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뉴스] 철책선을 따라 평화 누리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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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뉴스] 철책선을 따라 평화 누리길을 걷다
  • 권혁진 시민기자
  • 승인 2015.02.17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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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대명항에서 문수산성까지 걷다

 
평화 누리길 제1코스인 김포 대명 항 함상 공원에서 문수산성 입구까지 14.7km를 걸었다. 바다 건너 강화도를 바라보며 덕포진과 손돌목을 거쳐 성동 나루까지 가는 철책선 길이다. 유유히 흐르는 염화 강의 물줄기를 따라 치어진 철책선을 따라 지난 2월 10일 10시부터 옛 교직 동료들과 함께 10명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4시간 30분 만에 완주했다.
 
평화 누리길 1코스는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염화 강변에 민족분단의 아픈 현실을 체험하는 철책과 나란히 만든 길이다.
 
평화 누리길 코스는 오르막의 산행길은 조금 있을 뿐 철책선을 따라 걷는 평편한 전형적인 산책코스다. 주변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과 돈대, 포구, 군 경계 초소와 훈련장, 골프장, 철책선이 함께 있는 길이다. 콘크리트 길과 텍크계단길, 음지의 빙판길, 먼지가 폭신폭신 나는 흙길 바닥을 따라 걸으며 갈매기와 철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낭만적인 길이었다.
 
대명 항 관리인 김명철(남·72) 씨는 “1코스 평화 누리길은 역사적으로 외부세력의 잦은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킨 전초기지로 지금도 국토방위에 우리 군인들이 철책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특히 조선 시대 진영으로 서울로 통하는 바닷길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높은 평지에 세운 방어 진지 돈대와 대포를 쏘는 포대, 포를 쏠 때 필요한 불씨를 보관하고 포병을 지휘하는 파수 청이 있다.” 라며 이를 잘 보존 후손에게 물려주어 나라 사랑의 마음을 길러줄 중요한 문화재임을 강조했다.
 
철책 안에 유일한 작은 포구 덕포 나루가 있다. 이곳은 좁은 해협인 손돌목으로 건너편 강화도에 광성보가 보인다. 손돌목은 인천에서 마포나루까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다. 이곳은 평상시에는 세곡 미를 운반하는 뱃길이며, 전시에는 적을 방어하는 진지로 사용되었고 언덕에 손 돌 묘가 있다.
 
유정희(남·70) 씨는 “손 돌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 고종이 강화도로 피난할 때 뱃길을 잡은 뱃사공이다. 험한 물길에 불안을 느낀 왕이 그의 목을 베었다. 죽음에 직면하며 물 위에 작은 바가지를 띄우고 그것을 따라가면 강화도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 뒤 죽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왕은 자신이 경솔하였음을 깨닫고 후하게 장사를 치른 뒤 사당을 세워 억울하게 죽은 손 돌의 넋을 위로하였다”고전했다.
 
제1코스인 김포 평화 누리길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철책선을 따라 걸으며 민족 분단의 아픔과 문화재를 간직한 역사의 현장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새로운 역사 공부와 체력 단련하기, 친목 다지기 등에 의미가 깊었다. 어린 시절 민족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이들은 철책선이 걷히기를 소원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철책길에서 강화대교가 가깝게 보이는데도 그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평화 누리길을 걸으며 옛 군대생활 때의 행군 훈련보다 더 먼 거리로 힘이 엄청 들었다. 그래도 문수산성 입구까지의 목표에 도달하고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친구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좋았다. 만보기로 부니 무려 28,000보라 하여 깜작 놀랐다. 우리는 강화대교 입구의‘대관령황태해장국집'에서 황태굴 해장국로 늦은 점심을 하고 귀가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으며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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