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인천교육 미래찾기>를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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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인천교육 미래찾기>를 마치면서
  • 김국태 선생님(인천교육연구소, 부평초)
  • 승인 2014.12.30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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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인천교육 미래찾기](77 끝)

 

인천교육연구소와 인천in의 공동기획 <인천교육 미래찾기>를 시작한지 어느 덧 2년이 지났다. 함께 고민했던 흔적들이 벌써 77회를 맞았다. 인천교육의 변화를 갈망하는 인천시민들에게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하여 교육현장에 발 딛고 선 인천교육연구소 선생님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매주 들려드리고자 노력하였다. 새로운 인천교육의 공론장을 만들어 미래의 인천교육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열망을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2013년 3월에 처음 올린 전 인천교육연구소 소장이신 임병구샘(인천시교육청)의 ‘교육사다리를 치우고 교육올레길을 놓자’였다. 그 당시 인천이 지향하는 교육국제화특구 사업이나 국제중학교 설립을 통한 인재 양성을 교육사다리에 비유하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개인적인 성과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서 수평적인 관계중심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인천교육의 올레길을 지향하여 공교육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자는 논의였다. 이 논의처럼 전 소장님은 지금 인천시교육청의 장학관으로 사다리 위만 쳐다보며 서로 높이 오르려 경쟁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옆 친구와 함께 공감하는 교육을 위해서 애쓰고 있다.

마지막 논의는 바로 2014년 12월 16일 올린 김기용샘(석남초)의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기까지’이다. 우리의 인천교육이 지향하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하여 좀 더 아이들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인천이 지향하는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언제 눈을 반짝이는지, 언제 목소리가 더 커지고 말이 많아지는지, 언제 웃음이 떠져 환하게 웃는지를 발견하길 부탁하였다. 임병구샘과 김기용샘의 칼럼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의를 함께해 준 이정숙샘(동수초), 이수석샘(석남중), 김진숙샘(남동고), 이승배샘(상정고), 서영원샘(석남초)도 인천교육의 변화를 위한 독특한 자기만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함께 들려 준 목소리들도 궁극적으로 인천교육의 행복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열망의 소리였다.

인천in과 함께 2년동안 칼럼을 진행하면서 인천 교육에는 진보교육감의 탄생이라는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바로 인천교육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학교같은 진보적인 교육정책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려고 한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진보교육감의 기대효과는 학교현장에서 크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진보교육감의 기대가 컸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교육의 관료주의 안에서 새로운 정책 변화의 틀을 견인하는 조절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현실을 우리는 새로운 위기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위기는 가히 전면적이다. 다양한 얼굴을 한 위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진보교육감진영에 대하여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교육부, 기존 관료주의 빠져 딴죽만 거는 시교육청의 인사들, 예산 삭감을 통해 진보적 진영의 교육 정책을 가로막는 교육위원회, 얼마나 잘 하는지 두고 보자는 듯이 불쾌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학교의 교장과 교감들,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하기보다는 무관심한 듯 방관만 하는 일선의 교사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보여주는 다중적인 위기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뭔가를 제대로 해낼 수 없으리라는 비관적인 생각도 들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은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저 전통적 세계관에 기대어 위기를 그저 위험한 신호로만 생각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반대로 위기속에 결정적인 변화의 요소들이 감추어져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대안노벨상 수상자이자 활동가인 프란시스 무어 라페는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견고한 나무들은 고꾸라졌을 때 다른 숨겨진 뿌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상태는 어떤지를 살핀다.” 이러한 비유가 말해주는 것은 바로 위기는 그동안 은폐되어 왔던 체제의 취약성과 어두운 단면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요동치는 위기의 국면은 더 깊은 차원의 진리와 감추어져 있는 가능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기를 보면, 위기란 결국에는 해피엔딩이 될 변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게세코 폰 뤼프케가 지은 <두려움 없는 미래>라는 책을 보면, 위기를 행동을 위한 자극과 동기로, 나아가 우리의 창조성을 위한 에너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위기라는 현상은 사건의 진행과정에서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그리고 혁신된 미래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인 것이다. 이런 위기에 대한 새로운 평가에는 결국 지금의 교육에서 느끼는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의 상태를 지금의 척도 속에서 인식하고 평가하는 일이 포함된다. 이 행위는 지금의 국면에서 다음의 국면으로 넘어가는 이행과정일 것이다. 이 이행의 과정은 종종 고통스럽고 극도로 불안할 것이다. 우리가 위기 뒤에 숨겨진 미래를 예감하고 파악하려면 조절능력을 상실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속에 숨겨진 가능성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기는 종말이나 파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 필수적인 단계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우리 인천 교육의 위기 상황에서는 심각한 모순과 대립, 힘든 마찰을 감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것은 위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직시하고 그 위기를 용기있게 활용하고자 하는 준비성을 필요로 한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아울러 “변화된 미래를 기획하는 일은 항상 열려 있어야만 한다.”고도 말한다. 또한 진정한 혁신은 사회제도적 제한과 분야를 넘어서는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제 인천교육연구소와 인천in의 기획연재는 적극적인 의미에서 대안적인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교육시스템의 위기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교육 시스템에 내재하는 불안정성을 통해 더 깊은 차원의 진리와 감추어진 가능성들을 드러내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각 분야나 제도적 한계를 넘어서는 협력을 통한 공동의 의지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계층의 필자들과 함께 작업을 이어가려고 한다. 교사라는 집단으로 한정된 필자층을 깨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회적 과정을 갖추도록 애를 쓰려고 한다.  

“유렵에서 나비가 날개 짓을 하면 아메리카에서 허리케인이 분다.”는 카오스이론에서 말한 비유가 문득 생각난다. 이런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 장소에서의 작은 충격이 전혀 다른 곳에서 스펙터클한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상호의존적 관계가 결국에는 파괴적인 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인천교육연구소와 인천in의 작은 외침이 엄청난 변화의 힘이 되도록 내년에도 새로운 기획으로 만나길 기원합니다.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이어질 기획연재를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획을 고민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1월 한달 동안은 기획연재를 잠시 쉬도록 하겠습니다. 이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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