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만든 부채, 경영평가로 퇴출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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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만든 부채, 경영평가로 퇴출 수순 밟나?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10.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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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인천의료원, '제2의 진주의료원' 되나 ②

인천의료원을 찾은 노인과 시민들

인천의료원이 현재와 같이 만성적인 적자와 함께 임금체불까지 걱정해야 하는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인천시의 대규모 기채 발행 때문이다.
 
2004년까지도 인천의료원 직원들의 임금은 일반 공무원에 비해 형편없는 적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당시 퇴직금누진제를 실시해 임금의 차이를 일부 보전했다. 그런데 행전안전부가 퇴직금누진제를 없애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일괄 없애도록 압력을 넣었고, 인천시는 이를 없애기 위해 그때까지 누적된 퇴직금을 일관 정산해야 할 상황에 이르자, 기채 70억원을 발행해 퇴직금을 지급하고 누진제를 없앴다. 그러나 70억원은 인천시의 기채가 아닌 인천의료원의 부채로 남게 되었다.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의료원지부위원장은 “2005년부터 매년 2~3억원의 이자가 지속적으로 내가면서 의료원 운영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 기채 부분에 대해 인천시는 책임을 지지 않고 의료원 예산 문제로 남겨뒀다. 2011년부터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상환을 해야 하지만, 이 또한 인천시는 인천의료원에 부담을 전개했다. 현재의 인천의료원의 경영위기는 인천시의 무책임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현재도 인천의료원 직원들의 임금은 인천시의 타 출연기관 직원들의 기본급에 비해 한 단계 낮다. “지난 2013년에 이르러서야 공무원 임금표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아직도 16개월 정도의 재직기간 적게 재직한 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인천의료원은 상여금 물론 기본급까지 채불되는 상황이 매년 연말 발생하고 있다.”고 인천시를 비판했다.
 
인천시의 공공의료기관이면서도 인천의료원은 인천시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한때는 의료장비와 시설도 형편없이 시민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어려운 가운데 최근 수년간 국비를 따내면서 매칭사업으로 의료장비와 시설 현대화에 힘써 지금은 좋은 의료장비와 시설개선도 이루어져 서민 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가 지금처럼 연간 40억원만 지원하면 인천의 서민들에게 품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천의료원. 그러나 매년 40억 가운데 10억원을 기채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인천시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추경에서 의료원 예산 10%를 삭감한 데 이어, 내년도 예산에서도 큰 폭의 예산삭감을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존재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원종인 보건의료노조 인천의료원지부 노조위원장

아무리 인천시 재정이 어려워도 서민들의 목숨 지킬 진료 포기할 수 없어
 
공공의료원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 당선 이후 인천시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된 배국환 부시장은 연일 인천시민에게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출자출연기관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7일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배 부시장은 “진통제 처방은 임기응변으로 고통을 넘기기 위한 것이다. 암 환자에겐 근본적인 수술을 해야 한다.”며 어떤 분야의 예산을 줄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예외가 없으며 모두가 고통을 분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일보, 10월 20일자 기사 참조)
 
이런 와중에 인천시는 지난 16일 인천시 산하 출연기관 10곳의 2013년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인천경제통산진흥원이 100점 만점에 86.63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인천발전연구원이 83.67점으로 나등급에 들었다. (인천일보, 10월 17일자 기사 참조)
 
이어 인천의료관광재단, 인천테크노파크, 인천국제교류재단, 인천문화재단, 송도글로벌대학운영재단이 70점대로 다등급으로 평가됐다. 반면 인천정보산업진흥원, 인천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인천의료원은 60점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경제통상진흥원, 인천신용보증재단, 인천테크노파크가 나등급, 인천의료원, 인천국제교류재단, 인천의료관광재단이 다등급을 받았다.
 
시는 인천의료원이 가장 경영평가가 낮은 것과 관련해 경영성과가 나빴고 대표의 리더십전략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의료복지시설인 인천의료원의 근본성격을 간과한 평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인천시가 책임져야 할 지방채 부채를 인천의료원에 전가해서 나타난 평가이기도 하다.
 
기자가 인천의료원을 찾은 이날 오전에도 인천의료원은 나이든 노인과 노동자들, 아이를 엎은 아주머니들로 원무과 앞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인천의료원이 없어지면, 이들은 어디로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300만 도시 인천에서도 비싼 병원비 때문에 치료조차 포기하는 서민들이 속출한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해오던 경영평가이긴 하지만, 내년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의료원이 경영평가에서 꼴찌로 나타난 결과는 인천의료원에 심각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비용절감 압박이 계속되다가, 결국 ‘진주의료원’처럼 퇴출되는 길로 가게 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계속)
 
인천의료원 로비에 걸려 있는 "따뜻한 공공의료"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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