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축을 죽이는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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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축을 죽이는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
  • 이혜경
  • 승인 2015.06.18 14: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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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컬럼] 이혜경 / 인천환경운연합 사무처장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검단-장수간 도로는 2009년 인천시가 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사전환경성검토 주민공람에 들어갔다가, 심각한 환경파괴, 녹지축 훼손 등 시민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백지화한 사업이다. 그런데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이 느닷없이 인천시 2030도시기본계획 초안에 반영되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검단-장수간 도로는 인천의 북쪽 검단부터 남쪽 장수동까지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왕복 4~6차선의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검단-장수간 도로를 건설하는 위치가  시작부터 끝까지 전 구간이 인천의 유일한 녹지축이라는데 있다. 이 녹지축은 한남정맥의 지맥으로 계양산, 철마산, 원적산, 광학산, 거마산 등 인천의 남북을 잇는 유일한 녹지축이다. 검단-장수간 도로는 남북 녹지축을 정확하게 관통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렇다보니 이 도로의 명칭이 검단~장수간도로가 아니라 녹지축 살생(殺生)도로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이는 녹지를 확대하고 녹지축을 이어 녹지면적을 확대하고자 하는 인천시의 녹지기본계획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그 발상에 아연할 따름이다.

검단-장수간 도로가 현실화되면 인천 도심의 거의 모든 산이 터널로 뚫리게 된다. 총길이 20.7km에 터널이 8개가 뚤맇고 교량이 17개나 세워지고, 영업소를 6개나 설치된다. 도로 공사가 시작되면 곳곳에서 포크레인과 불도저의 굉음소리가 울리고 곳곳에 방음벽과 고가도로가 건설되며 인천의 산은 흉물스럽게 변해 갈 것이다.
공촌1,2터널, 가좌1,2터널, 백운1,2터널, 만수1,2터널 등 8개 터널과 굴포교,공촌교,가정1,2교,원적교,가좌교,장고개교,백운1,2교,만수1,2교,성현교,장수1,2,검단교 등 17개의 교량은 일일이 이름을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그 수가 압도적이다. 이렇게 많은 터널과 교량으로 인해 주변 훼손과 경관 피해 뿐 아니라, 지하수계에 직접적인 파괴로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을 거쳐 만월산, 거마산까지 숲의 생태계는 생기를 잃을 것이며, 산의 물기가 마르고 지하수가 고갈되는 등 곳곳에서 엄청난 고충을 겪게 된다. 또한 훼손되는 수목이 수만 그루에 이르면, 산림 훼손 면적도 엄청난 규모에 이른다. 산을 깎고 쌓기 위해 수 만대의 덤프트럭이 산을 오르락내리락 할 것이며, 토사 유출과 비산먼지의 날림 현상이 인천 곳곳에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인천의 산 곳곳이 공사현장으로 변해 소음과, 진동, 분진, 토사로 인한 환경피해가 일어나고, 토사를 야적하고 분쇄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고통이 발생하고 분쟁과 갈등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검단-장수간 도로는 인천의 도시자연공원을 훼손하거나 교량을 통해 상부로 지나간다. 구체적으로 보면 계양공원의 중앙을 관통하고, 원적산의 산림휴양공원과 근린공원 4곳을 상부로 통과하거나 교량설치가 이루어지고, 호봉공원의 근린공원 2곳, 약사공원의 도시생태공원과 근린공원 3곳, 그리고 인천대공원의 야외식물원의 상부를 통과한다. 또한 백운공원은 전체가 교량으로 횡단되고, 십정공원도 마찬가지이다. 이 정도 되면 과연 이 도로공사가 얼마만큼, 시민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는 도시공원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지 알 수 있다. 힘들게 예산 편성하여 공원을 조성해 놓고 이제 와서는 공원을 훼손하는 도로공사에 또다시 예산을 퍼붓는 전형적으로 방향성을 상실한 정책이다. 결국 대부분의 공원지역에서 시민들은 높은 하늘을 보기보다는 자동차가 다니는 고가도로를 보아야 하고, 맑은 공기를 숨 쉬는 공간이 아니라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공원으로 변질될 것이다.

인천의 녹지축은 인천시민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숲이며,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인천시민들의 건강과 환경권과 직결되는 녹지이다. 인천시장이 이런 녹지를 훼손하고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인천시민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다. 검단-장수간 도로는 누가 봐도 최악의 도시계획이다. 검단-장수간 도로가 강행되면 녹지훼손, 산림파괴, 대기오염 가중, 소음, 진동문제, 경관훼손과 온실가스배출 등 인천의 대표적인 환경파괴사업이 될 것이다. 인천시는 2030 인천도시기본계획을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검단-장수간 도로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업이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2030 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 검단-장수간 도로 계획을 당장 삭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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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2015-06-22 12:01:29
지하철처럼 산을뚤어 터널로 하시든가요!!
돈들여 공원조성하고 다시 도로공사라뇨!!
그돈으로 지하철을 더 만드시오.
선거앞두고 멀쩡한 보도블럭 뜯는거랑 뭐가 틀리남~!!!
아휴.......짜증나

시민 2015-06-22 09:56:51
계양IC~장수IC까지 도로 막혀서 대기오염 시키는 것도 생각해야죠.

계양IC부터 장수IC까지의 대체도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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