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회, 도시 발전과 시민 방송주권 찾기 위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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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회, 도시 발전과 시민 방송주권 찾기 위해 나서야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11.05 0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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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방송 주제 토론회에서 다양한 방안 제시돼

 사진제공=인천미디어시민위원회

300만 도시 인천이 방송사각지대로 여전히 방치된 가운데, 인천의 내실 있는 도시발전과 소외된 인천시민들의 방송주권을 되찾기 위해 인천시뿐만 아니라 인천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됐다.

인천미디어시민위원회가 주최하고 주안영상미디어센터와 [인천in]이 후원한 “인천지역방송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발표자들과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인천의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천은 방송과 인연이 없는 도시?

주제발표를 맡은 장우식 인천N방송센터장은 “방송이 나날이 진화하고 모바일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까지도 인천은 방송과 너무도 인연이 없는 도시”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 센터장은 여타 광역시와 비교해 공중파 방송으론 유일하게 경인방송만 존재하는 인천의 방송 부재현상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인구 50만 정도에 불과한 경남 창원시에도 6개의 방송국이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인천 KBS 수신료를 부산권역보다 많이 내는 인천이 서울과 인접했다는 이유로 방송주권의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센터장은 인천에 방송이 부재함으로 인해 지역 현안에 대한 이슈화가 어렵게 되고, 건전한 지역문화 창달의 구심점도 부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사업의 발전가능성이 희박해지고 도시 브랜드와 이미지도 실추하게 되고, 지역 민원의 중앙정부 전달력도 다 도시에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장 센터장은 인천의 방송현실이 이처럼 열악하게 된 이유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현실인식 부족과 시민들의 권리 포기가 악순환을 이룬 가운데,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중앙정부와 언론의 견제에서 찾았다.

뉴미디어시대를 맞아 그나마 인천시가 중앙정부의 재원을 끌어들여 구축하고 있는 미래형 미디어 인천N방송이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한 장 센터장은 그러나 인천의 내실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등 다양한 방송이 인천에 구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장우식 인천N방송센터장


민영방송 OBS, 공영방송 KBS, 아리랑TV ?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이한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OBS경인TV의 인천 이전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OBS의 방송 재허가 조건에 방송국 인천 이전이 명기돼 있는 만큼 인천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현재 계양구 계산택지 터미널부지에 방송국 건물을 건립중이으로 오는 2017년 5월에 방송시설이 준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OBS에 대한 인천사회의 인식이 제고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는 경기도에 가 있고, OBS의 방송내용과 소재, 그리고 방송국을 운영하는 인재 등에 대해 인천사회가 무관심한데, 이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 OBS를 인천의 지역방송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남양주종합촬영소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수도권에 촬영소가 필요하게 된 상황인데, 이를 인천에 유치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지역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KBS 총국 설치는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17개의 아시안게임 경기장 중 일부를 방송 연계시설로 활용하는 것도 인천의 방송을 활성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김현식 파워블로거협동조합 상임이사는 과거 아리랑TV의 설립과정에 참여하고 방송통신심의원으로 활동하는 등의 방송정책 전문가로, 인천이 미디어의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는 현실을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특히 인천에 공영방송 네트워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시민의 권리가 침해된 것을 방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3대 도시 인천이 지역성을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서울의 변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라며, 인천의 지방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는 미디어의 세 가지 기능 즉 언론으로서의 기능, 산업으로서의 기능, 생활로서의 기능을 설명한 뒤 인천이 미래지향적으로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미디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인천은 더 이상 서울의 관문이 아닌 글로벌 교류의 중심도시를 지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방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방송 사각지대 인천의 활로를 찾는 한 방법으로 아리랑TV의 송도 유치도 제안했다. 한류를 선도하는 아리랑TV는 국가전략적으로 키워야 하는 방송국인데 인천의 미래도시정체성과도 잘 맞는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인천의 시민사회가 지금이라도 나서 공영방송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지방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야 하며, 만약 KBS가 끝내 이를 거부한다면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N방송에 대해서는 모바일방송의 새로운 모델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지역문화포털”로서 구축해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한구 문화복지위원장과 김현식 상임이사 
 

