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필연적인 다문화교육 연구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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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필연적인 다문화교육 연구의 중심”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0.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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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교육 국제학회 준비중인 인하대 김영순 교수


'BK21+ 글로컬 다문화교육 융합연구사업단'을 비롯한 국내 8개 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다문화와 교육에 관한 국제학술대회'(ICM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ulticulture and Education)가 오는 16일(금)부터 17일까지 인하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인간발달과 문화적 다양성”이다. <인천in 10월8일 보도>

<인천in>은  13일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인하대 사회교육과 김영순(51)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인하대 대학원에서 다문화학 융합과정을 맡아 가르치고 있는 그를 만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교육 연구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인류의 생활양식을 기호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레비스토리안 민속학자다. 중앙대 학부에서 유럽어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미디어 교육으로 석사를, 문화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기본적으로 기호학을 범주로 습관이나 관습이 만드는 전통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생산 방식, 권력과 인간관계의 구조, 친족 관계, 세시풍속과 관혼상제 등의 의례방식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동일성에 주목한다. 특히 이런 연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다. 


Q. 구체적으로 다문화에 관해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

다문화는 여러 나라의 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총체적인 담론이다. 이민족이 함께 섞인 문화다양성 바탕 위에, 한국 시민들이 어떻게 문화를 이해할까의 문제와, 결혼이주여성, 외국 유학생, 외국인 직업인들이 어떻게 한국 문화를 이해할까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한국의 다문화학'이라는 학문적 정체성을 이룬다.

나는 2006년 정도에 대학원 다문화학 융합과정을 만들었다. 현재 약 10개국에서 온 50여명의 학생이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이곳에서 다문화 교육 방법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할린교포, 중국의 조선족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유학생회 연구팀. 결혼이주 여성 연구팀. 탈북자 및 탈북 연구팀. 이주노동자 연구팀 등이 만들어져 있다.


Q. 영역이 상당히 넓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과 함께 연구팀을 꾸려 동시에 여러 개의 과제를 진행한다. 2013년에 <글로컬 다문화교육 융합연구사업단>이 BK21+ 7년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한국연구재단에서도 3년간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과는 탈북 다문화 멘토링 사업, 학습지원 멘토링 현장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만나고, 교사들에 대한 다문화 교육 연수 교재 개발하고 있다. 또 인하대 내에 개설된 아시아 다문화 융합 연구소에선 이민자들을 위한 정책을 작성하고 있다.


Q. 다문화 교육은 왜 중요한가?

한국에 사는 사람들 중 2.5%, 약 185만명은 이민족이다. 전철을 타면 한 칸 안에 2.5명은 반드시 외국인 혹은 타민족인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한국인들이 제노포비아(외국인, 이민족에 대한 혐오)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이전 한민족들은 감을 따도 까치감을 남기고, 고시레를 하는 방식으로 다른 동물들을 배려해 왔다. 지금의 제노포비아 현상은 물질만능주의로 인해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소홀해진 것이다. 

사실, 한국 민족이 민족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부 수립 이후 국가의 획일화와 군사문화에 의해 나타난 경향이 있다. 이미 고려 조선시대 때 백사십 개의 성이 귀화를 했다. 우리나라에는 그래서 남방민족과 북방민족이 혼재되어 있다. 이동성이 강한 민족이 이렇게 반도에 갇히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인천 제물포는 첫 한인 이민자들이 떠난 곳인데, 이렇게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살고 있는 동포가 7백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가서 살아도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잘 살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폐쇄성과 배타성은 최근에 생겨난 것이라 볼 수 있다.


Q. 다문화 교육 연구에서 인류학, 민속학 방법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는 학습이고 행태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데, 전부 학습되는 것이다. 이런 문화에는 트렌드가 있어서 취향은 구조화되고 권력관계를 반영한다. 다양한 문화 간의 투쟁은 교육과 학습을 통해 조정되고 화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Q. 최근의 연구 관심사는 무엇인가?

베트남에 관한 주제를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에게는 우리나라 민족이 여러가지 잘못을 많이 저질렀지만, 충분한 사과를 하거나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다. 여전히 라이따이한 문제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등의 이슈가 많이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것이 개인 연구자로서 사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 연구에서는 베트남에서 온 다섯 명의 장학생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의 사파라는 지역은 외진 곳인데, 소수민족 여덟이 한마을에 같이 살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관습을 유지하면서 공존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중이다.


Q. 지금까지 중국 소수민족, 고려인, 연변 마을, 베트남 소수민족 등의 연구를 해 왔는데, 특별히 어떤 종류의 문화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있나.

나는 언제나 더 낮은 나라에 가서 연구를 하고싶다. 후진국 혹은 가난한 나라라고 그 나라의 연구자들의 학문적 자부심까지 낮은건 아니다. 그들과의 교류는 언제나 새로운 영감과 자극을 준다.


Q. 다문화 교육이 인천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인천은 태생적으로 항구를 끼고 있고, 공항 등 교통의 요지이다. 이 조선반도에서 나갈때 올때 관문 역할을 한다. 하루에도 굉장히 많은 이민족들이 한국을 만나는 첫 장소이다. 인천의 소래라는 지명은 특히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데,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와 마한을 세우고 백제를 세운 소서노가 온 장소다. 결국 인천은 '들어온다'는 이미지를 가진 교류의 아이콘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근대사를 이야기해보면 여기에서 하와이로 간 교포들이 제물포에서 출발했다. 최초의 이민자들이 있었던 곳이다. 최근엔 인하대가 지원해서 인천 이민사박물관이 월미도에 만들어졌다. 인하대학교는 더욱 중요한데, 인하대의 이름은 각각 인천과 하와이에서 따 온 것이다.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의 MIT같은 공대를 만들기 위해 출발했다. 지금은 한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사립대가 되었는데, 한진그룹 또한 해운업과 항공업을 본업으로 삼는다. 결국 문화 교류의 아이콘으로서 인하대학은 역사적인 사명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Q. 이번에 열리는 학회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이번 주말 인하대에서 진행될 <다문화교육에 관한 국제학회>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첫 주제는 <민족성과 다문화 다양성(ethnicity and multicultural diversity)>이었는데, 학회가 발전하는 단계에 있고 여러 단체가 같이 하다 보니까 좀 광범위한 주제로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앞으로는 2년에 한 번씩 정기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주제는 <인간 개발과 문화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 중국의 딩 홍 교수, 베트남의 봉쏸틴 교수 등이 기조강연을 하고 워크샵과 발표세션이 이어진다. 이번 워크샵에서 특기할 부분은 베트남 학자들과 함께 베트남 워크숍 세션이 따로 마련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연구해 온 베트남에 관한 주제들을 베트남에서 온 학자들과 마주보고 직접 공유할 예정이다.


Q. 학자들만 참여하나.

관심있는 인천 시민이라면 누구나 올 수 있다. 외국 학자들이 많이 모이는 이 학회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문화행사가 함께 이뤄진다. 첫날에는 목포대 이윤선 교수가 진도아리랑에 대해 설명하고, 함께 진도아리랑을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둘째 날에는 성선영 해금 연주자가 해금 병창 공연을 만들 예정이다. 영어로 진행된다는 언어 장벽은 있지만, 다문화 교육을 연구하는 아시아의 중심으로서의 인천을 만드는 뜻깊은 행사니 많이 응원하고 참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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