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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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1년
  • 이준한
  • 승인 2013.12.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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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이준한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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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초지일관이다. 안철수 의원 말이다. 지난 1년 동안 바뀐 게 거의 없다. 사나이 대장부가 그렇게 큰 꿈을 품었고 사람을 그렇게 많이 만나왔다면, 그리고 더 큰 거를 배우겠다고 국회까지 들어갔다면 뭐라도 하나 더 배워서 바뀔 성 싶건만. 지난 1년 전에도 말끝마다 국민이라고 하고 새정치라고 했는데 지난 주에 달랑 내보인 게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이다.
지난 1년, 아니 재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치면 지난 2년 동안 안철수는 새정치를 모토로 삼았다. 그런데 아직도 새정치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그 비전을 보이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기자가 질문하자 안철수는 구태정치가 아닌 게 새정치라고 동어반복적 설명을 한 것이 전부이다. 그것도 지난 대선이 끝나고 난 뒤에. 역시나 이번에도 안철수의 새정치가 무엇인지 새로운 말이나 설명이 없다.
인물도 그렇다. 몇 주전 안철수 측에서 실행위원이니 뭐니 하면서 자신의 얼굴들을 선보였다. 안철수 측에서 새정치를 부르짖으면서 선보인 인물들이 어찌하여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여기저기서 꿔온 사람들이 이리도 많은가 하는 느낌을 주었다. 이래서 무슨 바람이나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더 실망스러운 것은 새정치를 한다는 측에서 사람들을 선보일 때 “우리는 앞으로 이러한 것을 하겠오!”하고 국민들에게 약속도 하고 “이러한 것을 꼭 이루겠오!”하는 포부하나 밝히지 않고 달랑 명단만 공개했다는 사실이다. 구태의연하게 세몰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후에 듣기로는 그간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정책을 준비하는 중이기 때문이란다.
애초에는 이번에 안철수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것이고 그 시간도 11월 23일로 잡았다고 했다. 11월 23일은 지난 해 안철수가 후보 자리를 떠난 날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날을 계기로 창당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의 영입이 더디고 지방선거에 어떠한 성과를 낼지 불투명하다보니 ‘창당선언’ 대신 ‘정치세력화’를 선언하기로 바꾸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과거’ 한국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만든 사례가 없었다는 내부의견이 강했단다.
어쨌든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26%로 민주당의 11%보다 더 높아 새누리당의 35%에 더 가깝다. 안철수 신당을 빼고 할 경우에는 새누리당이 43%이고 민주당이 20%이니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적지는 않다(이 조사는 11월 25-28일 성인 1208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진행되었고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가 +/-2.8%포인트다.) 그러나 다들 기억하듯이 안철수의 지지율이 지난 1년 전에는 40%대에 육박했는데 불과 1년 사이에 많이 빠진 것이고 또 지금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어떻게 변화를 겪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는 안철수도 1년 사이에 변화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안철수 주위에도 바뀐 게 없지는 않다. 안철수의 멘토라는 윤여준 전 장관이나 김종인 전 의원도 안철수 곁을 떠났다. 대선 뒤 올 여름에서 안철수 정책연구소의 이사장이었던 최장집 전 교수도 안철수를 떠났다. 또 대선 때 안철수의 경제정책 수립을 주도했다는 전성인 교수도 관계를 정리하는 중이란다. 대선 때 안철수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이었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안철수 신당이 안철수 개인 중심의 사당화를 경계하는 발언을 하는 중이다. 1년 뒤 안철수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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