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노동운동의 현장, 조선기계제작소 사택 건물 발견
상태바
인천 노동운동의 현장, 조선기계제작소 사택 건물 발견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10.19 2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회 인천노동평화발자국 행사 진행중 주민 증언으로 실물 확인

동구 송현동에 위치한 조선기계제작소 일본인 간부 사택 추정 건물(사진제공=이성진)

인천 노동운동의 현장을 찾아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인천노동평화발자국' 답사 중에 옛 조선기계제작소(현재의 두산인프라코어)의 일본인 간부 사택건물과 기술직 노동자 사택 건물 일부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노총인천본부 통일위원회와 인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 공동으로 주최해 지난 10월 18일에 진행된 제1회 '인천노동평화발자국' 답사길에 만석동과 송현동 일대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그곳에 오래 거주했던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돼 신빙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진행된 제1회 '인천노동평화발자국' 행사는 기존에 인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 인천이 겪었던 전쟁의 현장을 찾아가는 '평화발자국' 행사의 취지를 이어가면서 여기에 인천노동운동의 역사적 현장과 산업평화의 의미를 주제로 동구 일대의 옛 공장 일대를 둘러보는 행사로 시범실시됐다.

‘노동의 현장에서 평화를 찾다’는 주제로 오전10시 인천역에서 출발해 진행된 노동평화발자국 행사는 일제강점기부터 70년대까지 인천지역 노동운동의 중심이었던 동일방직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이어 노동자들이 살았던 괭이부리마을과 주요한 대단위 공장이 들어섰던 만수부두 일대를 둘러본 후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위치했던 일꾼교회까지 이어졌다. 
 
이성진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의 안내와 해설로 진행된 이날 답사 과정에서 대단위 공장이었던 조선기계제작소의 기술직 노동자들의 숙소와 함께 일본인 간부들의 사택이 별도로 건축되었으며, 공장 근처인 만석3동에서는 기술직 노동자들의 사택이, 공장가 떨어진 주택가인 송현동에는 일본인 간부들의 사택이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는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일반 노동자들의 숙소가 위치했다는 사실만 알려져왔다. 

이에 대해 이성진 대표는 "답사하는 우리들을 보고 경계하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옛 조선기계제작소의 일본인 간부 사택이 송현동에 위치했다는 사실과 제2공장 기술직 노동자들의 숙소 일부가 만석3동에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축학적 측면에서 검증을 해봐야 하겠지만, 인천의 대표적인 노동운동의 현장이자 산업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천 조선기계제작소에서 제작 도중 종전으로 건조가 중단된 마루유 잠수정. (사진 출처=조우성 소장 사진)

1937년 6월 설립된 조선기계제작소는 일제말 대륙침략을 위한 군수공장으로 설립돼 일본 소재 3곳의 군수공장과 함께 육군 수송용 마루유급 소형 잠수정을 생산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방 후 적산으로 정부에 귀속된 후에는 전국노동자평의회 소속 인천 노동자들이 공장을 자주관리하며 인천의 진보적 노동운동의 중심 공장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1946년 김두한을 중심으로 한 서북청년단이 용산 기관구에 이어 인천기계제작소를 폭력으로 접수하면서 인천의 진보운동을 탄압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63년 3월 국영 한국기계공업(주)로 재발족한 이래 대우중공업을 거쳐 현재는 두산인프라코어가 가동중에 있다. 

조선기계제작소의 일본인 간부와 제2공장 기술직 노동자 사택, 그리고 괭이부리마을에 존재하는 일반 노동자들의 사택 등의 확인된다면,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인천의 노동운동사를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노총인천본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시범실시된 제1회 '노동평화발자국'에 이어 민주노총인천본부는 앞으로 인천지역 노동의 역사를 현장체험하는 노동교육프로그램으로 '인천노동평화발자국'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만석3동의 위치한 조선기계제작소 제2공장 기술직 노동자들의 사택 추정 건물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위치한 조선기계제작소 일반노동자 숙소 전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