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도 중요하지만, 관광업도 빼놓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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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도 중요하지만, 관광업도 빼놓수 없어요"
  • 심영보 섬마을조사단
  • 승인 2013.10.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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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섬마을조사단] 신효순 승봉도 마을 부녀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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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마을 부녀회장 신효순(54)님 고향은 승봉도이다. 마을의 여느 사람들처럼 그녀도 승봉도와 육지를 오가는 삶을 살아왔다. 초등학교 이후 나가 살다가 승봉도 사람인 남편을 만나 24세에 결혼하면서 승봉도에 들어와서 10여년을 살았다.
두 명의 자녀가 생기고, 이들의 교육을 위해 다시 인천에 나가 살다가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다시 승봉도로 들어왔다. 친정도 시댁도 모두 이곳에 있었지만, 현재 어른들은 모두 돌아가셨고, 양가 형제들은 모두 도시에 살고 있어 신효순님 가족만 승봉도에 살고 있다.
승봉도 한전에 근무하는 미혼 자녀와 남편,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있으며, 결혼한 자녀는 인천에 살고 있다고 한다. 조사단은 신효순 부녀회장 인터뷰를 통해 부녀회 활동만이 아니라 승봉도 주민들의 삶과 생활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부녀회 활동
 
1980년대 새마을 부녀회로 시작된 부녀회는 월 2회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주는 활동과 월 1회 마을회관에서 노인들께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비용은 웅진군의 자원봉사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다. “주로 할머니들이예요, 할머니들이 11분 정도 계세요. 이 분들에게 밑반찬 해드리고, 무료급식 정도는 독거노인들보다는 오시는 분들에 한해서, 거의 나이 드신 분들이 오시니까, 그 분들에 한해서 한 달에 한 40명 정도 식사를 해드리고.”
 
이곳은 도시에 비해 독거노인의 자식관계나 경제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자식들은요. 도시에서 누구 못지않게 잘 사는 자식들도 많아요. 부모님들을 안 돌봐서가 아니고, 여기는 도시처럼 진짜 독거노인 그 정도는 안돼요. 자식들이 돌보기도 하는데, 다 사시는 데는 충분히 사실 수 있어요. 집 같은 게 있어도 자식(앞)으로 되어있는 사람, 할머니한테 아무 것도 없는 분. 그런 분들에 한해서 선정을 하는 거죠. 그런데 모르겠어요. 저희가 보기에는 다 같으니까. 드시는 분이나 안 드시는 분이나.”
 
부녀회의 밑반찬 봉사활동은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을 하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할머니들이 건강하다고 한다. “할머니들이 일자리 사업 같은 것을 많이 하잖아요. 할머니들이 일 년 365일 거의 하세요. 주말은 빼고. 거의 오후에 하시더라고요. 할머니들은 모이면 우리 같으면 좋겠는데, 많이 싸워요. 같이 있으면 싸우는 경향이 많아요. 애기가 되는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계속 일을 하세요. 그 일 하면서 바다도 또 나가시고 그래요. 할머니들은 네 시간만 하세요. 할머니들이 엄청 건강하세요.”
 
부녀회는 현재 29명이 가입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연령 제한을 두고 있었다. 70세가 되면 부녀회에서 탈퇴하여 노인회에 가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입연령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대략 40~50대에 가입한다고 하였다. “젊은 사람들은 다 들어오는 걸 원하는데, 여기는 애들 교육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가 없어요. 쪼금만 살다가 거의 나가야 되니까. 그래서 한 40대, 50대 정도부터 돼요. 다 키우고 들어와서. 그래서 젊은 분들이 있기는 있지만, 나갈 사람들이고 해서 가입을 안 해요.”
 
