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한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너무 멀리서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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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한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너무 멀리서 들었기 때문이다”
  • 김선경 기자
  • 승인 2015.04.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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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론 언론학교 지상중계 4 - 김현정 PD, ‘뉴스는 힘이 세다’

 

김현정 PD가 “당신이 한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너무 멀리서 들었기 때문이다”라며 “언론의 의무는 사건의 당사자가 말하는 앞, 뒤 사실을 모두 알리는 것”라고 주장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지난 4월 2일 언론학교 88기의 네 번째 수업 ‘뉴스는 힘이 세다’ 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로 유명한 김현정 PD에 의해 진행됐다.

이날 김현정 PD는 최근 ‘이태임-예원 동영상 파문’을 예로 들며, 그는 “만약 처음에 한 편만 들어주는 기사가 없었다면, 지금 여론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처음 언론사들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에 따라 이후 여론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그래서 우리는 가장 날 것의 이야기를 찾아 소개하고, 판단은 대중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며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사자’주의
 
지난 2012년 발생한 ‘수원 토막 살인사건(오원춘 사건)’에 대해 전달할 때, 김 PD는 “당시 경찰과 같이 수색했다고 알려졌던 피해자 가족을 섭외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오원춘 사건이 단순한 성폭행 및 살인사건으로 끝날 뻔 했지만, 가족이 인터뷰에서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인육판매 범죄”라고 주장해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당사자’ 주의가 갖는 장점에 대해 피력했다.
 
또한 지난 2013년 화제가 된 ‘울산계모 사건(의붓딸을 폭행해 숨기게 한 아동학대사건)’에 대해서도 “여론에 ‘친모는 대체 아이가 맞아 죽을 때까지 뭘 했느냐’라며 비난조가 일자, 직접 친모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PD는 “‘친권이 없는 자신에게 아이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는 친모의 이야기를 보도하니 이후 친권제도의 문제점이 부각될 수 있었다”며 언론의 힘으로 추가적인 조치가 나타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뉴스는 힘이 세다
 
김 PD는 “이효리가 지난 2014년도 2월에 쌍용차와 철도노조에 손해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됐던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동참을 하자 이를 언론사들이 보도를 했고, 2일 만에 2억 원이 모이는 것을 보면 언론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언론사들이 보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 정도로 파급력이 세진 않았을 것”이라며 언론이 가진 파급력에 대해 강의했다.
 
 
에디 아담스(Eddie adams), ‘사이공 처형(Saigon execution)’, 1968

그는 1969년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 경찰국장이 용의자를 즉결 처형하는 상황을 사진으로 담은 에디 아담스(Eddie adams)의 ‘사이공 처형(Saigon execution)’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작품이 발표되고 베트남 경찰국장은 비난의 여론 때문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들어가 살아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김 PD는 이후 ‘용의자가 수천 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죽인 학살범이고 경찰국장은 청렴한 인물이었다’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미 베트남 경찰국장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였다는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언론은 언론이 가진 힘을 알고 제대로 쓸 줄 알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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