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어려움, 노력으로 극복해 시민들과 만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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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 어려움, 노력으로 극복해 시민들과 만나야죠!”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2.15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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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올해의 인천 인물/단체’ - ①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
2014년도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 역시 인천지역 곳곳서 종횡무진 활약한 인물들이 있었고, 이들에 의해 올해 지역사회에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인천in]은, 올 한해 지역사회 여러 카테고리에서 활약한 인물 및 단체,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한 해를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소회해 봤다.

첫 번째로 [인천in]은 올해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획 공연을 준비해 대시민 서비스에 노력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한은숙 공연기획팀장과 정수산나 공연기획팀원을 만나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눠 봤다. 20주년을 맞아 연극과 클래식 음악회는 물론 영상콘서트와 인디 밴드들의 공연 등 그야말로 다양한 예술문화를 소개하는 데에 일면 성공한 공연기획팀이지만, 당장 내년 인천시가 처한 ‘재정난’이 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이들은 올 한해 어떻게 이 재정난을 극복하며 활약해 왔고, 내년에는 어떻게 이 난국에 대응할 것인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야경 (사진 출처 = 인천도시공사)

- 예술회관 20주년을 보내며 -
 
배영수 [인천in] 기자 (이하 배) : 올해 예술회관이 20주년을 맞아 참 다양한 공연들을 많이 열었어요. 재정난도 있었을 거고, 지역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채 올라오지 못한 상황에서도 괜찮은 질의 공연이 많이 열려서, 이 상황에서 이보다 더 잘할 수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네요.
 
한은숙 공연기획팀장(이하 한) : 글쎄요, 아무래도 외부와 내부의 시각차가 좀 존재하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우리는 기존하고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기획에 고민했는데, 예산이 매해 삭감되고 있다 보니 막상 타이틀이 무색한 측면도 있었고, 잘된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주년을 단기적인 성과나 실적에 기대지 말고, 앞으로 20년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거냐, 그걸 최우선 고민에 두고 어떤 기획을 해야 하나 등의 세부적인 고민을 했던 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아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런 생각으로 기획에 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수산나 공연기획팀원(이하 정) : 작년까지는 공연기획팀이 내부에 없었어요. 아마 그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있겠죠. 한 해 결산과 이후 방향성 제시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단일팀으로서는 버거운 문제가 있었고 여러 아쉬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주년을 기념하려는 노력들은 부족하지 않았다 자평하고 있어요.
 
배 : 올해 기획공연들이 참 많이 열렸어요. 개인적으로도 가 보면 “아, 인천서 이젠 이런 공연도 하네”같은 색다른 경험도 꽤 했던 듯합니다. 외부에서도 이런 평가가 상당히 호의적이어서 놀랐어요. 보통 ‘관’이 한다고 하면 삐딱하게 보는 것도 많은데 말예요.
 
한 : 방향성 부분에서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팀이 따로 구성되면서 기획공연에 대한 ‘포지션’의 부분을 고민 안할 수 없는 문제거든요. 우리 예술회관을 공연장만 놓고 봤을 때 예술단(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 공연이 있고, 대관이 중심이 되는 상업적 공연도 있습니다. 예술단 공연은 그들의 존재목적에 운영되는 것이고, 상업공연은 말 그대로 상업성의 것이라면, 우리는 그 중간의 역할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만들 것인지를 고민했던 거죠. 그 결과 우리는 그 ‘틈새’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양하게 지속적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게 된 것입니다.

정 : 우리 입장에서 사실 소규모 예산 갖고 세외수입도 하려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대관 중심의 상업성 공연을 하면 될 겁니다. 그게 일반적인 시각에서도 쉽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봐요. 예산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단체 및 기획사가 영리를 일부분 챙겨가는 역할에서 우리는 그 중간 다리의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한 순수 예술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그것이 아무리 대중적이라 해도 일반 기획사의 대관공연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우리가 이를 메워주어야 할 이유도 있다고 봤던 거죠. 영리 목적에 부족한 순수예술의 콘텐츠가 그곳에도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회관의 기획공연은 그런 방향이 될 것 같습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밴드 데이] 공연.

