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옛추억을 찾아서 <동인천 풍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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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옛추억을 찾아서 <동인천 풍미당>
  • 디비딥 장윤석 블로거(인천in 객원기자)
  • 승인 2015.01.14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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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딥의 인천이야기] 9.

 

요즘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보이는 많은 식당들과 맛집 그리고 세련된 패밀리 레스토랑까지, 우리는 지금 많은 먹거리 문화 속에서 조금은 여유있게 살고 있는 셈이다.

 

어릴적 신포동에서 살던 우리 가족은 한때 남구 도화동의 80여평의 집에서 산 적이 있었다. 넓은 잔디와 많은 나무들 그리고 언제든지 친구들이 놀러와도 술래잡기를 할수 있는 넓은 집이었지만, 학교는 여전히 신포동의 신흥초교를 다녔다. 박문초교에 다니는 누나와 나는 어린 나이부터 만원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가끔 어머니께서 내가 수업을 마칠 때쯤 찾아오셔는 박문초등학교로 데리고 가서 누나를 기다리곤 했는데, 그렇게 누나를 만나면 항상 데리고 가던 작은 식당이 하나 있었다. 그곳이 바로 <풍미당>이었다.

 

 

신포동에서 동인천을 갈 때 용동고개에 삼각형으로 지어진 빌딩 2층에 있었던 풍미당.

좁은 계단을 오르면 작은 공간의 가운데에는 난로가 있었고 그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주전자가 있었다.


풍미당의 주력 메뉴는 생각나지 않지만 누나와 내가 즐겨먹던 메뉴는 가께우동.. 그리고 국화빵이었다.
 

어린 내 입맛에도 맞았던지 꽤나 좋아했다고 하는데... 유부가 들어간 국물과 오동통한 쫄깃면발 그리고 노란 단무지... 그렇게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어머니께서는 국화빵을 주문하시고 집에 가서 먹자며 늘 어린 아들의 손에 맛난 국화빵이 든 봉투를 쥐어주셨다.
 

그 따뜻한 국물에 배를 채우고 나서의 포만감이 주는 행복이란...


얼른 집에 들어가 할머니와 맛나게 먹을 국화빵을 손에 꼭 쥐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딥의 행복은 비싸고 거창한 식당의 음식이 아니라 소박하지만 가족과 함께 먹었던 우동 한 그릇이었다. 우동 한 그릇이 주었던 행복... 이제는 기억 속에서나 남아있지만 말이다.

 

30년 정도 지난 지금도, 자리에 앉으면 나오던 옛날 사기그릇 같은 황토색 물잔에 보리차와 김을 호호 불어가며 먹었던 가께우동의 국물 그리고 작은 손에 쥐면 딱들어올 크기의 국화빵의 기억이 선연하다... 지금은 붕어빵이 대신하고 있지만 말이다.^^

 

하얀 명찰을 달고 있는 초교 1학년 때의 딥(좌측)과 박문초교에서 누나를 기다리던 딥의 모습^^

 

언제 문을 닫았는지... 알 수도 없고 ..사실 그때는 관심도 없었다. 
 

어머니의 기억 속 그곳도 가물가물 하신걸 보면 70년대를 신포동 쪽에서 보내신 분들의

기억 속에서는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때 맛있게 먹던 기억으로 찾아본 그곳에는 많은 주인이 바뀌고 나서 또다른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었고, 그 차가운 바람 속에서 기억 속에서나 느껴지는 풍미당 안의 훈훈한 기운만이 스치고 지나간다.

 

나의 딸들 예은이와 예나에게는 어떤 식당과 어떤 음식이 기억에 남아 나이를 먹고 나서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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