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복지사업은 교육복지에도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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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복지사업은 교육복지에도 큰 역할"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2.10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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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복지 실태를 점검한다]⑤동산중학교 뮤지컬 관람길 함께나서
<왼쪽부터 동산중학교 홍인기 선생님, 교육복지사 고정임 선생님, 인성복지부장 오금주 선생님.>

인천문화재단 문화누리카드 문화더누리(기획사업) 취재를 위해 동산중학교로 향했다.

동산중학교는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남자중학교로, 야구 명문 동산고등학교와 같은 재단 내에 있는 중학교다. 전교생은 570여명으로 한 반에 약 25명 정도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동산중학교 전경, 정문, 동산중고의 자랑인 급식실 '맛동산'>

9일 오후 1시, 학생들이 한 명 한명 동산중학교 정문에 있는 버스로 모여들었다. 오늘 함께하는 학생들은 총 27명이다. 오늘 이 특별한 관람을 위해 모인 학생들은 그간 교육복지사 선생님이 추천하고 또 지망해서 함께 올 수 있었다. 이렇게 교육복지를 위해 외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한 학기에 두 번 정도 이뤄진다.

 

<뮤지컬 관람 나들이를 가는 동산중 학생들. 모두 브이~>

버스 안에서 멀미를 견뎌가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간만의 나들이에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기분 좋은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았다.


오금주 인성복지부장 선생님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은 교육청을 통해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우리 학교가 위치한 동구 쪽이 원도심이라 낙후된 곳이 많습니다. 5개년 사업인데 우리 학교도 지원을 받아서 복지부서를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성복지부 안에 교육복지, 인성, 다문화 및 기타 복지 등의 복지정책을 통해 학교 내 관심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사 및 복지사 선생님들이 직접 운영하며, 학생들이 모여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다문화 실천주간 등을 통해서 문화와 예술 계열의 체험활동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고정임 교육복지사 선생님

"인천의 전체 약 370여개 초,중등학교 중에서 교육복지 우선지원대상 학교가 122개입니다. 교육복지는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일단 우선적으로 이 학교들에 교육복지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재 동산중학교는 재학생의 약 20%가 교육복지 대상 학생입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교육복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측면의 체험을 많이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뮤지컬을 매우 좋아합니다. 문화나 예술 분야는 아무래도 어떤 장르가 있고 그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욕구를 가질 기회조차 주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교육복지 프로그램 대상자들 중에서도 누리카드 사용자들이 있는데, 통합문화사용권의 문화누리카드 프로그램이 있어도, 누리카드를 어디에 쓸 수 있는지 몰라 사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업을 기획하고, 어떤 것이 있으니 함께 보러 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같이 가는 일이 매우 즐겁습니다."


"문화는 체험이에요. 경험하지 않으면 몰라요."
 
<왼쪽부터 동산중학교 2학년 은혜성, 사재현, 박준혁, 임수안 학생.>

오늘 이 친구들이 관람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쉘리의 원작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왕용범 작가가 연출/대본을 맡고 이성준이 작곡을 맡아 각색한, 완전한 오리지널 한국 뮤지컬이다. 특히, 서울 중구문화재단에 소속된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작으로 마련된 작품이다. 작년에 여러 뮤지컬 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아 올해 재공연을 하게 되었다.

이런 작품이니만큼, 단지 웃고 즐기는 것을 넘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오늘 함께하는 학생들은 뮤지컬의 연령대에 맞추어 15세 이상인 중학교 2학년부터 함께 가고 있다. 2학년들은 작년에 다함께 뮤지컬 '위키드'를 관람했었고, 3학년들은 작년에 '살리에르'를 다같이 봤다. 나름대로 훌륭한 뮤지컬 관객의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학교 단체관람을 통해 학생들은 이미 훌륭한 '뮤지컬 관람객'이 되어 있었다. 작년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을 통해 뮤지컬 <위키드>를 다같이 보러 갔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대형 뮤지컬 작품을 보러 가는 그들의 얼굴에 기대와 즐거움이 가득차 보였다. 

"오즈의 마법사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마법사의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거기에선 도로시가 아주 나쁜 사람이에요."

"이번 프랑켄슈타인도 원작이랑 좀 다를텐데, 미리 알고 가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조사는 안해봤어요."

"앞으로도 뮤지컬이나 공연 같은 곳에 좀 자주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회가 정말 좋은데, 너무 비싸서 찾아가기 어려워요."

"인천에서는 이런 걸 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서울까지 가는 게 번거로워요. 인천에서도 이런 좋은 뮤지컬 작품이 상연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새 동대문에 위치한 충무아트홀 앞에 도착한 학생들.>


<아트홀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잡는 학생들>

글쓰는 기자도 어렸을 때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의 작품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 시간과 돈을 따지다 보니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다행일 정도로 예술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문화와 예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통화문화이용권 사업 내의 문화더누리 프로그램이 참 반갑게 느껴졌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특히 뮤지컬처럼 한 번 관람에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을 즐길 때, 단체 할인 등을 이용하고 함께 가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소중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도 인천이 아니라 서울까지 가야 하는 일은 매우 번거롭다. 인천에서도 뮤지컬이 상연되기는 하지만, 기간이 매우 짧고 제한되어 있어 계획을 세워 함께 가는 단체 참여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 문화더누리 사업을 통해서 미래의 문화 창작자와 소비자를 길러내는 일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다. 특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서울 중구문화재단 소속 <충무아트홀>의 10주년 개관작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지점이 많다. 앞으로 인천에서도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에서 이런 대형 작품을 만들고 올릴 수 있도록 인천의 문화창작 역량을 키울 필요와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미 시민들을 중심으로 인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는 <인천 왈츠> 가 만들어지고 있듯이, 서울과 경기의 관람객들이 인천으로 명작 뮤지컬을 보러 오는 날까지 앞으로 우리 인천을 짊어질 후세대들이 좋은 창작자이자 문화 향유자가 될 수 있도록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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