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추가, 시대의 역행 그리고 시대와의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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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추가, 시대의 역행 그리고 시대와의 역행
  • 윤현위
  • 승인 2016.01.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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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얼마전 <인천in>의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에 대한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사를 봤을 때, 그냥 농담이려니 했다. 그런데 언론사마다 지정구역의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 인천시에서는 이를 실제로 추진하려는 기세다. 강화도, 옹진군 일대, 검단신도시, 수도권매립지가 그 대상지라고 한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하기에 아마도 이에 대한 연구용역도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구나 군단위에서는 연구용역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검단신도시는 중앙대학교 캠퍼스 유치에 사실상 실패했고 김포의 한강신도시에 비해서 접근성이 뛰어나지 못하다. 지하철이 연장되고 그 혜택을 보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화와 옹진은 도서지역이고 인천 내륙과는 다소 사정이 다르다. 낙후도도 크고 그렇다고 관광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기대를 당장 하기는 어렵다. 수도권 매립지도 엄청난 규모의 부지가 인천으로 넘어왔지만 이 논란 많은 큰 땅에 무엇을 넣을지는 아직 청사진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인천에 경제자유구역이 진짜 필요한가? 이제 막 개발되고 있는 앞으로 개발될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은 지역발전에 적절한 수단인지 묻고 싶다. 인천에는 이미 모두가 아는 것처럼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각기 사연이 다른 이 세 곳은 모두 매립해서 만들어졌는데, 청라는 일찍이 증가하는 수도권 식량수급이라는 다소 70년대식 사고방식으로 조성되었다가 후에 동아건설과 정부의 동상이몽 사이에서 만들어졌다.

인천사람들이 동아매립지로 불리던 곳과 지금의 수도권매립지로 사용되는 지역까지 실로 엄청난 규모의 청라는 IMF를 거치면서 다시 정부품으로 돌아왔다. 송도는 첨단산업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여러 가지 계획이 있었고 수도권1기 신도시 개발때에도 일부 구역이 확장된 역사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송도는 인천에서 위락의 기능 말고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던 땅이었다. 영종하늘신도시는 공항이 만들어지면서 함께 부지가 조성됐다. 덕분에 이제 월미도에서도 아파트 구경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경제자유구역의 면적은 모두 4000만평정도 된다. 각기 다른 개발배경을 가진 이 거대한 땅들은 2003년 경제자유구역에 편입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경제자유구역은 어떠한가? 그들이 광고하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고 서비스산업전진기지인가?





청라와 송도는 모두 그 앞에 국제도시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홍보관이나 자료들을 찾아봐도 모두 국제라는 말을 강조한다. 송도에 가면 버스안내판도 영어로 병기표기하는 등 여러 가지 애쓴 흔적들이 보이긴한다. 외국대학의 캠퍼스유치, 다른 국가의 기업들과의 MOU체결이 그동안 계속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국제도시들의 위상이 정작 모도시인 우리 인천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느낌은 나만 갖고 있는 것일까? 송도는 문학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신호등이 없어도 다닐 수 있는 곳이었고 밤이면 오히려 무섭기까지한 황량한 도시였다. 지금도 높은 건물 뒤로는 이 도시가 아직 다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청라 역시 대규모 테파파크조성에 힘을 들였으나 지금은 그냥 거대한 주거단지일뿐이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미분양과 제3연륙교 문제로 시민들은 선호보다 우려의 시선을 더 많이 보낸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영종신도시는 어떤가? 영종신도시는 인천공항의 배후도시 국제업무지구의 기능을 잘 수행한다고 느껴지시는지? 영종하늘신도시 이전에도 공항신도시라는 것이 있었다. 우리는 이미 그때 보지 않았는가? 지금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경제자유구역은 사실 거대한 주거단지를 표방하고 있다.

물론 경제자유구역에 국제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제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저렇게 많은 아파트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제자유구역에 많은 주거단지가 들어선 것은 개발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인데, 원래 취지대로 해외의 연구소나 기업들이 활발하게 입주했다면 경제자유구역은 원래 취지와 국제도시라는 이름이 더 걸맞았을 것이다.





도시가 만들어지는데 15년이란 시간은 짧고 개발기간은 2020년까지 남아있다. 현재까지 보면 지금의 경제자유구역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아침에 송도와 청라에 나가보시라. 들어오는 차가 많은지 나가는 차가 많은지, 송도에 있는 인천지하철의 역에도 나가보시라 타는 사람이 많은지 내리는 사람이 많은지. 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선결되어야할 문제는 자족성이다.

자족성은 도시내 거주하는 사람들이 통근과 통학, 여가문화생활을 그 도시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을 의미하는데, 이런 식으로 주거단지의 비율을 높여놓으면 자족성은 높아지기 어렵다. 인구가 어느 정도 차면 우리나라 신도시의 공식처럼 마트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오긴 한다. 그러나 직주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송도가 KTX와 영리병원에 청라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에 목을 메는 것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불편함이 커서일까?

경제자유구역을 정상화시키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필자는 예상한다. 그런데 강화와 검단, 일대에 경제자유구역을 또 조성하는 것은 결국 다른 개발사업을 하자는 말과 같다. 수도권매립지와 용유·무의도, 그리고 옹진군 일대에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야할 만큼 수요가 충분한 지 의문스럽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인천 북서부에 투자유치에 대한 문의가, 관광개발에 대한 수요가 실제로 많은지 묻고 싶다. 인천 자체 인구가 300만정도 되고 인근 지역 인구까지 이용해서 수요추정을 하면 타당성이 높은 보고서는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가나 시에서는 경제자유구역청의 조직이 늘어나고 조직이 늘어나면 운영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의 증가하고,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기관은 꽤 큰 용역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이 인천의 발전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간의 개발로 인천은 시가화 구역이 계속 확장되왔다. 김포나 강화 가는 길에 교외지역의 느낌이었던 검단에 신도시가 몇 개씩 들어섰다. 이제 더 북쪽으로 개발방향을 잡고 있다. 대규모의 개발을 계속 해오면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인천에 남은 것이 무엇인지 우린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수요추정이 아니라 농지개발로 시작한 청라와 새만금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왜 크게 성공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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