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문화행사 축소, 소비 주춤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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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 문화행사 축소, 소비 주춤 언제까지?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5.0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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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 위축, 자영업자 살릴 대책 마련 필요


세월호 대참사로 인한 애도 분위기 속에서 문화행사가 취소 혹은 연기되고, 시민들도 유흥과 외출을 삼가면서 외식 소비가 얼어붙었다.


인하대 언어교육원 주최로 지난 2일 개최 예정이었던 ‘2014 세계음식축제’는 6회째를 맞아야 하지만 올해는 열리지 못했다. 함께 오픈하기로 한 시화전 등 문화 행사도 취소됐다.


남동문화예술회관은 지난달 25일 선보이려고 했던 ‘뒤끝없는 프로젝트’를 6월로 연기하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숨겨진 끼를 펼치는 ‘동락, 열린무대’는 취소했다. 인천교통방송과 함께 하는 ‘소래, 바다 그리고 우리의 노래’ 특집 공개방송은 오는 10일에서 다음 달 21일로 날짜를 조정했다.


치킨, 피자 등 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외식업 경제상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수구에서 치킨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53) 씨는 “아무래도 (세월호 사건)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매출이 10% 이상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배달 주문은 크게 변동이 없지만 예전처럼 홀에서 술을 마시는 ‘어른 손님’은 거의 없다. 치킨을 주문할 때도 예전처럼 술을 곁들여 찾는 사람은 드물다”고 전했다.


남동구에 있는 피자배달 업체 운영자 김모(51) 씨도 “4월 중순부터 배달주문이 현저히 줄었다”면서 “지난 연휴에 매출이 조금 상승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주변 사람들도 술 약속은 피하는 분위기다. 술 마실 기회가 있어도 눈치 보며 한두 병 먹는 정도지 예전처럼 2차, 3차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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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송림동 식당가와 주점거리


어린이날을 맞아 신나는 나들이를 계획했던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봄맞이 소풍계획을 축소하거나 변경하고 있다.


연수구 A유치원은 경기도에 있는 테마파크로 가기로 했던 봄 소풍 일정을 시 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취소하고 근교 견학으로 대체했다. 소풍을 전면 취소하지 않고 근교로 대체한 데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치원 교사 김모(35) 씨는 “학부모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가 밖에서 뛰어놀기를 바란다. 세월호 사건이 난 후에도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서 아이스링크에 갔고, 아이들이 전원 참석했다”고 전했다.


남구 용현동에 위치한 B어린이집은 지난달 말 예정했던 나들이를 무기한 연기했다가 오늘에야 월미도에 다녀왔다. 보육교사 조모(29) 씨는 “타 지역으로의 소풍을 자제해 달라는 보건복지부의 권고가 있었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가슴 아프고, 나름의 애도도 필요하겠지만 아이들까지 슬픔 속에 갇히게 할 수는 없어 취소하지 않고 진행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던 소풍이나 나들이가 재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린이날도 대폭 축소해 진행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김밥, 치킨, 피자 등이 매출이 줄어들면서 서민경제의 밑바탕이 되는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현실이다. 각종 단체 회식도 줄면서 식당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소비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줘 민간소비 증가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2분기 중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 분기에 비해 0.22%포인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KDI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1분기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3% 증가해 전 분기(0.6%)보다 둔화된 상태에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108)과 같았지만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다음달 소비자심리지수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월호의 충격 속에 경기 위축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영세한 자영업과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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