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님의 부채 감축, 생색낼 만한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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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님의 부채 감축, 생색낼 만한 것인가요?
  • 강병수
  • 승인 2017.07.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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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강병수 / 전 인천시의회 의원

- 시 본청 부채 2조원은 줄였어야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님이 취임 3주년(7월 1일)을 맞아 2조6천억 원의 빚을 갚았다고 엄청 생색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9일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전국 17개 시도지사 완료·이행 공약율 59.59%, 공약이행 재정확보율 34.90%와 비교할 때 유정복 시장님은 각각 35.8%와 26.47%를 기록하여, 서울시 등 6개 시도가 SA등급(평점 65점 이상)을 받은 것에 비하면 최하위 수준입니다. 3년간 공약을 지킨 것도 별로 없고 그래서 내세울 것도 없으니 부채를 일부 감축한 것을 최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유 시장님은 6월 26일 시민들께 드리는 진심편지를 통해 “취임 당시 부채 13조원, 하루이자 12억 원, 채무비율 39.9%로 재정위기까지 갔던 악몽에서 깨어나... (중략) ...재정건전화 추진 이후 무려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빚을 갚아 하루 12억 원(2014년 기준)에 달하던 이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라고 하면서 올해 말까지 채무 비율을 22.4%로 낮춰 재정위기 단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표 최근 5년간 인천시 부채 현황 (단위 억 원)
구분 2013년 말 2014년 말 2015년 말 2016년도 말 2017년도 말(예정)
시본청 부채
(상환액)
4조7,888 4조7,657
(-231)
3조9,852
(-7,805)
3조9,677
(-175)
3조4,477
(-5,200)
공사공단
부채
8조817 8조4,028 7조5,471 7조1,375 6조7,022
총부채(출자출연기관 제외) 12조8,705 13조1,685 11조5323 11조1052 10조1,499
채무비율 35.7% 37.5% 33.4% 30.4% 모름
* 2017년도 말 재정규모를 추계할 수 없어 2017년 채무비율은 모름으로 표기함.
 

3년간 시 본청과 산하 공사공단의 부채 2조633억 원(본청 7,980억 원, 산하공사공단 1조 2,653억 원)의 빚을 갚은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지만, 자랑할 정도의 수준인지 따져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인천시가 공개한 재정 정보 중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추경을 포함한 4년간의 세입·세출예산서와 2014년부터 2016도까지의 결산서를 분석하여 위 표 <최근 5년간 인천시 부채 현황>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여러 자료를 분석하여 볼 때 시 본청의 경우 훨씬 더 많은 부채를 상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말의 본청 부채 4조 7,657억 원의 16.7%인 7,980억 원 부채를 2016년말까지 상환하여, 2016년도 말 3조 9,677억 원, 약 4조원대의 막대한 부채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2017년 세출예산서에 차입금원금상환액이 5,200억 원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다 예산대로 다 상환한다고 해도 3조 5천억 원이 남아 3년6개월간 27.6%밖에 감축되지 않게 됩니다.



 

유정복 시장님이 취임한 2014년 7월 1일 이후 약 3년이 지난 지금 인천시의 세출 환경은 유시장님의 노력과 상관없이 주요 근간 사업 기간의 종료로 인해 근본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인천시 본청 부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아시안게임이 2014년도에 끝나서 2015년도부터는 아시안게임 관련 부채가 1조 355억 원에서 점점 줄어들어 2016년도 말에는 9,226억원으로 1,124억 원이 줄어들었고, 도시철도 2호선도 2016년 개통되면서 2016년도부터는 관련 지방채가 줄어들어 2014년 대비 307억 원이 줄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송도 6.8공구 리턴부지(A1,R1,A3)의 환매 기간 종료로 인하여 선수금으로 받아 부채로 인식해야 했던 8,904억 원이 2015년 말로 자동 소멸되어 그만큼 부채 총 금액은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의무적으로 상환해야 할 지방채 1,431억 원과 소멸된 선수 부채 8,094억 원을 합하면 9,524억 원이 줄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까지 본청 부채 감축액은 7,980억 원이어서 오히려 예정된 금액보다 1,544억 원을 덜 감축한 셈이 됩니다.
 