- 기획공연의 세부 성과 -

1. 밴드 데이

 
배 : 그럼 올 한해 예술회관에서 했던 기획공연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기획 자체를 ‘브랜드 네임’으로 걸고 진행한 것들이 많아 보여요. 그 중에서도 홍대나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격월로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 [밴드 데이]는 꼭 언급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중들에게 가장 지지를 받았던 성격 같기도 해서 말예요.
 
정 : 사실 관객 수나 성과에 초점을 맞춘 기획은 아니에요. 올해 [밴드 데이]의 결과보고서를 만들면서 예매자 분석 작업도 좀 해봤는데, 2030 세대 위주의 공연을 한번 잘 만들어 보자는 의도는 다행히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인천지역의 관객들이 얼마나 오는지도 조사해봤는데 밴드들이 데리고 오는 팬 숫자에 비해서도 인천지역 관객도 생각보다는 많은 부분을 발견해서 지역에서 관객들이 이런 성격으로 요구하는 콘텐츠의 충족 욕구는 어느 정도는 이뤄냈다 생각합니다. 서울 홍대까지 갈 필요 없이 가까운 데서 공연을 보게끔 하는 목적을 달성했으면 했던 부분이어서 일정 부분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봐요.
 
배 : 반응이 특히 좋거나 관객들 몰이를 평균 이상 했던 팀들을 보니 좀 의외였습니다. 실례로 가을방학 같은 경우는 400명 이상의 유료 관객을 모으기도 했는데, 저도 홍대 꽤나 들락거린 사람이라 밴드들 잘 알고 있지만 정말 의외였어요. 저는 델리스파이스나 지난 11월 공연했던 갤럭시 익스프레스 같은 팀들의 좌석이 정말 더 많이 들어찰 줄 알았거든요.
 
정 : 이런 공연의 특성일 수도 있겠는데, 다른 시/도의 경우도 그렇고 문예회관 급 규모의 공연장에서는 차분하고 잔잔한 팀들의 호응도나 만족도가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가을방학의 경우에는 음반으로 접했다가 오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공연장 특징도 아마 영향을 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홍대의 다른 무대들과 달리 스탠딩(서서 보는 공연)이 불가능한 공연장이다보니 방방 뛰는 팀들의 무대 흥이 좀 감소되는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과거에 그래서 야외에서 펜스 치고 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야외무대 역시 무대가 관객보다 낮으니 스탠딩 무대 시 계단식 관객석에서의 안전상의 우려가 있는 애로사항도 좀 있습니다.
 
배 : [밴드 데이]에 혹시 정치인 등이 와서 구경하거나 한 적이 있나요?
 
정 : 그분들은 관심이 아예 없는 걸로 알아요. 어떤 부분에선 그게 더욱 다행일 수도 있어요. 다른 시도에서 비슷한 공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뭔가를 충족하려 하는 부분을 저는 목격하기도 했거든요. 예산만 안 끊어지면 굳이 그런 높으신 분들이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젊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성이 있으니까, 정치인들이 오면 오히려 위화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봐요.
 
'가을방학'의 [밴드 데이] 공연. 400명이 넘는 유료 관객이 들어차 기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배 : 이제 [밴드 데이]도 좀 특화된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어요. 인천에서 먼저 시작한 것을 다른 시/도에서 많이 표방하고 참고하는 무대들이 많이 생기거든요. 일종의 ‘차별화’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더군요.
 
