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AG 주경기장 문제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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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AG 주경기장 문제 "뜨거운 감자"
  • 이병기
  • 승인 2010.07.11 01: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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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 주민들 거세게 반발…송 시장 '첫 시련'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조감도

취재: 이병기 기자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문제가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구에 원안대로 지을지, 아니면 문학경기장을 활용할지, 인천의 여론도 갈라져 분분한 상태다. '소통'의 행정을 강조하는 송영길 인천시장은 서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취임 후 첫 시련을 맞았다.

송 시장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과 관련해 '재정적인 이유'로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달 27에는 쿠웨이트에서 아흐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장(OCA)을 만나 기존 문학경기장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재검토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서구 주민들을 비롯해 전년성 서구청장, 이학재(서구 강화군갑) 국회의원, 구의원 등 지역 전체가 '똘똘 뭉쳐' 송영길 시장의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재검토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 주민들은 송 시장이 쿠웨이트를 다녀온 다음 날인 6월28일 서구발전위원회(회장 김용식)를 발족하고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용식 서구발전위원회 회장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서구 신설은 학계, 전문가 등이 모여 시민공청회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 이뤄낸 성과"라며 "시장이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사업이 달라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주경기장 신설이 취소되면 이와 연계된 모든 사업이 어려워진다"며 "특히 지금도 교통대란으로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AG 주경기장 취소로 인천도시철도 2호선 완공이 2018년으로 4년이나 늦어지게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구청 앞에 붙어 있는 '주경기장 건설 확정' 축하 현수막

이들은 7일 오후 4시 서구청 뒤 마실거리에서 대규모 주민들이 참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또 AG 주경기장 건설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나아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1년 뒤 주민소환운동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세다.

정일우 서구의회 의원은 "송영길 시장이 취임도 하기 전 당선자 신분으로 OCA에 간 것은 주경기장을 서구에 건설하지 않겠다는 사전 작업"이라며 "서구 주민들은 합의 사항을 번복하는 데 대해 우려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송영길 시장은 '소통'을 하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에게 아무런 설득 절차 없이 진행하는 것은 '불통'과 다름 없다"며 "주경기장 건설 비용과 운영에 대한 재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원안은 진행하되, 국비 유치와 사후 운영 계획 등을 조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소속 서구의회 의원들은 6일부터 구청 앞에서 '1인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성 서구청장도 "송영길 시장과 협상회의 결과에서도 인천시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추가협상을 해서라도 반드시 서구에 주경기장을 짓겠다"라고 6일 밝혔다.

서구청은 우선 서울과 부산에 수만석 규모의 체육시설이 각각 5개씩이나 있고 울산 3개, 대구·광주·대전에 2개씩 있는 만큼 이들 광역시에 버금가는 280만명 인구의 인천에도 꼭 주경기장이 더 필요하다는 자료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인천의 인구가 340만명으로 불어나면서, 서구도 기존 40만명에서 80만명으로 인구가 늘어날 거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구에 주경기장을 짓는 계획이 인천시민들이 합의한 결과라는 점"이라며 "서구에 변변한 결혼식장 하나 없어 주민 불만이 큰데, 주경기장 안에 제대로 된 결혼식장 등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인천지역의 한 신문사 조사 결과, 인천시의회 의원 10명 중 7명은 AG 주경기장으로 문학경기장을 재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을 제외한 대부분이 문학경기장을 활용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AG 주경기장 건설을 담당하는 인천시청 아시아경기대회 지원본부 경기장조성과 관계자는 "현재는 원안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송 시장이)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행 부서로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송영길 시장은 9일 서구발전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AG 주경기장 건설 관련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위원회 측은 "주경기장 건설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화가 가능하지만, 우리를 설득하기 위한 면담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송 시장의 '첫 시련'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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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2010-07-08 09:12:00
중복 투자 예산낭비 막아야!!
쟁점은 인천의 한 지역에 국한해서 볼것이 아니라 인천 전체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도 적자나는 운동장을 나두고 다시금 운동장을 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금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

지나가다 2010-07-14 16:52:08
제대로 된 결혼식장 하나 필요해서 몇천억 들여서 경기장 짓냐
전구청장 제대로 머리가 박힌 인간인지 의심이 간다.
어떻게 저런 인간이 구청장이 되었지

심형진 2010-07-14 11:08:34
도시철도등 도시기반시설은 그대로 진행하고 주경기장은 건설하지 말아야 합니다.
체육공원등 주민 복지 시설을 그 자리에 필요한 것을 건설하면 주민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문학경기장도 놀고 있는데 새로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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