활력있고 아름다운 승봉도
 
승봉도 주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벼농사이다. 흑미 특산으로 수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 벼는 농협에서 수매를 하기에 판로에 대한 고민은 없다. 고추 같은 부작물을 하기도 하지만 백령도처럼 크게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고 도시에 있는 지인들에게 판매하는 정도기에 판로에 대한 애로 사항은 없는 편이라고 신효순님은 말한다. 주민들은 1년 내내 바쁘다고 한다. 전체 주민들이 숙박, 식당, 체험활동 같은 관광산업에 조금씩은 모두 종사를 하고, 여름과 겨울에는 바지락 채취나 굴따기 같은 어업활동도 한다. “(굴따기가 끝나고) 그러고 나서 쪼금 쉬면은 농사지을 준비하고, 농사짓고 쪼금 있으면 관광 저기 하고, 가을에 관광 끝나면 농사 거둬들이고, 그러고 나면 다시 굴 따고. 그게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주민들의 수입구조에서 농업, 바다 일, 관광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구별로 차이가 크다고 한다. 많은 집은 관광수입이 연 2000만원을 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들이 더 많다. 그러나 가구 소득에서 관광소득은 빼놓을 수 없는 수입원이다.
“가정마다 다 달라요. 다른데 농사 소득이 많은 집이 있고, 관광소득도 일 년 평균을 따지면 거의 그것도 농사 소득에 비해 많이 하는 집은 많이 하지만, 못하는 집들도 그래도 관광 소득이, 작년하고 그 전에는 관광 소득이 많았었어요.”
신효순님은 승봉도에서 관광산업이 시작된 것은 오래전부터였다고 말한다. 본인이 자라던 시기는 가난한 시절로 기억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관광소득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한다.
“계시는 분들은 이제 들어오시는데, 그분들은 거의 이제 퇴직을 한다거나 그러면서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이런 섬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안 들어오세요. 그래도 이 관광 소득 때문에 집이 조금 늘었을 거예요 아마.”
 
돌아오는 주민들, 정착을 위한 과제들
 
관광업 활성화로 주민들의 수입이 높아지면, 도시에 나가있던 승봉도 주민들이 귀향할 수 있는 생활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지금 승봉도에 상주하는 젊은 주민(중장년 포함)들은 자녀교육을 끝내거나 은퇴하여 다시 고향에 돌아온 이들로서 대부분 도시에서 학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였기에 소득활동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도시 사람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오시는 분들이 좀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 데는 자녀 교육 같은 것도 안하는 줄 알고, 여기는 돈을 벌어서 뭐하냐고 그래요. 자식(교육) 그런 것도 안 하는 줄 알아요. 여기 사장님들 서울대학교 나오고 유학도 다녀왔다고 그러면, 그래요?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렇게 무시를 해요.”
 
또한 이들은 마을회, 청년회, 부녀회의 주축이 되어 섬마을 정책이나 전망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마을회의 규율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신효순님은 당일코스 관광과 숙박관광이 섬 주민에게 주는 수익 차이를 설명하며, 관광객 배 삯 지원을 숙박관광에 한정한 것을 찬성하였다. “관광객이 많이 찾을 수 있게 해야 되는데. 그래서 손님들이 많이 오시게 많이 시설도 하고 그러는데. 지금 배가 두 번 오가잖아요. 여름에는 세 번, 네 번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숙박 보다는 당일 코스 손님이 많이 느는 거예요. 그래서 산악회. 산악회에서 오면 최소 백 명, 이백 명 와요. 그랬는데 이제 숙박을 안 하고 나가시니까. 식사도 하시는 분들이 있고, 도시락 싸오시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선사 말고는 저기(수익)가 없죠.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거죠.”
 
승봉도의 주민등록상의 주민은 대략 200여명이지만, 상주하고 있는 주민은 약 100여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학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였던 주민들이 다시 섬에 들어와 생활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신효순님 본인은 섬생활 정착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글쎄요. 저는 도시 생활을 하는데도. 그렇게. 여기가 더 좋았나 봐요. 여기에 살면서도 도시에 나가고 싶다. 뭐 그런 거는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결혼해서 10년 정도 돼서 다 나갔죠. 애들 때문에 나가서 살다가 애들이 커서 대학교를 가고 다시 들어왔죠. 그런데 밖에서 사시다가 들어오신 분은 이런 데서 사시는 걸 갑갑해하고 그러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여기서 살 저기가 됐는지, 그런 거 못 느끼고 살고 있어요.”
 
그러나 젊은이들의 적응과 정착은 어려움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여기 젊은 사람들이 관광철에는 많은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니까 좋아라하는데 관광철이 끝나면 다들 못산다고 해요, 우울증에 걸릴 거 같다고 그렇대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런 걸 모르고 적응하면서 사는데.”
 
섬마을 방문에서 조사단도 환대를 받는다. 서검도, 미법도에서 특히 그러했으며, 승봉도 학교 선생님도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만난 것이 즐겁다 하였다. 조사단에게 유난히 살갑게 구는 섬마을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보면, 아마 섬에 사람 손이 귀해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래서인지 사람과 사건이 번잡한 도시생활을 해본 젊은 사람들이 고요하고 단조로운 섬 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에 선뜻 공감이 간다. 이것은 승봉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문제와 함께 섬마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고민에 부닥친 승봉도 주민들의 고민과 전망에서 해결의 실마리 역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인천섬마을조사단 : 김주열, 문경숙, 박상미, 박주희, 심영보
녹취기록 : 김주열
글쓴이 : 심영보
사진 : 문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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