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쌀과 콩으로 온전한 단백질 섭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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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궁합 쌀과 콩으로 온전한 단백질 섭취를
  • 이현주
  • 승인 2014.01.05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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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하는 한방 채식여행] 이현주/기린한약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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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아침, 떡국을 먹고 한 살을 더 먹는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다.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이 주는 아쉬움도 크지만 말이다. 언젠가부터 거울을 보다가 흰머리가 보이는 게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친구들과 만나면 늘어나는 흰머리를 염색 할까 그냥 둘까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내비 두는 쪽으로 마음을 낸다. 화이트가 더 우세해지면 아예 은발이나 금발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 앞으로도 지금 살아온 것 만큼 살 수도 있을 텐데, 금발의 기린으로 살아보는 것도 좀 멋있지 않을까 혼자 웃음 지어본다.

떡국을 끓이기 위해 먼저 다시마와 표고를 우려 채수를 준비했다. 표고는 우려내고 나서 채를 썰어 고명으로 얹어도 좋지만, 이번에는 두부를 구워서 얹어보기로 했다. 가늘게 채를 썰어 들기름에 약간 노릇하게 구워 씹히는 맛을 내면 더욱 고소하다. 요리를 할 때 재료가 적게 들어갈수록 음식 맛은 담백하면서 깊어진다. 마치 여러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한사람과 오래도록 깊이 정을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채식을 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식재료들의 본래가진 맛과 친숙해졌다는 점이다. 소스를 곁들이지 않은 생야채를 씹어 먹는 것이 얼마나 고소한지 알게 되었고, 마늘이나 양파 등의 향신료를 넣지 않고 담백하게 조리한 음식이 지닌 부드럽고 깊은 맛을 즐기게 되었다. 떡국의 부드러운 식감을 들기름에 구운 고소한 두부가 살려주는 묘미 또한 그러하다.

[기린의 채식레시피 ]

구운두부를 얹은 현미떡국

1. 떡은 미리 씻어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딱딱하게 굳은 떡이라면 미리 물에 담궈 부드럽게 해두어도 좋다. 썰어 놓은 떡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시원한 곳에 두고 자주 물을 갈아주면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

2. 채수를 끓인다. 다시마와 말린 표고를 넣고 10분간 끓인 후 다시마는 건져내고 집간장을 넣어 밑간을 한 후 한소끔 더 끓인다.

3. 두부는 채썰어 들기름에 노릇하게 굽는다.

4. 채수가 끓으면 떡국을 넣고 끓여준다.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조금 더 끓여준다. 이때 취향에 따라 들깨가루를 넣어도 좋다.

5.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한다.

6. 그릇에 떡국을 담고 구운두부와 김을 고명으로 얹는다. 표고를 채썰어 양념하여 얹어도 좋다. 통깨를 살살 뿌려준다.

현미는 맛이 달면서 성질은 평하여 어느 체질에나 무난하다. 주로 소화를 돕고 간을 이롭게 하면서 노폐물이 정체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변을 잘 통하게 하여 변비를 해소시키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서양인들의 주식인 밀의 성질은 약간 찬 편이다. 그것은 서양인들의 체질이 동양인들보다는 다소 열이 많은 편이라 평소에 열로 인한 병증을 다스려주는 밀이 주식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한국인들이 매일 밥상에서 먹어온 쌀이 한국인들의 체질에 딱 맞는 것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쌀에는 성인이 섭취해야 할 필수아미노산 중 리신은 적고 메티오닌이 풍부한데, 콩에는 반대로 메티오닌은 적고 리신이 풍부하다. 이 두가지를 함께 먹으면 단백질을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매 끼니마다 쌀밥을 먹고 콩으로 만든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요리를 해 온 조상들이 얼마나 과학적인 음식궁합을 밥상 위에서 구현해왔는가 감탄이 절로 난다. 떡국에 곁들인 두부가 왜 더 고소했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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