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 네트워크, 스페이스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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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 네트워크, 스페이스 ‘Bin’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6.15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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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공간탐방③ 연수역,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빈


“무명이나 언더 뮤지션은 불러주는 데가 별로 없어요. 실력 문제가 아니죠. 얼굴이 많이 노출됐느냐 아니냐의 차이예요.” 

‘Bin’의 문화콘텐츠 디렉터 이상호 씨의 말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빈은 이름 그대로 ‘비어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공연, 강좌, 전시, 퍼포먼스 등 무엇이든 벌어질 수 있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곳,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는 곳. 지난 3월, 수인선 연수역에 공연과 전시, 책과 커피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 ‘Bin’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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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하지만 누가 공연하느냐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신하게 될 ‘Bin’의 무대 ⓒ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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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콘텐츠 디렉터 이상호 씨(흔들렸지만 웃는 모습이 좋아서 이걸로 골랐다)  ⓒ 이재은



문화콘텐츠 디렉터 이상호 씨는 음악을 전공하고 25년간 대중음악 분야 기자 활동을 했다. 지금은 음악협회 회보를 만들면서 문화콘텐츠 기획자 일을 겸하고 있다.


그의 고향은 연수구 청학동이다. 30년 만에 인천에 돌아와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났고, 그 중 한 명과 뜻이 맞아 오랜 숙원이었던 복합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 음악기자 생활을 하면서, 실력 있는 음악가는 많은데 대중에게 부각되거나 인정받는 사람은 적다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을 끄집어내는 일이 기자의 업이라고 여겼고, 그들이 좀 더 많이, 안정적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왔다.


‘Bin’은 네트워크 개념으로 운영된다. 각 지역의 대표가 존재하고, 각각의 공간은 콘텐츠를 공유한다. 연수역이 자리를 잡으면 올해 안에 3개, 내년까지 5개로 공간을 늘릴 계획이다. 요일별로 월요일은 연수동, 화요일은 부평, 수요일은 수원 등으로 뮤지션 순회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공간 주인장은 다양한 음악인을 소개해서 좋고, 뮤지션은 안정적으로 공연할 수 있어서 좋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공연이나 전시가 아니라 ‘의미 있고’, ‘기발한’ 콘텐츠가 돌고 돌 수 있어 효율적이다.


“최초의 문화 네트워크를 꿈꾸고 있어요. 서울 중심의 위성도시, 이를 테면 일산, 수원, 부천, 안산, 성남 등에 Bin을 오픈하는 거죠. 자리가 잡히면 이곳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아요.


거길 가면 그 뮤지션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겁니다. 공간에 이미지를 부여하는 거죠. 모두가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거예요. 한 팀에게 200만원을 줘야 했던 주인장은 같은 가격에 5팀을 부를 수 있죠. ‘이름값’을 덜어내면 가능한 방법입니다. 음악가는 적더라도 안정적인 보수를 받는 편이 더 좋아요. 이런 구조가 유지되면 음악인들도 더불어 행복해질 수밖에 없어요.”


시민들은 적은 비용으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낯선 음악을 접하고,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지속적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규모는 작게 할 생각이다. 화려하면 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무대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욕심을 많이 내지 않았는데 이곳은 기대 이상으로 잘 꾸며진 것 같아요. 낮에는 사랑방처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누구든 와서 활용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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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문화공간 ‘bin’의 내부. (그림, 사진) 전시장, 북카페로도 활용된다. ⓒ 이재은



평일은 강좌를 열고, 금요일은 지역의 젊은 음악인(인디밴드)들 무대로 꾸민다. 토요일에는 기성 뮤지션을 불러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일요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실용음악은 문제가 많다. 음악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우후죽순으로 실용음악과가 생겼다. 문제는 그 과를 졸업해도 딱히 할 게 없다는 것이다. 얕은 교육으로 단순하게 졸업생을 배출하는 학교가 많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실용음악이 뭔지 알려주려고 해요.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어요. 미리 예약을 하면 전문가가 날짜를 잡아서 상담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는 거예요. 재주 있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공연도 할 수 있고요. 현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과 이곳을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그럼으로써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문화소외계층을 초대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어요.”


그는 예전에 경인방송에서 조용필 노래‘만’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적이 있다. 최근에는 국립자연휴양림을 무대로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숲속 음악회’, ‘아이와 함께 하는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자연+사람+문화’는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숲속에서 즐긴 프로그램을 도시로 가져오고, 반대로 도시에서 만든 콘텐츠를 숲속에 가져가기도 하면서 생생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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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 음반과 책으로 가득한 카페. ⓒ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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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Space BIN]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arthallbin

주소 연수구 함박뫼로 50번길 95 시그마빌딩 1층(연수구 연수동 568-14)

전화 070-4575-1102(open 오전 10시-오후10시)


-6월 공연 안내-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빈이 '뜨거운 여름, 핫한 음악회'를 선보인다. 두 말할 필요 없는 대단한 뮤지션들이 인천 연수동의 작은 무대로 모인다.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과 신화, 역사와 미래를 두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다.


<한여름밤의 음악축제>

6. 21(토) 오후 7시

‘모던 록의 새로운 바람’ - 리빙스톤데이지 & 우주로 간 다람쥐


6. 28(토) 오후 7시

‘빈티지 어쿠스틱 라이브’ - 선주의 음악정원

‘화끈한 록음악과 시원한 맥주 파티’ - 와이키키브라더스 밴드


6. 25(수) 저녁 7시

싱어송라이터 구자형 - 구자형의 연애편지

구자형은 70년대 중반 전인권, 강인원, 남궁옥분 등이 참여했던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운동 모임 ‘참새를 태운 잠수함’을 이끌었던 싱어 송 라이터다. 1982년부터 2006년까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의 작가로 활동했고 ‘난 널' 등 3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현재 4집 ‘Shout The Battle Cry Of Freedom’을 녹음 중이다.


6. 26(목) 저녁 7시

찔레꽃 감성의 포크록 싱어 박노찬 - 박노찬의 첫사랑

박노찬은 부산 출신이며 홍대, 미사리, 일산, 부산 서면 등의 라이브 무대에서 오랫동안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스팅을 좋아하고 브라이언 아담스의 곡을 애창하며, 김현식과 김광석을 사랑한다. 최근 첫 싱글 ‘고독의 도시’(박노찬 작사, 작곡)를 발표했다.


6. 27(금) 저녁 7시

구자형+박노찬


빈의 공간은 작고 아담하다. 그래서 음악인들 가까이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없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선착순 50명 이외에는 공연 당일 입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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