또한 지방세금 수입 현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2014년에 2조 5,639억 원이었던 세수는 2015년 2조 9,459억 원으로 3,800억 원이 늘었고, 2016년도에는 3조 2227억 원으로 6,588억 원이 늘었고, 2017년도에는 3조 3,167억 원으로 7,528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5년도와 2016년도에 늘어난 지방세가 1조 억 원이 넘어서 인천시의 부채 상환 능력이 훨씬 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늘어난 지방세를 모두 부채 상환에 쓸
수는 없지만 정책적 의지를 갖는다면 충분한 여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세 이외의 세입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산 매각 수입도 계속 크게 늘었습니다. 2014년 재산매각 수입이 3.198억 원인데, 2015년도에 공유재산매각 수입 7,651억 원과 사업수입 항목의 매각사업수입 4,848억 원 합하여 1조 2,499원, 2016년도에 공유재산매각수입 4,338억 원, 2017년 공유재산매각수입 4,067억 원과 사업수입 항목의 매각사업수입 4,683억 원 합하여 8,750억 원이 계상되어 있습니다. 2014년도에서 2016년까지의 매각 수입 총액은 2조 85억 원이 됩니다. 지방세 증가와는 별도로 시민의 공동 자산인 공유자산 등을 매각한 수입 2조 85억 원은 특별한 용도가 없는 한 부채 상환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부채 상환에 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지방채 수입은 2014년도에 7,200억 원, 2015년도에 8,862억 원, 2017년도에 38억 원(예정)으로 추경 예산서에 나와 있는데 2014년도와 2015년의 지방채 수입 1조 6천억 원은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추정하건데 이자율이 비싼 금융 채무를 이자율이 낮은 지방채를 발행하여 상환하는 차환채 발행으로 이자 비용을 줄이는 데 쓰였다고 볼 수 있지만 빚내서 빚 갚는 구조는 2015년까지 계속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채무 상환에 지역개발기금을 2016년 10,93억 원에 사용했고, 2017년 1,138억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지역개발기금은 조례에 의해 주민 복리증진 사업, 지역개발사업, 지방공기원 지원에 사용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조금씩 조금씩 모아 2016년까지 8,800억 원을 모았는데 조례를 개정해서 ‘기금 융자대상에 지방채 차환’ 항목을 삽입하여 채무 감축에 쓰고 있습니다.
 
또한 유정복 시장님은 세수 확충과 부채 감축을 명분으로 주민세 122% 인상, 상수도요금 인상, 지하철 버스 요금 인상 등으로 시민의 직접적인 부담을 늘려왔으며, 기초자치단체의 문화복지 사업비 매칭 비율을 올려서 10개 군구의 자치 부담을 현저히 어렵게 하였습니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지난 2년 6개월간 인천시 본청 부채 7,980억 원을 상환한 것을 결코 자랑할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인천도시공사 등의 부채 감축액 1조 2,653억 원은 주택과 건설 경기 호조로 보유하고 있던 검단사업 단지 등의 자산을 매각하여 상환한 것이고 그 사이에 공사 사장님이 불분명한 사유로 자주 바뀐 것을 고려할 때 유정복 시장님의 치적이라고 평가하기에도 어렵습니다.
 
정리하자면, 유정복 시장님 취임 후 3년 동안 아시안게임 및 도시철도2호선이라는 큰 재정 사업이 끝나 추가적인 세출 사업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세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부채 상환을 위해 자산 매각 사업도 계속하였고, 지방채도 1조 6천억을 발행했으며, 절대로 손대지 말아야할 지역개발기금도 부채 상환에 사용했습니다. 또한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주민의 부담을 가중 시키고, 10개 시군구의 사회복지문화비용의 매칭 비율을 올려서 결과적으로 시민에 대한 문화 복지 혜택을 축소하였습니다.
 
필자는 취임 3주년을 맞아 인천시 부채 상환으로 생색을 내려면 위 여러 가지 세입 세출 환경을 고려할 때 최소한 시 본청 부채 4조7,657억 원(2014년 말 기준) 중에서 최소 2조원 정도를 상환해야 책무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2년 6개월간 시 본청 부채의 16.7%인 7,980억 원 부채를 상환하고도 이렇게 생색을 낸다는 것은 책임 있는 시장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송도 6.8공구 리턴부지(A1,R1,A3)의 환매 종료도 인하여 선수금으로 받아 부채로 인식해야 했던 8,904억 원이 2015년 말로 소멸되어 실제로 상환하지 않고도 상환 효과를 본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무비율이 2017년도에는 25% 비율로 내려 갈 것으로 예측하면서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 지정에서 벗어날 것을 전망하였습니다. 채무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이 인천시 재정규모를 분모로 하고 채무 금액을 분자로 해서 그 비율을 계산하게 되는데, 2014년 인천시 재정규모가 8조 6천억원 대에서 2016도에는 9조 4천억으로 확대되어 분모 인 부채 상환액이 많지 않아도 분자인 재정 규모의 확대를 통해서도 비율이 내려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무비율이 내려간 것이 꼭 부채 상환을 많이 한 지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300만 인천 시민이 바라는 인천 시장님의 모습은 자신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도 겸손하게 시민에게 다가서는 시장님을 원합니다. 현명한 인천 시민은 생색내며 자랑하지 않아도 누가 얼마나 잘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능력과 감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출직 시장님으로 그동안의 성과를 내세우고 싶은 점 이해하지만 인천시 재정 환경의 변화와 세입 규모의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여 그 성과의 적정성을 시민들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치와 분권이 확실히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2018년도에 그런 시장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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