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 야구 10여년만의 우승... 그리고 류현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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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고 야구 10여년만의 우승... 그리고 류현진 거리
  • 현용안
  • 승인 2016.08.29 10: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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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현용안 / 교사



무더위가 절정 이였던 8월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인천 고교야구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2016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동산고등학교가 첫 우승을 거둔 것이다. 동산고는 류현진 선수의 모교로 그가 활약했었던 2005년 청룡기 대회 우승 이후 10여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이라 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우승소식을 들은 류현진 선수도 후배들의 선전에 감개가 새로울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국민선수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시절 신인 괴물투수로 해성같이 나타나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고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도 활약하여 많은 팬층을 지닌 사랑받는 대표선수이다. 그 명성에 동구청은 출신고인 동산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주변도로를 류현진 거리로 조성하여 동구의 원도심을 회복하고 지역 인지도를 높이는 관광명소를 기대하기 위해 조형물설치 및 거리정비와 홍보에 한창이다. 류현진의 캐릭터조형물, LED싸인 및 입간판, 야구공형상 벤치, 벽화,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 넣는 우체통, 보도블럭 교체 등 등 말끔해진 거리와 여느 마을에서 볼 수 없는 공공조형물은 이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랑받을 만하다.
 
류현진 거리가 주변정리와 마을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두말 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해 보면 단지 류현진 거리라는 타이틀이 구도심의 회복과 관광객 유치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관광객을 야구나 류현진 선수를 아는 사람 혹은 팬들만으로 축소 시키고 있단 생각이 든다. 차라리 스포츠, 역사, 문화 등의 거리로 좀 더 시야를 넓혔다면 어떠했을까? 동산고 출신 중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는 최지만 선수도 있는데 그 선수가 류현진 만큼 유명세를 탄다면 최지만 거리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혹은 만에 하나 류현진 선수가 어떤 이유의 스캔들로 좋지 않은 이미지로 남거나 선수은퇴로 유명세가 줄어든다면 사람들 기억에서 희미해 질 것이 자명한데 현역선수의 이름을 딴 것은 너무 섣부른 선택일 수 있다. 류현진 선수가 갈채를 받으며 은퇴한 전설적 선수이면 모를까 아직 활동 중인 젊은 선수의 이름으로 관광 사업을 조성하는 것은 너무 이르거나 모험감이 있다.
 
차라리 그 마을만이 담고 있는 이야기 있는 거리로 조성하면 더 많은 컨텐츠로 다양한 것들을 시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속에 야구이야기 류현진도 나오고 최지만도 등장하고 혹은 제2, 제3의 대표급 선수들이나 다른 분야의 유명인이 그 거리를 빛내 줄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인물 한명의 유명세만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구도심만이 갖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구도시의 큰 장점은 역사이다. 인천야구의 역사를 정리하고 연구할 수 있는 야구박물관 건립을 시작으로 창영초교, 동명초교, 배수지 등 등 근대 사적지 정비나 전통으로 내려온 맛집, 배다리헌책방, 전통공예거리, 재래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구도심만의 고유문화로 관광코스를 우선 조성하고 그 중 하나로 거리를 조성하면 구도심이 갖는 문화적 가치와 스토리로 찾는 층이 더 넓어질 것이다. 잠시 인기몰이 하는 한명의 유명인 보다는 수십년, 수대에 걸쳐 자리 잡은 원주민들의 목소리와 삶, 터전이 갖고 있는 색을 찾아 담아낸다면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중국인 관광객의 치킨, 맥주 파티를 유치한 월미도 수변 공간에 치맥파티 기념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있다. 이 또한 지역 시민과 함께 고민하지 않고 추진한다면 인천 원도심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잃는 눈요깃거리만 될 것이다. 공공미술은 말 그대로 공공의 것이다. 이에 지역시민들의 목소리, 지역 전문가, 시민 아이디어공모를 확대하여 신중하고 천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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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 2016-09-09 22:47:29
늘 보면서 아쉬웠던 조형물들.... 이야기가 있는 거리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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