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삼의 횡설수설발설] 내외벽을 설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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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삼의 횡설수설발설] 내외벽을 설치해주세요
  • 전진삼 건축평론가
  • 승인 2015.04.0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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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천지하철 계양역 공중화장실

[인천in] 지면에 새로운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인천의 대표적인 건축평론가인 '전진삼의 횡설수설발설'은

인천의 건축과 도시, 공간과 장소 곳곳에 산재한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되돌아보면서 대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격주에 한 번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주

 


인천지하철 종점인 계양역은 공항철도와 환승역이다. 서울메트로 종로3가역은 1, 3, 5호선 이용객들의 환승역이다. 자연히 이동 인구가 많다. 그만큼 수익성도 클 것이고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도 경쟁적인 곳이 될 터. 현실은? 두 역사 내 공중화장실의 격이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종로3가역 공중화장실(사진 1, 2)은 여성 이용자들의 편의와 권익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눈길을 모은다. 남성용 화장실은 깊은 위치에 배치되어 있고, 여성 화장실은 상대적으로 사람의 흐름이 복잡한 통로에 면하고 있다. 이유인즉 여성 이용자의 접근성과 안전성 등에 유리한 위치를 잡고 있음이다. 그러나 통로에 면해 있다 보니 시선처리에 약점이 있다. 짓궂은 남성들의 엿보기 또는 취객의 무단 침입 심사를 잠재울 장치가 있을 법하다. 그러한 즉 여성용 화장실 입구에는 별도의 시선막이 벽을 설치해 놓았다. 여성성을 상징한 듯 부드럽고 예쁜 곡선의 가벽이다.

한편 계양역 공중화장실(사진 3, 4)은 개구부 하나를 여성과 남성이 공용하고 있다. 접이식 문이 달려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여성용 화장실의 세면대는 손쉽게 노출된다. 남녀평등 의식이 과용된 사례다. 볼일 보고 나오는 여성과 남성의 시선이 서로 뻘쭘하다. 비용 문제가 당장의 현안이겠지만 이용자들의 권익을 생각해주는 내외벽 설치가 필요하다. 의지만 있으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도 이용자들의 편의와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 물론 디자인의 질도 유지하며. 역사 내에 수익형 상점을 증축하는 동안에도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배려는 없다.
 


 
전진삼 《와이드AR》 발행인 겸 간향 미디어랩&커뮤니티 대표. 배재대 및 광운대에서 건축이론 수업을 강의했고, 현재는 간향저널리즘스쿨 학교장이다. (재)인천문화재단 및 (사)인천건축재단 이사이며, 비평집으로 『건축의 불꽃』, 『건축의 마사지』, 『조리개속의 도시, 인천』 등이 있다. hinsa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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