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만 지질경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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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만 지질경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준비하자
  • 장정구
  • 승인 2013.12.04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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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창]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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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만도에서 바라본 장봉도 풀등과 강화 마니산

‘풀등’, 풀은 모래를 등은 언덕을 뜻한다. 즉 풀등은 바다 한가운데 모래언덕으로 하루 두 번 썰물에 드러났다 밀물에 사라지는 모래섬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類例)를 찾기 어려운 이 풀등이 인천·경기만에는 여럿 존재한다. 그 중 장봉도와 이작도의 풀등은 각각 습지보호지역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데 사리 때면 여의도보다 넓게 모습을 드러내 장관을 연출한다.


백두대간, 비무장지대, 서해안갯벌... 이들은 한반도의 3대 핵심생태축이다. 인천·경기만은 3대 생태축 중 서해안갯벌과 비무장지대(또는 북방한계선)가 만나는 곳으로 한반도 최고의 자연생태계보고이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 하구에 위치한 인천·경기만은 평균 조차가 9미터에 이르러 다양한 갯벌이 잘 발달했다. 특히 장구한 세월, 백두대간에서 한강, 임진강, 예성강을 따라 흘러온 강물과 모래들은 파랑과 조석을 만나 초대형 연안사주(Sand-shoal) 3개를 만들었다. 영종도에서부터 덕적군도와 이작도로 이어지는 사주, 강화도에서 장봉도를 거쳐 뻗어있는 사주, 그리고 볼음도와 주문도에서 우도로 이어지는 사주가 바로 그들이다. 이 연안사주들은 매우 역동적이고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매우 뛰어난 세계적 자연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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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옥죽동 사구

지난해 환경부는 국가지질공원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국가지질공원은 세계지질공원(World Geopark)과 마찬가지로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 관광 등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이다.

올해 2월 제주도, 울릉도와 독도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고 얼마 전에는 부산의 낙동강 하구, 태종대, 오륙도 등이 세 번째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환경부가 지질유산의 조사, 지질공원 학술조사와 연구, 지질공원 지식정보의 보급, 지질공원체험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보급, 지질공원관련 국제협력, 관리와 운영 등을 지원하게 된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역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아무런 제약이 없고 오히려 이들을 보존하고 교육 및 관광사업 등에 활용하여 인구 및 관광객 증가, 고용 창출 및 소득증대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광주, 경북, 강원도 등 여러 자치단체들은 벌써부터 국가지질공원 인증에 앞을 다투고 있다.


독립된 문화와 생태, 경관을 간직한 인천·경기만. 오랜 삶과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앞으로도 많은 생명들의 터전이다. 그런 인천·경기만이 어족 자원의 고갈, 온난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의 변화, 외부 자본에 의한 난개발 등 크고 작은 부대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핵폐기장 위기에서 벗어난 굴업도, 지금은 한 대기업 계열사가 통째 사들여 골프장과 해양관광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사승봉도와 작약도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주식회사 법인의 소유 섬들로 개발기회를 보고 있다. 인천·경기만 바다 속에선 수억톤의 모래를 파냈다. 아파트 건설 붐으로 강모래가 부족해지자 바다모래까지 뽑아낸 것이다. 인천앞바다에서 파낸, 공식적으로 집계된 모래만으로도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천릿길 경부고속도로 위에 폭25미터, 높이25미터의 성을 쌓을 수 있다. 세계5대갯벌로 서해안갯벌에서 마지막 남은 강화갯벌엔 대규모 조력발전 건설 계획이 있다. 인천·경기만의 현주소이다.


백령도 사곶해변과 콩돌해안, 두무진, 대청도 옥죽동과 사탄동 해안사구, 소청도 분바위와 소연평도 얼굴바위, 강화남단갯벌 천연기념물과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덕적도 서포리해변과 백아도 남봉암릉, 굴업도 목기미해변과 해식지형...... 쌓이고 깎이고 장구한 세월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이들은 모두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천·경기만의 지질경관자원이다. 이들은 모두 국가지질공원으로 자격이 차고 넘친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존지역과 함께 3대 자연환경보전제도 중 하나인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충분하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특별한 지구과학적인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상으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에 대하여 인증하는 제도이다.

이제 환경훼손 막개발이 아닌 인천·경기만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고민해야 한다. 지질경관자원의 국가지질공원, 세계지질공원 인증부터 준비하자. 

대이작도 풀등.jpg
대이작도 풀등

영종도북단 수하암의 저어새.jpg
영종도 북단 수하암의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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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평도 얼굴바위

울도등대에서 바라본 덕적군도.jpg
울도 등대에서 바라본 덕적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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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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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 2013-12-04 11:54:39
너무나 안타까운일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소중한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하도록 우리가 바뀌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꼭 지켜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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