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할마씨들한테도 다 그렇게 말하는거 아니지?"
상태바
"다른 할마씨들한테도 다 그렇게 말하는거 아니지?"
  • 김인자
  • 승인 2016.11.15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5) 함박꽃할무니
 
(와 ~함박꽃할무니시다~~)
"할무니,이뿌게 하고 어디 가세여?"
"미장원에 ~머리가 지자븐혀서. 할무니 태워드리고 가는겨?"
"네~~~
근데 할무니 아니고 지 엄니여~"
"그랴? 근데 엄니가 다 늙어서 얼라를 낳디야?"
"하하. 아녀여 다 늙어서 낳은거.
할무니, 저 나이 많아여~"
"아고 그리여? 나도 유관순이랑 친구여~"
"진짠데, 할무니."
 
"진짜고 가짜고간에 그게 머시 중한디~근디 나 괜찮은가?
옷이 넘 야시롱 안해?"
"야시롱이라니여? 때깔만 고운디요. 이뽀요, 할무니."
"헤, 그래에? 난 이쁜게 좋아."
"할무니, 이뻐요~~참말로 이뿌당께. 난 안 이쁜사람헌텐 말도 안 시켜요오."
"참말이제?"
"아,그람요. 참말이고말고요."
 
"김선상님은 할마씨들은 다 이뿌다하잖여. 그말을 믿을수 있간. 늙은이들헌테 다 이뿌다허니까."
"아고, 무슨 저 눈 높아여,할무니. 지가 은제 모든 할무니들께 다 이쁘다고 했간디요. "
"뭐 접때도 보니까 19층 할망구 끌어안고 이쁘다 이쁘다 하드만."
"헤 ,제가 그랬어요? 우리 동이 워낙 고운 할무니들이 많이 사시잖아여. 물이 좋은겨."
"물이 좋아? 나도 물이 좋은가?"
"아, 그럼요. 울 함박꽃할무니가 젤로다 싱싱한 꽃이여어."
"그 말 진짜지? 다른 할마씨들한테도 다 그렇게 말하는거 아니지?"
"그럼요, 할무니 ~ 근디요 할무니?~"
"왜?"
"이쁜 할마니 제가 꽃보자기 하나 사드리까여?"
"보자기? 건 왜?"
"할무니가 이쁘니까 사람들이 자꾸 치다볼까봐 그라죠."
"치다보믄 왜?"
"자꾸만 치다보믄 울 할무니 닳을까봐 그라지이.~~"
"ㅎㅎ ㅎ 늙은걸 누가 치다보간디? 나 후딱 댕겨오께."
"네, 할무니 조심 조심 댕겨오세요, 이쁘니할무니."
 
한참을 저만치 걸어가시던 함박꽃할머니가 뒤돌! 아서서 다시 걸어오신다.
"왜요? 할머니 뭐 잊으셨어요?"
"잊은게 아니고 할말이 있어서 ?말 나온김에 우리 미장원에 같이 가까?
울 김선생도 뽀실뽀실 머리 지지믄 아주 이쁠거 같은디 우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