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을 보며 드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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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을 보며 드는 생각들
  • 윤현위
  • 승인 2016.04.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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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텔레비전과 신문지상에서나 보던 사람들을 아침마다 만난다. 밥을 먹는 중간에도 많이 보던 사람들이 들어와 악수를 건네고 커피를 마시는 중간에 대화에 불쑥 들어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인천은 모두 13개의 의석이 걸려있다. 인천의 인구가 300만 명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의석수가 사실 더 늘어나야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의 인구는 부산광역시 인구의 80%정도이고 광주광역시의 두 배다. 부산은 18석 광주는 8석이다. 그러니 인천도 조금 더 의석수를 늘려야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새정치를 기치로 내걸면서 국회의원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다소 반대다. 국회의원수를 더 늘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천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고, 수백 만명의 워킹맘이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과 워킹맘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치인을 떠올리면 누가 있을까? 우린 그런 정치인을 아직은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국회의원수를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 국회의원들이 쓰는 세비와 그들이 쓰는 보좌진을 운용하는 비용이 너무나도 아깝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결국 그건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감시하고 쓴 소리를 해야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누구건 그들이 하는 일들은 우리의 일상에 매우 많은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니 많은 돈을 쓰면 그 돈값을 하게 해야한다. 그럴 만 한 일이기 때문이다. 선거공보를 열심히 보고 공약이 무엇인지, 후보 중에서 디펜딩챔피언이 있다면 그들의 의회출석률은 얼마나 되고 어떤 법안을 냈는지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한다.

인천에는 45명의 후보가 나와 있다. 출신지와 하는 일들이 다양하다. 한 가지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공약이 거의 없다는 거다. 있어도 대부분 지역공약들이다. 국회의원선거를 하면 우리 동네에 무엇이 달라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차원에서 다루어지는 일에 내 의견을 대신 전달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첫 번째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시장, 구청장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선거이니 국회의원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는 차치하고 사람들을 보자. 6선에 도전하는 황우여 의원은 지역구를 옮겨 서구을로 출마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험지출마라고도 표현하던데,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검단을 의식해 그들이 보기엔 험지로 느껴졌던 것 같다. 교과서 국정화는 다소 미온적이었다고 해도 누리과정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서구 주민들의 판단이 어떨지는 자뭇 궁금하다.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은 이번에 선거구가 조정된 지역이다. 이 지역을 하나로 묶는 것에 대해서 다소 의아함이 있긴 하지만 지방에 내려가면 너무 많은 지역들이 인구수에 의해서 묶여있음을 감안할 때 이게 전국기준으로 온당한지는 쉽게 말을 하기 어렵다.

이 선거구에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한다. 재보궐에선 계속 당선됐지만 본 게임에서는 이긴 경험이 없는 안상수 시장은 인천을 재정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였다.

이번엔 어떤 선택을 받을지 자뭇 궁금하다. 월미도에 있는 은하월미레일과 무심하게 서있는 아시안게임경기장들, 루원시티 등을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공천파동을 겪고 무소속으로 나온 NLL포기발언사건의 윤상현의원은 남구을에서 다른 모든 경쟁자의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남구 을의 새누리당 후보인 김정심 후보는 원래 계양에서 예비후보등록을 하려했는데 갑자기 남구을로 콜업이 된 듯해 보인다. 세월호 국면에서 라면을 먹었던 장관에게 계란을 넣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했던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인천 출신임을 내세우며 연수구에 나왔다. 박사논문표절로 큰 비난을 받았던 아테네의 영웅 문대성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더니 돌연 남동구에서 출마했다. 논문의 표절은 학계에서는 아주 큰 일이지만 이제 학교밖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수 있을까?

다시 국회의원의 직무 이야기로 돌아와서 국회에 가면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인천의 일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은 많은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정치적인 계산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뽑을 때, 인지도나 지역공약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되겠다.

가까운 예로 17대는 흔히 탄핵정국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였다면 18대는 뉴타운이 강타한 선거였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뉴타운에 대해서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알겠지만 뉴타운에 국회의원이 관여할 부분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뉴타운을 생각하면서 표를 던졌다. 지금 서울의 뉴타운은 어떤지 묻고 싶다. 필리버스터정국에서 본 것처럼 테러방지법과 노동법 개정안과 같이 우리의 사생활과 고용, 그리고 보육과 육아가 국회에서의 결정에 의해서 결정된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 혹은 누가되던 다 비슷하더라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정치에 모든 것을 걸어서도 안되지만 아무런 희망을 갖지 않는 것도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선거를 해야 비판도 할 수 있다. 설현이 활짝 웃고 있는 선거포스터를 보면서 모두 투표장에 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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