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구 크리스마스트리 "축! 아시안게임 성공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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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구 크리스마스트리 "축! 아시안게임 성공개최"(?)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12.15 2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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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1억 예산 지원받으려 억지춘향

축제성 행사 예산 지원 규정과 예산 수립 절차를 무시하면서 인천 중구청(청장 김홍섭)이 지원하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중구의회의 추경예산 심의가 완료되는 19일 바로 다음날 축제 개막식을 예고한 가운데, 이미 설치가 완공된 중구 신포동 일대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뒤늦게 "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를 커다란 문구로 홍보하고 나서 주민들을 의아케 하고 있다.

신포동 금강제화 앞 크리스마스트리 하단에는 "축! 성공개최 - 인천아시아경기대회"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트리 한단에 붙여 있다. 또 신포동거리 상가 위로 설치한 크리스마스 장식 한 가운데 커다른 네온간판을 설치해 "이사안게임 성공개최를 축하 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와 별반 관련없는 아시아경기대회 성공 개최 문구가 중구청 곳곳에 내걸린 이유는 간단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대회를 치르고 남은 예산을 각구에 지원키로 하고 중구에도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인데, 중구가 이 예산을 의회의 논의나 승인 없이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에 지원키로 결정할 것.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시민평가와 함께 시민사회의 평가를 다룬 최근 평가토론회에서는 "가난한 집주인이 과분한 잔치상 벌여 쪽박 찬 꼴"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직원들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20일 조직위는 직원 400여 명에게 TV·세탁기·냉장고 등 1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급에 상관 없이 전 직원에게 휴일 근무 수당 명목으로 225만원을 일괄 지급했으며, 계약직 직원 상당수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을 당초 계약보다 1∼2개월 연장, 연말까지 근무하도록 허용해 월 수백만원의 수입을 보전해 주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는 용역사와의 계약 문제를 들어 각 경기장에서 운영요원 등을 했던 일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줘야 할 급여 150여 만원을 아직도 대회 폐막 2개월이 넘은 시점에서도 지급을 안 하고 있다고 한다.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조직위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대회를 치르고 남은 예산을 중구의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에 지원할 모양으로 저와 같은 낯 뜨거운 홍보문구를 크리스마스 트리에 넣을 것을 요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혹은 최근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예산지원이 관련 법규와 절차를 어기면서 진행된 논란이 되자 중구청이 어떻게 해서든 조직위의 예산 1억원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저런 문구를 스스로 내걸었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뭐가 진실이든 중요치 않다. 재정위기를 겪는 인천시에 복지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있는 현실에서도 수원억을 예산을 들여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장식하는 중구청의 행정이나,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에는 아랑곳 없이 '성공개최'라는 문구를 폭력적으로 강제하는 조직위의 행정이나 매한가지, 세금 무서운줄 모르는 적폐의 표본이다. 

 

사진제공 =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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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후 2014-12-16 18:49:14
울화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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