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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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듣고...
  • 최원영
  • 승인 2016.10.16 21: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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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행복산책 (12)



풍경 #23. 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듣고...
 

최근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을 두고 설왕설래 하는 기사들을 접하게 됩니다. 노랫말이 과연 문학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그 중 하나입니다. 노벨상 수상의 역사 이래 처음으로 대중가수에게 상이 주어졌다는 것에서 비롯된 논쟁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그 일은 아마도 학자들이나 그 분야 전문가들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옳으냐를 두고 논쟁하는 학자들 덕분에 이렇게 편리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인 저는 그런 ‘옳고 그름’의 논쟁에 가담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주어진 결과인 밥 딜런의 수상에서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끌어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수상이 결정된 그날 저녁, 밥 딜런은 공연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청중들이 “노벨상 수상자, 노벨상 수상자!”라고 크게 연호했지만, 그는 그저 자신의 노래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밥 딜런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참 좋은 사례인 것 같아요.


세상의 온갖 명예와 찬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일에 매진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오히려 위대함과 엄숙함까지 느껴집니다. 사실 누군가가 큰 성취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를 존경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누군가 큰돈을 벌었다고 해서,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그 분을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대상을 떠올려보면 그 답이 명확하게 그려집니다.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그 사람의 태도를 보고나서야 존경하게 됩니다. 일상에서의 삶, 바로 이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 그저 내가 하는 일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세상적인 유명함보다 더 위대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이 배웠다고 해서 행복할까요? 높이 올라갔다고 해서 행복할까요? 많이 가졌다고 해서 행복할까요? 그저 구슬땀 흘리면서 밭을 가는, 그러나 참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생명을 가꾼다는 의미를 갖고 살아가는 농부의 모습에서 행복의 비밀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밥 딜런의 수상 소식을 듣고, 또 그날 공연 중에 그가 한 행동을 보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수상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이라는 점을요.

 

그분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그분의 노래인 의 가사를 덧붙입니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요?

하얀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건너야 백사장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영원히 포탄 사용이 금지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불어오는 바람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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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일 2016-10-17 09:41:36
네... 그런세상이 부럽네요. 그저 말없이 묵묵히 자기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노벨상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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