그 작품을 접했던 때가 1996년 이었는데, 그 이후로 조금씩 책임감이  들어서 기회가 있어서 다시 하게되었습니다. 또 제가 국제교류에 관심이 있어요. 제가 이 작품을 한국에서 하는 건 의미가 없고 미국에서 아시아계 연극인들의 모임 사람들하고 같이 공연하자 라고 말했었는데, 그게 쉽지는 않았어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거두었어요.
  
- 연극이 물속에서 시작하고, 물을 이용해 연출하셨는데, 여기서 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물이 갖고있는 엄청난 힘이 있어요. 생로병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물 이상의 재료나 도구는 없다고봐요. 그래서 일부로 물을 사용해 연출했습니다. 음양의 조화를 보여주기위해서 무대 위에 있는 소품과 함께 아래의 여성을 상징한 물을 사용했죠.
 

- 연출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연극은 자신이 하고 싶어 할 때, 잘 할 수 있어요. 연극을 하면, 연출가든 배우든 정말 힘든 직업이에요. 자신이 하고 싶어 해야 할 수 있죠. 끝이 화려한 직업이 아닙니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연극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이 중요하고, 자신의 삶이 끝났을 때 돌아보면서 내 삶이 헛되지않았다 라고 자신이 있다면 이 일을 해도 좋아요.
 
신 감독은 연극 연출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냉철한 충고를 했다. 미래가 보장된 직업도 아니고, 육체적으로, 금전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라고. 하지만 연극 연출의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진정 원하고, 열정을 가지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분명 잘해낼 것이라며, 미래의 연출가들을 응원했다. 그는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 멘토링, 무료 지원 등의 경험이 있다.
 
- 앞으로 작품활동계획은 무엇인가요?
 나는 우리 신화에 관심이 있어요. 얼마 전에 가족뮤지컬을 우리설화로 만들었어요. 신통기처럼 우리나라 신화의 흐름을 엮어서 현대화시킨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신승일 연출가는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 처럼 다양한 연극들을 다양한 언어로 연출하여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국제 연극제를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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