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문학사를 한눈에 보고 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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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문학사를 한눈에 보고 만지다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3.09.28 06: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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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한국근대문학관' 인천에서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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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1층 상설전시실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근대문학관'이라는 묵직한 이름을 단 문학관이 근대 개항지 인천에서 오는 27일(금) 마침내 문을 연다. 한국 근대 흐름이 우여곡절이 많았던 탓에 한국의 근대문학이 한 몫과 너비는 그만큼 묵직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인지 인천에 문을 여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근대문학관은 새로 지은 건물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창고로 사용한 건물 외형을 그대로 가져와 그 속에 문학을 넣은 두는 방식을 택했다.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근대문학관은 한국 근대 문학의 흐름을 한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910년대부터 일제강점기, 1950년 광복기까지 한국의 근대문학의 흐름을 시대별로 나눠서 펼쳐 놓았다. 그 사이에 근대 문학인 춘원 이광수, 카프의 맹장 임화, 미당 서정주, 횡보 염상섭, 문협정통파 우두머리 김동리, 그리고 탐정소설가 방인근에 이르기까지 근대문학인 50명의 커리커쳐가 1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한국 근대문학의 그 묵직함을 한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아울러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눈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복각한 근대문학작품들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인천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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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이현식 초대관장

한국근대문학관 이현식 관장은 "머리 떨어져 바라보는 관람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호흡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묵직한 근대문학에 다가설 수 있도록 문학관 전시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와서 한국의 근대문학의 흐름 속에서 드러난 그 찬란함을 느끼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에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다목적 강의실, 수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는 한국근대문학의 연구와 전시, 교육까지 담당할 계획이다. 인천에 서는 한국근대문학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한국 근대문학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맨얼굴로 전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게 된다. 인천이 한국과 근대 문학을 옹골차게 맞이할 문학적 멧집을 갖춘 지역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올해는 인천 출신 근대문학인 가운데 탁월한 비평가 월북한 문학인 김동석이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와 광복 공간에서 문학적 대거리를 한 문협정통파 김동리와 같은 100주년인데, 그의 빈자리가 최초로 인천에 서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도 느껴진다. 한국의 근대문학관이기 앞서 인천의 지역문학관으로서 역할을 함께 해나가야 할 몫이 인천에서 서는 한국 최초의 한국근대문학관이 맡아야 할 문학적 숙명거리로 보인다.

이현식 초대 한국근대문학관장은 "이 문학관이 앞으로 근대문학의 센터로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로 기억되는 것이 문학관의 소명이라고 본다. 문학관의 모토가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즐기는 모두에게 열린 문학관으로서 굳건히 지역에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포부도 덧붙였다.

문학관의 특이한 공간 전시 구조와 그 속에 드러난 한국근대문학사의 전시 내용으로 인천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앞다퉈 문학인들이 문학관의 문턱을 닿도록 드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근대문학사가 드러낸 그 묵직함을 담아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한 한국근대문학관, 그래서 인천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것이 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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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석 2013-10-16 13:50:14
친일파 문인들까지 전시하고 그들이 우리 근대문학의 선구자라 얘기하는 건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네요. 글과 말은 그 사람의 삶인데요. 그리고 지역문학관으로의 특색이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인천시민2 2013-09-27 17:02:04
위치가 어디입니까?

인천시민 2013-09-26 16:10:48
오는 29일은 일요일입니다.

달마도사 2013-09-26 11:40:33
작은 그릇에 너무 큰 것을 담은 것이 아닌지 다소 걱정 됩니다.
'향토문학관' 하나 없는데...
거제도의 '청마문학관'이나,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처럼
인천에 큰 발자취를 남긴 문인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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