풀뿌리언론과 마을미디어, 인천N방송?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양회구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소장은 김현식 이사의 발제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인천의 미래지향적 정체성을 “글로벌”로 설정하는 것은 기간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한 방향이라며, 글로벌을 지향하면서도 지역의 내실 있는 풀뿌리미디어의 중요성에 착근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그 구체적 사례로 인천 남구가 지향하고 있는 남구>를 설명했다. 마을 속에서 미디어가 작동하고 이를 시민들과 함께 하는 미디어교육이 확산되며 문화산업진흥지구에서 스토리산업이 일어나고 이러한 토대 위에 주민화합과 소통이 생활적 차원에서 활성화되는 남구>의 새로운 시도와 지향이 인천에 진정 필요한 풀뿌리 공동체미디어를 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또 공공에서 만든 인천N방송과 시민들이 만든 인터넷언론 [인천in]이 성격과 목적은 다르지만 인천에서 의미있게 자리잡은 지역언론의 한 모델이라며, 지역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이들 언론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의 협동을 강조했다.

시민단체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가한 박재성 인천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은 인천의 시민단체 역량이 다른 도시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양산 골프장 문제 같은 현안들이 8년씩이나 끌어오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방송과 언론의 부재에서 찾았다.

KBS 인천총국 유치에 대해 지역사회와 언론 일각에서 반기지 않는 분위기와 우려가 있다는 것도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만, 공중파 방송이 없음으로 인해 인천시민들이 보는 피해는 너무다 크다며, 인천에는 온통 LNG가스기지, 화력발전소, 쓰레기매립지 않은 공해시설만 가져다놓아도 지역의 여론과 언론이 뭉치지 못하니까 피해만 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8조원대에 이르는 인천시의 부채도 인천언론과 방송이 힘이 있어서 제 목소리를 냈다면 과연 지금처럼 큰 부담으로 남게 됐을까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박 위원장은 지금부터라도 지역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을운동단체에서 활동하는 박 위원장은 마을미디어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미디어기관들이 마을미디어가 성숙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계획과 예산, 지원 등을 해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임종우 인천미디어시민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방분권시대가 강조된 지도 꽤 됐지만 인천은 아직도 중앙집권시대”라고 운을 뗀 뒤 인천의 방송 네트워크가 전연 부재한 현실에서 백지를 놓고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임 처장은 특히 인천N방송이 인천 방송네트워크의 허브이자 플랫폼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인천지역방송은 마을 단위 미디어가 기본이 돼 발전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 처장은 두 가지를 제안했는데, 인천미디어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방안과 함께 인천시민미디어네트워크를 조직해야 할 필요성도 제안했다.

 토론자 양회구 소장, 박재성 운영위원장, 임종우 사무처장(오른쪽부터)

시민방송? 인천방송의 백가쟁명을 기약하며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인천N방송에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 시민이 아직도 시민들이 인천N방송을 잘 모르고 어떻게 찾아들어가야 하는지 홍보가 안 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류이 주안미디어축제 예술감독은 “오늘 토론회에서 그야말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향이 제출돼 흥미로운 자리”라고 평가하면서 두 가지 점을 숙고할 것을 제안했다.

하나는 인천시가 만든 인천N방송을 과연 인천시가 시민의 통제 밑에 둘 것인가, 즉 인천시민에게 인천N방송을 줄 것인가를 따져봐야 한다며, 인천N방송이 갖춰야 할 공공성을 위해서도 ‘시민위원회’ 같은 조직을 상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인천시민의 관점에서 방송을 염두에 둘 때, “어떤 방송이 가장 중요하냐”는 점을 묻는다면, 공영방송 KBS, 민영방송 OBS는 답이 아니고 아직 준비도 안 된 것 같다며, 지금이야말로 시민방송을 만들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인천 방송에 대한 전략적인 고려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인천 방송에 대한 백가쟁명의 다양한 논의와 제안들이 쏟아진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곽한왕 인천미디어시민위원회 대표는, “앞으로 이런 토론회를 계속 열면서 논의를 축적하고 공론화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후속된 자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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