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UTD, 선수 등 10억 규모 ‘임금체불’
상태바
인천UTD, 선수 등 10억 규모 ‘임금체불’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4.18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수 10명 2억 대 소송... 다른 선수와 코칭스태프까지 수당 밀려

지난 16일 인천유나이티드가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송시우 선수의 동점골 직후 팀 세리머니하는 모습.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구단)가 전,현직 선수들로부터 체불 수당 소송을 당했다. 현재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까지 임금이 체불된 상황으로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스포츠계의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16일과 17일 인천시와 구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과거 인천 구단에서 활약한 전직 및 현직 선수들 총 10명이 구단을 상대로 체불 수당을 달라는 소송을 지난 14일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확인 결과 소송을 제기한 선수들은 총 10명. 인천서 선수로 뛰다가 수당을 받지 못하고 은퇴하거나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받지 못한 승리수당과 출전수당 등을 구단이 지불하지 않았다며, 구단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주장하는 구단의 미지급 수당은 약 2억 2천만 원 정도 규모.
 
추가 확인 결과 구단은 소송을 낸 이들 외 다른 선수들의 수당 지급도 밀려 현재 소송을 내지 않은 선수들의 수당 역시 약 2억 5천 만 원 정도 규모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도훈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의 수당도 체불된 것으로 확인되며 구단이 밀린 체불금 규모가 10억 원 가까이 이른다는 것이 결정적인 난제다.
 
시민구단으로서의 이미지 손실 역시 큰 문제로 지적된다. 축구계에 따르면 구단의 이번 체불소송은 프로축구 출범 후 34년 역사상 선수들이 구단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
 
축구계는 이번 소송에 대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계속해서 임금 체불을 반복하다가 올해 들어서야 간신히 체불만 막고 있는 정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각종 선수 수당은 지난 2014년부터 2년째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선수들과 축구계 등에서 불만이 크게 있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임금 체불로 구단에 경고를 준 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계 관계자는 “인천에서 활약한 전 인천구단 소속 선수들이 임금 체불 소송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사실 올해 초부터 있었다”면서 “이들 선수들이 이적 혹은 은퇴하는 과정에서 지급되지 못한 수당에 대해 구단이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구단 경영 상태가 좋지 못해 체불로 소송되는 상황까지 초래한 만큼 해당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전할 게 없다”면서 “일단 구단 차원에서 밀린 수당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수원 삼성 전에 선발 출전한 인천유나이티드 선수들. 좋지 못한 구단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선전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임금체불이 곧 성적과도 연결되는 분위기가 나오는 것도 문제다. 올해 인천은 6경기를 치르면서 2무 4패의 전적으로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무승부로 올린 승점 2점이 전부로 현재 리그 꼴찌. 주요 선수들의 이적 및 체불 사태 등으로 구단 사기가 저하되면서 성적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임금 체불로 인한 문제는 또 있다. 구단이 전지훈련 기간 중 구단 간부와 일부 코칭스태프가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구단 간부가 이 유흥비에 대해 영수증을 허위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 그래도 구단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먹칠’을 했다는 것. 이에 구단 홈페이지나 축구 팬으로 보이는 일부 SNS 계정 등에서 “임금 줄 돈은 없고 술 마실 돈은 있냐”는 등의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 역시 문제다.
 
인천구단 팬이라고 밝힌 시민 이모씨(38)는 “송영길 전임 시장 당시에도 구단의 어려움이 계속되었던 상황이었고, 유정복 시장이 취임 이후에는 구단 컨설팅 등 개선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나아진 게 없이 수억 원 대의 체불을 하게 놔두면서 전지훈련에 술 마신 영수증을 허위로 만드는 행위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구단주인 유 시장이 인천의 이미지 실추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구단에 대한 문제점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인 이한구 시의원은 “의회가 지난 2014년에 구단 운영실태가 방만했음을 파악하고 예산심의 당시 우리 문복위가 구단 측에 회생이 가능한 지를 타진하기도 했고, 시민의 혈세로 충당되는 운영금을 소위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을 탈피해 본격적인 경영 개선을 하는 조건으로 일부 조금씩 지원을 했는데 결국 개선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의회에서는 경영문제 외에도 선수단 구성이나 운영 등에 대해서도 지역 연고 선수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시민 차원의 관심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는데, 그런 여러 문제들은 지난해 신임 단장이 온 이후로도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신임 대표가 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는 보였지만 현실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로, 이후 회기에서 시민 혈세의 지원에 대한 당위성이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경우에 대한 대안 마련 등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단 내에서 ‘어렵지만 해보자’는 의지가 있는 부분이 보이면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기는 하다. 아직 첫 승은 없지만, 개막 후 내리 4연패를 하다 지난 13일과 16일 전북, 수원 등 강호들과 무승부(모두 1:1)를 기록하며 경기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
 
구단 관계자는 “김도훈 감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수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하고 있고 구단에도 희망을 계속 갖고 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어려운 가운데 부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이 큰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일단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