한 : 우리도 현재 고민 중입니다. 우리는 [밴드 데이]를 시작하고자 했을 때, 사실 밴드 음악을 즐기는 팬 층이 연차가 지날수록 꾸준히 늘어나길 바랬어요, 그래야 모험적 시도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올해 [밴드 데이]를 좀 크게 했던 ‘신년복쇼’ 같은 경우 참가팀들 중 데이브레이크가 상당히 인기 밴드라서 팬 층이 그때도 많이 와 있었어요. 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이 그때 내일도 오실 수 있냐 물어보니 관객 반응이 시큰둥했고, 내일은 안올 거란 반응도 상당했어요. 그러니까 이 친구들은 “나는 너한테만 충성할거야” 라는 그런 신호를 보낸 거죠. 그 순간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이 좋아 오는 것보다, 그에 앞서 선호하는 팀에 대한 집중도가 지나치다 들었어요. 인기가요 같은 아이돌 음악 프로그램과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던 거죠. 아쉬웠어요. 뭔가 새로운 변화를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우리 팀원 정수산나씨가 지자체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운영됨을 내부에서 지적하면서 우리는 어떤 색으로 독자성을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죠. [밴드 데이]만의 색깔은 분명히 존재해야 하기에 우리에게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 : [밴드 데이] 하면서 일종의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도 많이 있어요. 대중적인 부분이 풍성할 것 같은데, 다른 면에서 보면 절대 그렇지는 않거든요. 지금은 더 많은 생각의 전환과 더 많은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어두어야 할 것 같아요. 소위 ‘대체 불가능한’ 팀들을 발굴하는 특색 같은 것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공연을 기획하고 이끌어지는 결과들을 보면서 한 시간 반을 자기 음악으로 채울 수 있는 팀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도 알게 됐고, 스케줄도 맞아야 하고 여러 문제들이 있죠.
 
배 : 신포동의 [글래스톤베리] 이진우씨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곳은 한 번 공연에 적어도 서너 팀 이상이 출연하거든요. 그래서 단독 공연의 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 하니 한두 시간을 온전히 이끌어갈 밴드가 정말 별로 없다고 말이죠.
 
정 : [글래스톤베리]의 방식도 내부에서 고민 중에 있어요. 그러려면 다양한 주제를 생각해 기획 그리고 뮤지션들과 엮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당장은 힘들지만 ‘탈(脫)홍대’ 성향의 공연을 기획 해보려는 마음도 있다. 인천지역 밴드들을 소개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고요. 아마 [커피콘서트]의 경우 이제 고정 관객이 많아서 굳이 메이저 밴드들을 섭외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밴드 데이]는 아직 그럴 연차의 공연은 아니어서 당장은 어렵죠. 또한 섭외를 하다보면 행사로 생각하고 온 팀들이 간혹 있어 그것도 걱정이 좀 됩니다. 다행히 밴드들이 여기 와서 “제대로 공연이구나”하고 감동받아서 자세를 바꾸는 경우도 있었고요. 밴드들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고, 그래서 밴드들이 홍대 신으로 돌아가면 이야기도 많이 해 주고, 그런 부분들도 우리가 바라고 있는 거죠.
 
배 : 내년은 [밴드 데이]가 재정난으로 인해 내년에 1회 줄이기로 결정된 상황입니다. 아쉬움이 크겠지만 그 아쉬움을 느끼기에는 여전히 난제들이 가득한데요. 저도 걱정입니다.
 
한 : 가장 무겁게 느끼는 예산 문제가 우선 공연 시스템 구축에 대한 비용이에요. 예술회관이 개관 20년이 되어서 시설이나 장비 등이 노후화가 되어 있는데, 오는 밴드들 대부분이 기존 음향장비나 조명으로는 효과를 내지 못해요. 유료 공연인데 그러면 안 되니까 외부 임차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크죠. 게다가 [밴드 데이] 역시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 갖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실적으로는 재정난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줄일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배 : 저는 주변 정보통에 의하면 7월 공연을 건너뛰는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확정된 건가요?

정 : 그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에요. 7월에 여러 음악 페스티벌도 있으니 [밴드 데이]까지 영향을 받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7월이 관객 동원 수나 홍보 결과 등이 괜찮더라고요. 아무래도 대형 록 페스티벌과 맥락이 다르다보니 여기도 찾거나 여기만 찾거나 하는 경우가 아닌가 싶어요. 11월 공연이 외려 관객 동원이나 홍보 면에서 힘들 때가 많은 부분도 있어서, 몇 월 공연을 건너뛰어야 하나는 사실 내부적으로 고민 중에 있어요. 확정되는 대로 가장 먼저 알려드릴게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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