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일선학교 야간자율학습 강제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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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청 “일선학교 야간자율학습 강제 못 한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2.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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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공문 및 행정지도... 의견은 입장에 따라 ‘분분’

 
야간자율학습 및 방과 후 학교 등을 일선학교에서 강제하고 있는 행태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천시교육청이 이에 대한 행정지도에 돌입키로 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학부모와 교사 등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야간자율학습과 방과 후 학교를 학생들에게 강제적으로 하게끔 진행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인천 관내 일선 중·고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시교육청은 학교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학력향상 예산을 강제적인 방과 후 학교 운영에 집행하지 말 것을 안내하는 동시에 이를 위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강력히 행정지도하기로 했다고 또한 밝혔다.
 
시교육청의 이같은 방침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인천전교조)가 최근 시교육청과 가진교육 관련 현안협의회에서 야간자율학습 등을 강제하는 문제를 시정토록 요청해 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간 일선 학교 교장 등에 의한 ‘집단 학습을 통한 성적 향상’으로 학교 명예를 올리자는 의도로 진행했던 강제자율학습에 대해, 인천 전교조 측에서 학생들에게 일종의 ‘강제력’을 집행해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며 ‘학생 인권’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그간 우리 교육청이 일선 중·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과 방과 후 학교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한 지가 5년이나 지났음에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서 시교육청 차원에서 행정지도를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의 경우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인천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외학습 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줄여서 ‘학습 선택권 조례’라고 칭함)’를 제정했던 바 있으며, 올해로 벌써 시행한 지 5년이 지났다. 이 조례는 일선 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학교를 학생과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학교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선택에 대해 불이익 등을 주지 못하게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 학생 혹은 학부모에게 본인들의 자율적 선택권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참여를 강요하고, 선택권을 준다고 해도 학교 생활과 관련한 또는 불이익이나 참여자에 대한 반사이익 등을 전제하고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 일부에게도 논란이 되어 왔다.
 
실제 시교육청이 올해 인천지역 학생들을 상대로 학습 선택권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2.7%의 학생이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 후 학교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강제성이 작용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야간자율학습 등이 기본적으로 학교장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라 진행되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이 침해돼 인권까지 침해되는 것은 문제가 되는 만큼 강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 학부모나 학교의 교사 일부는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야간자율학습을 선택적으로 하게 함으로써 사교육의 기승을 부추길 위험성에 대해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고, 학교에 남아 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있는 만큼 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내의 한 고등학교 수학 교사는 “하기 싫다는 학생을 억지로 잡아끌어 수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가 꽤 정착이 된 건 사실이지만, 가정 형편 상 사교육을 받기가 힘든데 공부에 대한 욕구가 있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 중에서는 학교 측에 공부를 더 시켜달라는 요구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소속의 한 영어 교사는 “선택적인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등은 일선 학교에 어느 정도 정착돼 있기도 한데 학교장 등은 그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목적을 달성키 위해 학생들에게 일부분 강제성을 동반하기도 한다”면서 “전교조 측은 인권침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미로 시교육청에 이같은 요청을 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 상당수는 아무래도 학교에 갇혀 있는 게 답답하니 야간자율학습을 받기 싫어할 테지만, 학교가 자녀들에게 공부를 더 시켜주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길 원하는 학부모들도 있고, 또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사교육을 받게 하려는 학생들도 있는 등 학부모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학교가 아닌 학생 혹은 학부모가 결정하게끔 선택권을 주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더 합당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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