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TX가 인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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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TX가 인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가?
  • 윤현위
  • 승인 2015.09.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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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 인문지리학전공 박사


인천에서 출발하는 KTX열차의 개통에 대한 목소리가 최근 언론에 계속 나오고 있다. 물론 전국적인 관심은 아니고, 인천 지역 사회 차원에서 그리고 연합뉴스 같이 전국을 다루는 신문의 지역면에서 조금씩 말이다. 지금도 인천에 KTX가 검암역에 들어오긴 하나 실용성은 떨어진다. 검암역은 인천의 끝자락에 있을뿐더러 지방으로 가기 위해선 서울역과 용산역을 모두 거쳐야 하는 노선이다. 그냥 덧댄 것이다. 아직은 더군다나 서울시내 구간은 신촌역과 서소문 철도건널목 등 서울 내부 상황 때문에 아주 천천히 가야한다. 정말 공항에 가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인천 시내를 오기 위해서 KTX를 타고 검암역에서 내리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실제 타본 적도 있는데 이용하는 승객도 많지 않다.

인천발 KTX를 두고 일부 인천지역 언론에서는 300만 도시의 자존심을 운운하고 어떤 이는 지면을 빌러 국제무역항은 인천항과의 관계성을 내세운다. KTX가 출발하는 것과 300만 도시의 자존심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국제무역항과 KTX도 무슨 상관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부산한테 한번 물어보고 싶다. 부산항이랑 KTX랑 어떤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지 말이다. 물론 인천에 사는 입장에서 KTX를 타려고 하면 불편하다. 직통열차를 타도 용산까지 밖에 가지 않기 때문에 경부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용산에서 다시 갈아타야하고 1400버스처럼 서울역을 종점으로 하는 버스를 탄다고 해도 사실 부평 전체를 경유하고 경인고속도로를 지나가야하는 광역버스는 요즘 들어서 앉아간다는 이점 이외에는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 사실 불편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필요한게 맞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 그리고 내용의 문제 대해서는 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첫 번째, KTX는 지금 인천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가라고 묻고 싶다. 현재 인천에는 여러 가지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많다.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KTX개통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인천의 도시 내 불균형발전은 매우 심각하다. 인천역 동인천역을 시작으로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인천의 오래된 동네들은 모두 노후도가 심각하다. 이들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도시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고민이 더 먼저라고 생각한다. 인천은 광역시 중에서 제조업의 비중이 다른 지역들에게 비해서 높고, 서비스산업 비중이 높은 대도시들에 비해서 높은 생산성을 보유한 도시였다. 그러나 이건 옛날 이야기다. 지금도 그러한가? 그렇지 않다. 과거 대규모공장들이 있었던 넓은 부지들은 건물을 새로 짓고 더 좋은 시설로 생산을 가동하고 있는가? 그런 곳은 필자가 알기론 대규모 공장 중에는 없다. 부지가 크면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고 있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부지들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제조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천공항 때문에 물류부분의 성장을 언급하는 글도 있긴 하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지역경제라는 학문이 지리학에서 경제지리학이라는 하위학문이 따로 존재하는데 다 이유가 있다. 인천공항과 인천지역경제와 얼마큼의 관련이 있는지는 한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기에 다음에 따로 다루기로 하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거지역의 형성은 주변의 일자리와 일정부분 관련성을 가지면서 형성되는 것이 건전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동안 신도시를 언급할 때 사용하는 자속성이란 단어가 있다. 경제적 기능은 줄어드는데 주택만 증가하면 그 지역의 자족성은 결국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KTX민영화 문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2013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종로2가에 있는 조계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철도노가파업이 한창이었고 당시 철도노조 부위원장이 조계종에 피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주변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었다. 수서발 KTX노선이 기존의 코레일이 아닌 민영화된 철도회사에 의해서 운영화된다는 발표가 있으면서 노조측에서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2년이 지난 이후 지금 그 이야기를 언급하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만약 인천에서 KTX공사를 시작한다면 이 문제를 다시 꺼낼 필요가 있다. 다시 토의하고 철도민영화가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야한다. 철도민영화문제를 먼저 제기하고 우리지역에 개통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내용은 관심도 없으면서 우선 공사부터 시작하자고 하면 곤란하다. 송도시민들에게 묻고 싶다. 모든 송도 시민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송도에 영리병원이 들어서야한다고 집회를 하고 목소리를 냈었던 사람들에게 과연 의료복지나 의료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생각에 있었을까? 우리의 의료시스템 선진화를 위해서 영리병원허용을 주장했는지 말이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다. 개통되는 KTX가 민영화인지 아닌지 생각하지 않고 일단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 개통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장땡이다라고 쓰고 싶다)라고 한다면 그것 역시 이기주의다.

광주에 송정리를 아실게다. 호남선 KTX는 경부선보다 느렸다. 서대전역 이하구간은 전용철로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X열차였지만 새마을호나 다름이 없었다. 작년 3월에 호남선도 경부선만큼 대부분의 구간이 전용철로로의 공사가 끝났다. 문젠 열차가 광주역으로 들어가지 않고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송정리역에서 정차했는데 새로이 개통한 이후로 광주역은 평일에 이용객이 800명 이하로 떨어졌고 광주역 주변은 다 얼어붙었다. 반대로 송정리는 훈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송정리역 주변은 땅값도 오르고 더 발전될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정지역이 좋아지면 개발의 효과는 새롭게 창출되는게 아니고 결국 다른 지역의 역량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KTX 자체를 부정하자는 말은 아니다. 인천에서 지금 여러사람이 목소리를 모을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KTX의 접근성에 대한 부분은 일단 광명역과의 접근성을 좋게 만들고, 직통열차를 용산역 말고 서울역에서도 정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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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2015-10-02 10:58:04
시급한 문제 맞습니다. 인천은 토박이가 희박하며 이는 즉 지방으로 가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으로 가는 일반열차가 없어 광명, 영등포등으로 이동해서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외면하고 승용차로 갈아탑니다. 대중교통 운용에 있어서 환승저항은 만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환승하기 때문에 시간 소모하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승용차로 돌아설 수 밖에 없고 이는 인천시내의 도로 혼잡도를 가중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철도민영화는 왜 나옵니까? 예비타당성이 좋게 나오면 국영이던 민영이던 운용해서 수익을 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이는 개발의 효과 이전이 아닌 개발효과의 창출입니다. 왜냐하면 인천은 여태까지 일반열차가 운행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광명역 접근성은 지금도 좋습니다. 그리고 급행열차 서울역 정차라고요? 서울역 한번이라도 가보셨나요? 한번 가셔서 환승한번 해 보시면 환승저항이 무엇인지 느낄 것입니다. 시민들에게 막장환승역으로 손꼽히는 역 중의 하나가 서울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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